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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주완의 [행복한 아산만들기]

탕정에 대한 단상

2019년 11월 08일(금) 15:13 [온양신문]

 

↑↑ ▲맹주완

ⓒ 온양신문

‘탕정(湯井)’은 2천 년 전에 불리던 아산의 옛 지명이었고, 그 이름으로 온양온천의 기원의 역사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일제강점기에 행정구역 개편이 있었고, 탕정이라는 지명은 온천지대와 멀어지면서 탕정면으로 축소된다.

탕정면의 지형은 낮은 산지가 많아 포도농사에 유리했고, 탕정포도는 한때 아산의 대표 특산물로 명성을 얻게 됐다. 500여 농가가 참여하여 2004년까지 열렸던 ‘탕정포도축제’는 포도밭에 삼성 LCD단지가 들어서면서 막을 내렸다. 터전을 잃은 탕정의 주민들은 새로운 삶을 설계하게 된다.

LCD단지가 조성되고 삼성직원들과 그 가족들의 정주여건 마련을 위해 대단위의 아파트 단지, 트라팰리스가 들어섰고, 탕정 원주민들의 생계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가 이루어졌다.

70여 가구의 원주민들은 조합을 결성했고, 마을공동체를 이루며 살아갈 이색적인 보금자리를 원했다.

ⓒ 온양신문

탕정이 원래 포도 산지였고, 지중해근처 프로방스 지역의 포도밭과 어우러지는 마을풍경이 연상됐던지, 조성된 마을의 모습은 그리스의 산토리니나 지중해변의 프로방스 마을을 옮겨 놓은 듯하다. 하지만 지중해의 아름다운 물빛 바다까지는 어쩌지를 못했다.

마을에 들어서면 새하얀 건물과 돔 형태의 파란 지붕, 수천 년 동안 웅장한 자태로 아테네 시가지를 지켰던 파르테논 신전, 프랑스 남부도시의 목가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는 건축물들이 마치 예술가의 손을 거친 예술품처럼 찾는 이들에게 멋진 경험을 안겨주고 있다.

건물의 외양에서 느껴지는 이국풍의 양식도 특색 있지만, 건물마다 다양한 가게들이 입점해 있고, 풍성한 먹거리들로 손님들을 맞이한다. 사실 지중해마을의 고유성은 시각적 매력도 중요하겠지만 포도밭 위에 세워졌다는 마을의 서사적 이미지가 더 의미 깊다.

시내 권에서 볼 때 탕정은 위치적으로 변방일 수 있지만 정주여건은 물론 미래가치의 측면에서 가장 역동적인 곳으로 변화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 도시의 가치는 교육 인프라와 무관치 않음에서인지, 외국어고와 삼성고가 지척에 있고, 삼성의 차세대 디스플레이 13조원 투자계획도 있어, 교육 인프라와 정주여건은 보다 나아질 것이다.

도시의 경쟁력은 인구에 비례한다. 현재 탕정면의 인구는 10여 년 전보다 3배나 늘어 2만을 넘어섰다. 과거에 다산을 상징하는 포도송이를 잘 키워냈듯이, 탕정의 땅은 좋은 기운이 도는 명당임에 틀림없다.

올해 들어서 가장 핫한 뉴스는 탕정에서 발표된 삼성의 투자계획이었다. 문재인 대통령까지 다녀갈 정도로 지역을 넘어 국가차원에서도 커다란 관심을 갖고 지켜본다는 얘기다.

2천 년 전의 아산을 통칭했던 탕정이라는 지명의 부활일까. 지난날에 일어난 일을 잘 모르면 앞일도 잘 해내리라 장담할 수 없다.

개발로 땅 위에 옛날의 흔적들이 사라져가는 상황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기록 밖에 없다. 종이가 귀하던 시절에 이미 글이 쓰여 있는 양피지 위에 다른 글을 덧씌워가며 후대에게 소중한 기록을 남겼듯이, 지난날의 탕정의 흔적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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