|
<사설> 공무원이라는 이름, 이들이 없었다면…… 퀭하면서 핏발이 선 눈, 누군가가 툭 건드리면 바로 통곡이 터져나올 것 같은 표정, 산자락을 모질게 훑어대는 바람은 두꺼운 외투깃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가슴 깊은 곳까지 서늘한 한기를 뿌려다 놓고 있었다. 지난 12월 27일 故 최종곤 토목사무관의 장례식이 거행되고 있던 화산추모공원에는 여느 장례행렬과 달리 검은 상복을 입은 수많은 참배객들이 둘러서서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지켜봤다. 하나 같이 비통한 표정, 혈육을 영영 떠나보내는 것 같은 애절함이 절로 배어났다. 아산시청 공무원들이다. 지난 12월 21일 탕정에 느닷없이 조류인플루엔자 감염사실이 확인되면서 아산시청 공무원들은 본업과 사생활을 거의 다 포기했다. 하루 3교대로 24시간 아산시 관내 18개소에 긴급 설치된 방역초소에서 매서운 겨울 찬바람에도 불구하고 두눈 부릅뜨고 오가는 차량에 시선을 떼지 못했다. 특히 칠흙같이 어두운 밤엔 살갗을 파고드는 한기와 적막함도 그렇지만 예고없이 무지막지하게 달려드는 차량들에 놀라 길가로 대피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고 한다. 이런 가운데 불행하게도 최 사무관은 이를 피하지 못해 사고를 당했고 끝내 사랑스러운 딸과 아내가 기다리고 있는 가정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차디찬 산자락에 잠들게 됐다. ‘아산시청 공무원들은 모두가 슈퍼맨, 슈퍼우먼’이라는 말이 괜히 만들어진 말이 아니다. 일년 내내 주변 대청소에 동원되고 이외에도 봄부터 가을까지 꽃길조성, 축제관리, 심지어는 쓰레기 수거까지 맡아가면서 몸을 굴리다가 봄철 산불예방과 겨울철 제설작업 등으로 하늘과 땅만 보는 날이 부지기수였던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이번에는 조류인플루엔자가 지역에 창궐하면서 전직원이 총동원되어 생전 해본 일이 없는 방역작업에까지 내몰려 차디찬 엄동설한의 거리에서 떨어야 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언론에서는‘AI 방역 허술’ ‘늑장대응이 화 불러’ ‘방역, 하기는 하나’ 등등의 타이틀로 공무원들을 자극하기도 했다. 얼핏 보면 마치 대비를 하지 않아서 AI가 발생했고, 이를 제대로 막지 못해 확산되거나 될 거라는 뉘앙스를 주면서 말이다. 이런 속앓이를 누구라고 알아주리오. 속만 바짝 바짝 태우던 차에 터진 최 사무관의 비보는 울고 싶은 데 뺨 때려준 일이랄까? 공무원들의 가슴은 터지기 직전의 풍선처럼 애통함과 설움으로 커다랗게 부풀어 올라 있다. 하지만 21만 시민은 알고 있다. 누가 진정 우리 아산을 위해 불철주야 일하고 있는지, 누가 진정 아산을 사랑하며 자신을 희생해오고 있는지. 공무원도 우리 이웃이고 우리의 아들이요, 딸이며, 어버이고, 친구다. 아산시청 공무원 여러분, 힘내길 바란다. 우리가 있지 않습니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