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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정의 [행복한 아산만들기]

2019년 12월 26일(목) 17:39 [온양신문]

 

기억하고 싶은 시조시인 이우종

↑↑ ▲유은정(아산학연구소 선임연구원)

ⓒ 온양신문

아름다운 시 한 편은 상한 영혼을 위로하고 우리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한다. 바쁘게 살아가는 5G시대에 더욱 필요한 것이 감동적인 시 한 편이 아닌가 한다.

어느 시인은 “내 사랑 그대를 위하여 만 번인들 못 울랴”라며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간절하고도 애틋한 마음을 표현하였다. 그 시인이 바로 이우종 시조시인이다.

이우종은 전통적인 율격을 고수한 현대시조를 쓴 시인이다. 자유시가 아닌 시조에 현대인의 정서를 담기가 어려울 것이라 생각하겠지만 그렇지 않다. 이우종 시인은 자연과의 교감 속에서 발견한 인생의 아름다움, 일상적인 삶 속에서 깨달은 인생의 의미를 시조에 담았다. 2019년은 이우종 시조시인이 타계한 지 20주년이 되는 해라 그 의미가 특별하다.

 

↑↑ ▲故 이우종 시조시인 <자료사진>

ⓒ 온양신문

 

이우종 시인은 충남 아산이 고향으로 호는 유동(流東)이다. ‘(설경(雪景)’으로 『문화세계』에 입상한 후 1957년 제1회 전국시조 백일장에 ‘대한통일’로 당선, 1960년 조선일보신춘문예 시조부문에 ‘비원(悲願)’으로 입상, 1961년 동아일보신춘문예 시조부문에 ‘탑(塔)’으로 당선됐다.

주요 작품으로 ‘학(鶴)의 의미(意味)’, ‘모국(母國)의 소리’, ‘산처일기’ 등이 있고 작품집으로는 ‘모국(母國)의 소리’(중앙출판공사, 1972), ‘모국(母國)의 노래’(신원문화사, 1997) 가 있다.

그는 문단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하였다. 한국문인협회 이사를 비롯하여 한국시조작가협회 부회장, 동국문학인회 이사, 계간지 ‘현대시조’ 편집인 겸 주간, ‘동국시조’ 발행인 겸 편집인, 동국시조시인회장, 자유시인협회 부회장 등을 지냈으며, 안법고등학교, 진명여자고등학교 교사를 하면서 후학들을 양성하였다.

이우종 시인은 1999년 1월 세브란스병원에서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대표작으로 ‘산처일기’(1970)가 있다. 한국적인 정서가 시조의 형식에 그대로 묻어나는 작품이다.

한 십년 살다 보면 가난도 길이 들어
열두나 다랭이가 줄이 죽죽 금이 가도
당신이 웃는 동안은 청산 위에 달이 뜬다.

-‘산처일기’ 3수 중 제1수 ‘모국의 소리’

이 작품은 가난하지만 욕심 없이 순리대로 살아가는 아내의 모습이 순박하게 형상화됐다. 아내에게 가난은 이미 익숙해진 삶이라 곤궁하거나 비참한 모습은 아니다. 오히려 아내의 삶에서 감동이 느껴지고, 미소가 머금어진다.


이우종의 ‘고향길’(1987)은 어머니의 숨결이 남아있는 추억의 공간으로서의 고향을 느끼게 해 준다.

언젠간 어머님의
자장가를 떠올리며

낙엽이 쌓여 가는
산모롱이 고향길을

간절한
눈빛 하나로
걸어가야 하는 거다.
-‘고향길’ 2수 중 제2수 ‘모국의 소리’

시인은 간절한 눈빛으로 고향길을 걸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고향은 그런 공간이다. 자장가를 불러 주신 어머님을 기억하며, 낙엽이 쌓이는 산모롱이의 길을 언젠가는 다시 걷고자 하는 것이 시인의 이상이다. 시인의 고향길은 어머니에게서 느끼는 포근함과 따스함이 함께하는 공간이다.

이우종 시인은 “시조의 가락만큼 멋진 가락도 없는 것 같다.”고 하시며 시조 창작과 후학양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셨다. 아산의 어느 산골짜기에 이우종 시인의 묘소가 있다. 시인은 떠났지만 그의 시는 우리의 가슴 속에 영원할 것이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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