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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희망을 가지고 청소년들을 봅니다”

동화작가 박은자가 만난 사람 - 배정수 관장

2020년 01월 31일(금) 13:10 [온양신문]

 

↑↑ ▲아산시청소년교육문화센터 배정수 관장 <사진제공=아산시청소년교육문화센터>

ⓒ 온양신문

아산시청소년교육문화센터, 창문을 열면 곡교천 강물을 따라 흘러온 바람이 거침없이 들어온다. 예전 곡교천에는 바닷물이 들어왔었다. 그러나 지금은 바다냄새가 사라졌다. 흔했던 재첩도 사라진지 오래다. 지금은 바닷물대신 도란도란 아이들의 숨소리가, 또 아이들의 노래가 강물이 되고 바람이 되어 퍼져나간다.

아이들에게 마음의 공기를 듬뿍듬뿍 제공하는 곳, 아이들이 마음으로 숨을 쉴 수 있는 곳, 그래서 아이들의 몸과 마음이 자유로워지는 곳, 우리의 아이들이 마음껏 쉬고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곳, 바로 아산시청소년교육문화센터이다.

청소년교육문화센터에서 느슨함을 경험했던 아이들은 집에 가면서 생각한다. ‘이젠 공부하자.’

재충전을 하고 왔으니 다시 공부하자고 스스로를 다독이며 공부에 집중하는 아이들, 결코 환경에 매몰되지 않을 것이다. 어려움 앞에서 날개를 더욱더 힘차게 퍼덕이며 비상할 것이다.

아산시청소년교육문화센터는 아산시민들과 순천향대학의 든든한 지지기반을 바탕으로 운영되고 있다.

지역의 전문 직업인들도 청소년들을 위해서 나섰다. 자신들이 이룩한 실질적인 경험과 지식을 기반으로 진로에 대한 정보를 전달한다. 상담과 체험을 통해서 청소년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청소년진로멘토링 100인 100색’, 이밖에도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청소년들을 맞이하고 있다.

청소년교육문화센터, 우리 아이들이 꿈을 꾸고 미래를 준비하는 곳이다.

아산시 청소년교육문화센터를 이끌고 있는 배정수 관장, 그에게는 아산의 청소년들이 ‘최고의 선’이며, ‘최상의 가치’이다. 아산의 아이들을 키워내느라 정작 자신의 아이들과는 시간을 보내지 못했다. 그래서 아버지의 보살핌 없이 스스로 묵묵히 자신의 일을 해내면서 목표했던 대학에 들어간 아들이 고맙다.

남의 아이들을 키워내는 배정수 관장, 그는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했지만 천성적으로 다른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다. 그런 그의 재능을 일찍 알아본 선배가 청소년센터를 운영하면서 배정수 관장을 불렀다.

배정수 관장은 아이들에게 즐겁게 이야기를 해 주다가 한계를 느꼈다. 조금 더 깊이가 있는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대학원에 가서 청소년학을 공부했다. 그는 공부를 시작하면서 가족들과 떨어져 지내야만 했다. 배정수 관장은 초등학생이었던 어린 아들에게 부탁했다. 아빠대신 엄마를 지켜달라고. 어린 아들은 그 일을 멋지게 감당했다.

배정수 관장의 공부는 계속되어 순천향대학교 박사과정에 입학했다. 학위과정이 끝나갈 무렵 아산시청소년교육문화센터가 문을 열게 되면서 그 시작을 함께 했다. 그리고 10년이 지난 오늘까지 아산의 아이들을 키워내는 사람으로 그 사명을 다하고 있다.

배정수 관장은 교육에 관한 소신이 똑부러지는 사람이다. 성품이 부드러운 사람이지만 일을 추진하는데 있어서는 확실하고 단호한 사람이다.

배정수 관장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한 번 들어보자.

“부모는 아이가 하는 말을 잘 들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교육에 있어서는 조바심을 내지 말아야 하고요. 아이들이 자신의 감정을 잘 표현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줘야 합니다. 아이들은 믿어 주고 격려해 줄 때 성장합니다. 억지로 시키는 사교육은 아이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줍니다. 아이가 가진 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해 주기보다는 끊임없이 물어봐 주고 스스로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아산의 청소년들이 ‘최고의 선’이며 ‘최상의 가치’라고 말하는 배정수 관장, 아버지가 하는 일을 격려하는 아들과 딸이라고 하지만 이제 아들은 겨우 대학교에 입학하고, 딸은 고등학교에 입학한다. 정말 아무 갈등이 없었을까?

다시 배정수 관장의 진솔한 이야기를 들어보자.

