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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나라꽃 무궁화 법제화 언제?

16~20대 극회 발의만 12건, 하나도 통과 못해

2019년 08월 12일(월) 13:51 [온양신문]

 

↑↑ <사진=임재룡 기자>

ⓒ 온양신문


무궁화 무궁화 우리나라꽃
삼천리 강산에 우리나라꽃
피었네 피었네 우리나라꽃
삼천리 강산에 우리나라꽃


우리가 어렸을 적부터 배우고 불렀던 노래 ‘무궁화’ 노래다.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열이면 열 모두 우리나라꽃 하면 무궁화를 꼽는다. 여기엔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실제 법으로 무궁화가 우리나라꽃으로 제정돼 있을까? 정답은 천만 뜻밖에도 아니다.

통념상 국민 모두가 무궁화를 우리나라꽃으로 알고 있는데 어째서 법제화가 이루어지지 못한 것일까?

지난 8월 9일 충남 에산의 홍문표 국회의원은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나라꽃무궁화축제에 참석해서 “무궁화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나라꽃이 될 수 있도록 법률로 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자리에서 “무궁화는 대한민국 나라꽃이 아니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꽃이지만, 나라꽃으로 지정되지 않고 관습법으로 통용되고 있다”면서 얼마나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냐고 자책했다.

이에 앞서 홍 의원은 지난 2016년에 무궁화를 대한민국 국화로 지정하는 ‘대한민국 나라꽃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한 바 있다. 그때 발의한 법안이 3년이 넘게 국회 상임위에 계류 중인 상태에서 또 다시 법제화의 시급성을 언급한 것이다.

그런데 나라꽃으로 무궁화를 법으로 제정하자는 제안은 그 보다 더 먼저 여러 건이 있었다. 먼저 16대에 ▲황우여 의원 등 24명이 ‘대한민국 국화에 관한 법률안’(2002년 11월), 17대에는 ▲샘재덕 의원등 29인이 ‘국가상징에 관한 법률안’(2006년 7월), 18대에는 ▲심대평 의원등 12인이 ‘대한민국 국화에 관한 법률안’(2008년 8월), ▲황우여 의원 등 10인이 ‘대한민국 국화에 관한 법률안’(2008년 8월), ▲김소남 의원등 31인이 ‘대한민국 국가상징에 관한 법률안’(2009년 2월), 19대에는 ▲김정록 의원 등 10인이 ‘대한민국 국가상징에 관한 법률안’(2012년 6월), ▲이명수 의원 등 10인이 ‘대한민국 국화에 관한 법률안’(2012년 6월), ▲박완주 의원 등 10인이 ‘대한민국 국화에 관한 법률안’(2012년 8월), ▲이노근 의원 등 10인이 ‘대한민국 국화에 관한 법률안’(2015년 4월) 등이 있었다.

2012년 당시 선진통일당 소속이었던 충남 아산의 이명수 의원은 ‘대한민국 국화(國花)에 관한 법률’을 대표발의한 바 있는데 이 법률에서는 대한민국 국화는 무궁화로 하고, 무궁화의 종류는 대통령령에서 정하도록 하자고 했다.

이외에도 이 법안에는 국가는 국화의 보존ㆍ보급 등의 시책을 수립ㆍ시행하도록 하고, 국화의 국내·외 보급과 홍보, 활용방안 등에 대한 규정도 담고 있다. 그러나 그 때 법제화가 되지 못하고 흐지부지하다가 앞에서의 다른 법률안처럼 입기만료로 폐기되고 말았다.

20대에 들어서도 ▲홍문표 의원 등 10인이 ‘대한민국 국화에 관한 법률안’(2016년 6월) ▲박완주 의원 등 10인이 ‘대한민국 국화에 관한 법률안’(2016년 6월) ▲이명수 의원 등 10인이 ‘대한민국 국화에 관한 법률안’(2016년 8월) 등을 발의했으나 여전히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중인 상태다.

