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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의 길] 물한산·꾀꼴산 가는 길

2019년 11월 25일(월) 16:29 [온양신문]

 

↑↑ ▲유만근(숲해설가)

ⓒ 온양신문

물한산(284m)과 꾀꼴산(271m)은 현충사 동북쪽으로 인접한 곳에 있다. 두 산의 정상은 길지 않은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어, 사실상 하나의 산이다. 그곳에는 오랜 세월로 허물어진 산성도 있다. 오르는 길이 완만하고 숲도 울창하다.

시작은 물한산 기슭에 있는 홍가신(洪可臣) 기념관 앞에서 한다. 그곳에는 영당(影堂, 영정을 모시는 곳)·묘소도 함께 있다. 묘소 바로 위 능선과 맞닿은 곳에 ‘정상 2.7km’라 쓰인 안내팻말이 서있다. 여기서부터 물한산으로 오르는 능선 길은 염치면 대동리(황골)와 탕정면 용두리(산골)의 경계를 이룬다.

정상에서 동쪽(오른쪽)으로 꾀꼴산까지는 1.5km이니 편도가 4.2km인 셈이다. 꾀꼴산은 ‘산골마을’의 뒷산이 된다.

홍가신은 대동리 마을 출신이다. 임진왜란 당시 홍주(홍성) 목사로 있으면서 당대 반란규모로는 가장 컸던 이몽학의 난을 제압하여 청난공신(淸難功臣) 1등에 책록되었다.

바로 인근 마을의 이순신이 외침을 막아 1등 선무공신(宣武功臣)이 되었으니, 작은 고개 하나를 사이에 둔 이 지역에서 두 사람의 1등공신이 나온 셈이다. 홍가신은 이순신보다 4살이 많으며 두 사람 이름의 끝자가 ‘臣’자로 같고, 사돈관계이기도 하다.

홍가신은 전승지인 홍성 지방에서 더 유명하다. 주민들은 관내 백월산에 산당을 짓고 홍가신 외 어머니·부인·아들·딸까지 목상(木像)으로 만들어 모시면서 지금까지 매년 제를 지내고 있다.

풍전등화 같던 홍주성에 아산에서 살던 가족들까지 불러들여 결사항전의 의지를 보여주는 등 지도력을 발휘함으로써, 관군 결집의 계기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정신에 주민들이 감동한 것이다.

출발지점은 홍가신의 묘지림이 있어 소나무숲으로 울창하나, 좀 더 오르면 참나무숲으로 바뀐다. 쭉쭉 뻗어 올라간 참나무들이 시원시원하고, 저마다의 색깔로 물들인 이파리들의 조합이 더 없이 아름답다. 솨~ 하며 수런거리는 바람소리에 생기가 돌고, 낙엽의 공중무(空中舞)에 내 마음까지 날아돈다.

길은 나무 사이로 잘도 이어진다. 참나무 중에서도 잎이 큰 갈참나무가 제일 많고 상수리나무·졸참나무로 이어진다. 어디 참나무 뿐이겠는가. 같은 참나무과인 밤나무도 많고, 은사시나무·산벚나무·팥배나무·노간주나무·일본잎갈나무·자귀나무·오동나무 등이 보인다.

첫 번째 쉼터를 막 벗어난 지점에 유달리 울퉁불퉁 근육질을 자랑하는 서어나무 한 그루가 눈길을 끈다. 키 큰 나무 아래로 진달래?·생강나무·산초나무·회나무 등이 저마다의 색동옷을 입었다. 무수히 자라고 있는 어린 비목나무의 노란 단풍이 새뜻도 하다.

이윽고 정상이다. 무너진 물한산성의 돌무더기가 보인다. 축조는 백제시대로 추정된다지만, 조선 초기의 기록에도 폐성(廢城)이라고 하였다니 힘들게 쌓았을 뿐 활용은 많이 하지 않은 셈이다. 성 안은 온갖 잡목으로 우거져있다. 우회하는 길옆 돌무더기에는 흑갈색 수피의 팽나무가 집단으로 자라고 있어 고적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이 인근에만도 백제 성터로 추정되는 곳이 여러 군데나 있다고 한다. 삼국시대 때 한반도 인구를 300만 정도로 추정해본다면, 당시 남자의 일생은 성쌓기, 전쟁 동원 등 온갖 부역으로 일생을 보냈을 법하다. 당대 민초들의 고단한 삶을 스산한 가을바람은 알고 있을까.

여기서 꾀꼴산까지는 완만한 능선으로 이어지는 호젓한 오솔길이다. 제법 깊은 산의 풍취가 감돈다. 여전히 참나무가 많지만, 길 따라 일정 구역마다 단풍나무·산딸나무·복자기·전나무·벚나무 등을 집단으로 조림하여 매우 다채롭다. 자생하는 굴피나무·자귀나무·오동나무·보리수나무·진달래 등도 곳곳에 있어 사시사철 언제 와도 좋을 법하다.

‘꾀꼴산’이다. 듣던 대로 산성은 허물어진 채 잔해만 남았다. 성을 쌓은 모양이 ‘꾀꼬리가 집을 지은 것 같다’고 해서 ‘꾀꼴산’이라고 부른다니, 이름 참 소박하면서도 기발하다.

성 터 안에 벤치가 있다. 당대의 부역자(賦役者)들은 주먹밥에 물 한 모금(簞食瓢飮, 단사표음)이었겠지만, 나는 일 없이 이곳에 올라 당대 왕도 구경하기 힘든 바나나를 먹었다. ‘산골마을’로 하산하는 길도 있지만, 초행길이라 왔던 길로 되돌아왔다.

‘소월’이 엄마와 누나와 함께 듣자던 ‘갈잎의 노래’를 들었고, 애처로운 백제 초병의 희번덕이는 눈동자도 보았고, 고향 산기슭에 누워계신 국난극복의 1등 공신도 뵈었다.

지금은 천년을 휘도는 바람소리만이 귓전을 스친다.

↑↑ <사진제공=유만근>

ⓒ 온양신문


↑↑ <사진제공=유만근>

ⓒ 온양신문


↑↑ <사진제공=유만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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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유만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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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유만근>

ⓒ 온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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