“저는 대학에서 입학사정관으로 일한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아들을 위해서 동원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이 있었죠. 어떻게 하면 스펙을 좀 더 효과적으로 만들 수 있는지, 어떻게 하면 생활기록부를 제대로 만들 수 있는지... 그리고 아들로 하여금 공부를 더 잘 할 수 있도록 몰아붙일 수도 있었죠. 사실 아들은 종종 흔들리기도 했고 힘든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저도 아버지이니까 다 해결해 주고 싶었지요. 그러나 아이 스스로 선택하고, 아이 스스로 극복하기를 원했습니다. 아들이 가지고 있던 문제점들을 제가 다 해결해 준다면 그동안 제가 강의하고, 생각해 왔던 가치관에도 어긋나는 일이었고, 옳지 않은 방법이기도 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아들의 실력, 아들의 근력, 그리고 아들의 정신력을 낮추는 일이기도 했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너만 힘든 것이 아이다’ 라고 말해 주었죠. 다시 힘을 내는 아이에게 ‘지금까지 하던 대로 하면 된다’ 라고 격려해 주었습니다. 물론 ‘지금까지 하던 대로 하면 된다’ 라는 말은 갑자기 할 수 있는 말은 아니지요. 관계맺음이 있어야만 가능한 말인데요. 아들과 멀리 떨어져 지냈지만 아들과 좋은 관계가 있었습니다. 저는 아산의 아이들과도 좋은 관계맺음을 통해 변화가 일어나는 것을 보고 있습니다.”

배정수 관장과 이야기가 이어지는 동안 아산 아이들의 밝은 에너지가 필자에게도 건너옴을 느꼈다. 배정수 관장은 희망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날마다 새로운 사건이 쏟아지는 세상입니다.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부모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언제나, 어떤 상황에서도 자녀를 신뢰하는 부모의 태도는 아이들을 살립니다. ‘괜찮아’, ‘너는 잘 할 수 있어’, ‘너는 정말 멋있어’ 라는 말이 어쩌면 교과서적인 대화처럼 들릴지 모르나 부모의 그 말을 들으며 의기소침하고 힘들어 하던 아이가 힘을 얻습니다. 설령 아이에 대한 신뢰가 충분하지 않을지라도 아이를 충분히 격려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 어른의 책무입니다.”

배정수 관장은 종종 통증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가 느끼는 통증은 무엇일까?

“쥐어짜서 나오는 성적은 아이의 인생에 있어서 도움이 될 수가 없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여전히 많은 부모들이 자녀들을 쥐어짭니다. 쥐어짜는 게 너무 심해서 뒤틀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지요.”

단정하고 반듯해 보이지만 배정수 관장은 자유를 품은 사람이다. 스스로 자신의 삶을 개척해 가는 사람이다. 그러한 정신을 온전히 아산의 청소년들에게 주기를 원했다. 그는 무거웠던 표정을 풀면서 다시 이야기를 이끌어 간다.

“스마트폰을 통해서, 인공지능 발달로 인해서, 상상력이 현실이 되고 신인류가 탄생되고 있는 시대에 우리 아이들이 살고 있습니다. 지금 세계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고, 사람이 하던 많은 일들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미래는 우리가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더 달라지겠지요? 사회변화를 주시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무인 가게가 늘어나고, 공장은 노동자가 없어도 공정이 이루어지는 세상이 오고 있습니다. 단순노동 일자리가 없어진다는 것이 꼭 좋은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은 아닐 겁니다. 그러나 신인류시대에는 창의적인 사람들이 시대를 선도합니다. 그들은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은 것들을 생각해 내고, 무시되고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던 것들에서 가치를 찾아내지요. 그동안 기성세대나 대기업에서는 그들을 눈여겨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세상 사람들이 창조성이 뛰어난 인재들을 주목하고, 그들의 소소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 돈을 지불하고 시간을 냅니다. 돌이켜보면 성적은 하위여도 기발한 생각을 하고 흥미진진한 일거리를 만들던 아이들이 있었죠. 안타깝게도 예전에는 그 아이들이 빛을 보는 세상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아이들이 빛을 봅니다. 갈수록 개인 역량이 강조되는 세상으로 바뀌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큰 희망을 가지고 우리 청소년들을 바라봅니다.”

배정수 관장을 만나고 돌아가는 길, 나도 아이들처럼 나 자신을 다독였다.
“그래. 열심히 하는 거야.”

↑↑ ▲곡교천 생태탐험 <사진제공=아산시청소년교육문화센터>

ⓒ 온양신문


↑↑ ▲어울림마당 물놀이 <사진제공=아산시청소년교육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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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수립 100주년 기념 플래시몹 <사진제공=아산시청소년교육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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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빵교실 <사진제공=아산시청소년교육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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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험부스 <사진제공=아산시청소년교육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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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습결과 발표회 <사진제공=아산시청소년교육문화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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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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