무궁화는 언제부터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꽃이 됐을까?

현재까지 알려진 여러 문헌에는 무궁화가 우리나라(민족)의 꽃임을 명시하고 있으나 정작 국화로 제정된 근거는 대지 못하고 있다. 제정된 적이 없으니까 그렇다.

이렇듯 우리나라와 함께 해오고 있으면서도 정작 법적으로 보호를 받고 있지 못하는 무궁화가 우리 민족과 함께한 역사는 무려 고조선까지 거슬러 올라가 반만년의 역사를 함께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상고시대를 서술하고 있는 ‘단기고사’에는 무궁화를 ‘근수’라고 표현하고 있으며, ‘환단고기’에는 ‘환화’ 또는 ‘천지화’, 조선시대 ‘규원사화’에는 ‘훈화’로 표현하는 등 오랜 세월 이전부터 무궁화가 우리 역사화 함께 해왔음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고대 중국의 지리서인 ‘산해경’과 ‘고금주’ 등에도 한반도가 무궁화가 많은 곳으로 기록돼 있을 정도다.

이홍직의 ‘국어대사전’에는 “무궁화는 구한말부터 우리 나라 국화로 되었는데 국가나 일개인이 정한 것이 아니라 국민 대다수에 의해 자연발생적으로 그렇게 된 것이다. 우리 나라를 옛부터 ‘근역’ 또는 ‘무궁화 삼천리’라 한 것으로 보아 선인들도 무궁화를 몹시 사랑하였음을 짐작할 수 있다”라고 기술하고 있다.

영국인 신부 리처드 러트가 쓴 ‘풍류한국’에도 프랑스·영국·중국 등 세계의 모든 나라꽃이 그들의 황실이나 귀족의 상징꽃이 전체 국민의 꽃으로 여겨지고 있으나 조선의 국화인 무궁화 만은 유일하게도 황실의 꽃인 이화(梨花;배꽃)가 아닌 백성의 꽃라고 쓰고 있다.

1896년 독립협회가 추진한 독립문 주춧돌을 놓는 의식 때 부른 애국가에 ‘무궁화 삼천리 화려강산’이라는 내용이 담겨질 만큼 무궁화를 우리 나라를 대표하는 꽃으로 인식하고 있었다. 특히 일제강점기에는 우리 국민과 애환을 같이하며 겨레의 얼로 민족정신을 상징하는 꽃으로 무궁화가 확고하게 자리잡았다.

오죽하면 일본인들이 ‘무궁화 꽃은 더러운 꽃’이라면서 화장실 옆에 심고, 자기들 나라꽃인 벚꽃을 전국에 심기 시작했을까. 그때 심은 벚꽃이 아름답다해서 매년 봄마다 벚꽃축제를 열면서 정작 나라꽃인 무궁화에 대해서는 시큰둥한 반응을 보인 것이 불과 엊그제엿음을 생각하면 이 얼마나 어처구니 없는 일인가 싶다.

뒤늦게나마 나라꽃의 소중함을 인지하고 여러 곳에 무궁화 동산을 조성하는가 하면 다양한 무궁화 품종을 내놓고 품평회를 갖는 등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으니 다행이 아닐 수 없다.

다만 여러 번의 시도에도 법제화가 이루어지지 못한 부분은 참으로 안타까기 그지없다. 워낙 개발된 품종이 다양해서 어느 하나 특정할 수 없어서 지지부진하다는 얘기도 있는데 그건 핑계일 뿐이라고 생각한다. 가장 일반적인 기본 품종을 나라꽃으로 하면 될 게 아닌가.

국회의원 하면 그 상징으로 옷깃에 금배지를 단다. 그 금배지에는 다름 아닌 우리나라꽃 무궁화 문양이 담겨 있다. 그 문양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라도 조속한 시일내 대한민국의 꽃으로 무궁화 법제화를 통과시켜주길 바란다.

임재룡 기자  skyblue62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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