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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정의 [행복한 아산만들기]

아산의 문학 속 바다 이야기

2019년 11월 18일(월) 13:24 [온양신문]

 

↑↑ ▲유은정(아산학연구소 연구원)

ⓒ 온양신문

아산시 북서쪽에는 아산만이 위치한다. 1973년 아산만방조제, 1979년 삽교천방조제가 완성되기 이전의 아산 서북 지역은 전형적인 어촌마을이었다. 선장면, 인주면, 영인면, 둔포면, 신창면 지역에 걸쳐 바닷물의 영향으로 어업에 종사하는 주민들이 다수 있었다.

지리적인 특징으로 배를 이용한 교통이 발달하여 많은 포구와 나루가 있었으며, 그중 조창이었던 공세곶창은 가장 잘 알려진 포구였다. 또한 풍부한 수산자원으로 어민들의 생활을 책임지기도 하였다.

대표적인 어족으로 갯망둥이, 숭어, 강달이, 황석어, 거물치, 돔뱅이 등이 있고 대합이라는 조개와 게, 새우도 많이 잡혔다. 일찍이 ‘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토산물’로 기록되어 있다.

방조제의 건설로 아산은 드넓은 농토를 얻게 되었고, 풍수해로부터 피해를 입는 일이 적어졌다. 다만 어업에 종사했던 주민들은 업종을 변경하거나 지역을 떠나야 했다.

현재는 인주면 걸매리의 4㎞ 정도만 바다와 직접 접하고 있다. 돌로 쌓은 축대로 육지와 유기적으로 직접 연계되지는 않지만, 그나마 다행인 것은 걸매리에는 드넓은 갯벌이 있어 생태환경 자원을 간직하고 있다는 점이다. 바다는 여전히 무한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곳에서 인주면의 20여 가구가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아산이 어촌마을이었음을 기억하게 하는 일은 옛 문헌을 통해서도 가능하다. 역사 속의 아산은 해상교통의 요충지로 기록되어 있으며, 문학작품을 통해서도 아산이 어촌이었음을 드러낸 작품들이 다수 존재하고 있다.

임진왜란 시기 좌의정, 영의정을 지냈던 윤두수(尹斗壽, 1533~1601)는 아산이 고향은 아니다. 문장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윤두수는 임진왜란 이전에 전국을 두루 다니며 시를 지었는데 그 시 안에 아산을 노래한 시가 있다. ‘아산객사차운(牙山客舍次韻)-(‘오음유고’, ‘한국문집총간’·41)이 그것이다. 윤두수가 아산의 객사에 머물면서 지은 작품으로 칠언절구의 한시 작품이다.

아산객사차운(牙山客舍次韻)
山勢西奔到水窮 산세는 서쪽을 달려 바다에 이르러 다하고
荊榛古縣又秋風 오래된 옛 현에 또 가을바람 부는구나
南樓縱目知何處 남쪽 누대에서 보이는 어느 곳을 알까
十里漁村落照紅 십리 어촌에 낙조만 붉어라

윤두수의 눈에 비친 아산의 바다 풍경은 드넓게 펼쳐져 있고 낙조는 아름답기 그지없다. 절제된 표현 속에서 아산의 풍광이 잘 묘사되고 있다.

다른 작품 속에서도 아산의 어촌 모습을 살필 수 있다. 이민구(李敏求, 1589~1670)의 <아성록>에는 어촌의 생활 모습이 잘 드러나 있다. 이민구는 병자호란 때 왕을 모시는 소임을 다하지 못한 죄로 아산에 유배되었던 인물이다. 그는 문장이 뛰어나고 저술을 좋아했다. 아산에 있는 동안에 <아성록(牙城錄)>을 지었는데, 그 안에 아산의 모습을 묘사한 시 중 하나로 ‘백석어촌(白石漁村)-(‘동주집’, ‘한국문집총간’·94)이 실려 있다.

5언 40구로 이루어진 ‘백석어촌’에는 해안, 염전, 포구, 거룻배 등이 등장하며 어촌마을의 현장인 백석의 풍경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또한 어촌의 “남자는 반생을 배 위에서 지내고/ 부녀자들은 생선 행상하는데/ 생선을 먼 저자까지 가서” 팔며 생업을 이어가는 어촌 사람들의 생활 모습이 담겨 있다. 이 시에서 주목할 부분은 “벌거숭이 어린아이는/ 집안이 추워도 아랑곳 않고/ 뙤약볕에서 새우 게를 잡으며/ 진흙 속에 뒹굴어도 건강하기만 하네”라는 표현이다.

가난한 어촌의 삶이 다소 팍팍할 수도 있겠지만, 이민구의 시선 속에서 백석의 어촌은 건강하고 긍정적인 모습이라는 점이다. 이렇듯 아산의 어촌은 시인들에게 영감을 주는 아름답고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현재 아산에서 바다의 의미가 그리 크지는 않지만, 아산은 드넓은 바다를 간직했던 곳이었음을 기억하는 일은 아산에 남은 바다를 지키게 하는 힘으로 작용할 것이라 생각한다. 한시에 묘사된 아산의 어촌 모습은 우리가 아산의 바다를 추억하게 한다. 추억은 언제나 아름다운 일이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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