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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대전현충원의 가이즈카 향나무

이토가 심은 나무와 무관, 역사성 있어 잘 키워야

2019년 09월 23일(월) 16:39 [온양신문]

 

↑↑ ▲장정옥(충남동부보훈지청 노하우플러스사업 이동보훈팀장)

ⓒ 온양신문

대한민국 땅에서 태어나 자랐고 호국영령이 잠들어 계신 곳에서 상록 조경수로 나뭇잎에서 향이 나는 잘 가꿔진 나무가 있다. 광복 40주년인 1985년에 개원한 대전현충원에 정원수로 있는 가이즈카 향나무다.

가이즈카 향나무는 1909년 1월, 대한제국 순종황제와 조선 통감 이토 히로부미가 대구 달성공원에서 기념식수를 하였으며 이후 한반도에 일제 통치의 상징으로 관공서 등에 널리 심어졌고, 현재는 사적지 부적합 수종이라는 말이 인터넷에 퍼지는 등 제거 논란이 되고 있다.

이 나무는 ‘일본 이토 향나무’라는 주홍 글씨를 짊어진 신세가 돼 버렸다.

필자가 한국학중앙연구원과 국사편찬위원회, 문화재청에서 확인한 결과 가이즈카향나무는 향나무 일종으로 달성공원 향나무가 이토가 심은 나무라는 주장은 확인할 수 없고 문화재부적합 수종으로 발표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민족문화와 전통에 대한 학술정리와 연구를 수행하는 한국학 본산인 한국학중앙연구원 정기간행물 ‘정신문화연구’에 김종원 계명대 교수논문 ‘일제강점기의 가이즈카향나무의 실체’에서 발표한 내용은 일본에서 가이즈카향나무는 ‘가이즈카이부키’라고 하는데, 요코하마 인근 패총 유적지나 성씨에서 기인한 명칭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이즈카이부키는 요코하마 종묘상 목록에서 1928년 처음 등장한다며 이전까지 가이즈카이부키란 나무명은 존재하지 않았으며, 개화기에 일본에서 향나무가 조경수로 적극적으로 이용되면서 생겨난 상품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일제강점기 한반도 식물 자원에 관한 숱한 기록물에는 가이즈카향나무가 나타나지 않는다며 우리나라에서 가이즈카향나무가 조경수로 널리 알려진 시점은 1970년대 중반 이후라고 한다.

대한민국의 정통 역사연구기관인 국사편찬위원회에서 확인한 것은 1909년 1월 순종 황제가 이토 히로부미와 함께 대구 등지를 방문한 것은 사실이다.

통감부문서 9권에 순행 일정과 상황이 비교적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고 ‘대한매일신보’ 등 당시 신문에도 단편적인 순행 소식이 나오나 위의 통감부 문서와 신문에는 “가이즈카향나무를 기념식수” 했다는 기사는 찾아볼 수 없으며 가와이 아사오라는 인물이 쓴 ‘대구물어’라는 책에 기념식수를 했다는 내용이 나오지만, 구체적인 수종은 기록되어 있지 않다고 한다.

인터넷에 ‘문화재청은 가이즈카향나무를 사적지 부적합 수종으로 결정하기도 했다’라는 글과 관련하여 문화재청이 직접 배포하거나 게재한 내용이 아니어서 확인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한민국이 독립하여 40년이나 지난 시기에 개원한 대전현충원은 지금까지 수많은 수목을 심고 정성들여 가꾸고 있다. 호국영령들과 함께 해 온 이 나무들은 묵묵히 주어진 자리에서 34년 이상 성장하여 커다란 나무가 되었다.

한 달에도 몇 번씩 동료들의 안장식이나 묘소에 다니시는 국가유공자님들은 현충원에서 잘 키워 온 나무가 가족이나 형제나 친구같은 존재라고 한다.

나무를 제거하라고 논란을 일으키는 것은 현충원의 역사성과 지속성을 부인하는 일이며 국가 예산을 허투루 낭비하자는 것이다. 내 돈이라면 그럴 수 있겠는가. 나무는 국적을 구분할 필요가 없으며 외래 식물도 우리 땅에서 키우고 자라면 우리 나무다.

나무가 커 온 역사와 세월을 깊이 생각해 보면서 수필가 이양하가 말한 나무 예찬을 들어보자. 나무는 훌륭한 견인주의자요, 고독의 철인이요, 안분지족의 현인이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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