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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환의 [행복한 아산만들기]

토정샘 이야기

2019년 08월 10일(토) 13:55 [온양신문]

 

↑↑ 김일환(순천향대 아산학연구소 교수)

ⓒ 온양신문

아산 영인면 성내리 성내저수지 옆에는 ‘토정샘로’라는 명칭의 도로가 있다. 그 유래는 이 도로 옆에 있는 안골마을에 토정 이지함(李之菡:1517-1578)이 아산 현감으로 재임 중에 민정을 시찰하러 다니다가 목이 마르면 마셨다는 ‘토정샘’이란 샘터가 있기 때문이다.

이지함은 조선왕조 선조대의 처사(處士)형 학자이며 기행(奇行)으로 인해 많은 일화를 남긴 인물이다. 아산에서 토정은 ‘아산현감 이지함’으로, 백성을 잘 다스린 훌륭한 목민관으로 기억하고 있다. 그가 지방수령으로 재임한 때는 생애 만년에 극히 짧은 시기였을 뿐이다. 그런데도 우리가 그를 훌륭한 목민관으로 기억하는 이유는 그가 평생 동안 경험하고 고민했던 삶의 철학과 신념을 목민관으로 제수되어 순직할 때까지 부단히 실천하고 노력했던 자세와 모습이 아산 지역민들에게 오랫동안 각인된 결과이다.

그는 방외인(方外人)적 기질로 인해 오랜 시간 전국을 유람하며 백성들의 삶의 현장을 생생히 체험하였고 국가현실과 민생의 문제를 누구보다도 적실하게 알고 있었다. 그가 목민관이 되어 민생의 최일선에 나선 것은 백성들을 구제하기 위한 그의 애민사상을 실천할 기회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토정은 아산에서 현감으로 근무한 시간은 불과 두 달여 뿐이었다. 하지만 진정으로 백성을 위하며 직무에 헌신했던 모범적인 복무 자세를 보여주었다. 그는 재임 중에 곤궁하고 혹독한 백성들의 삶을 개선하기 위한 정책건의를 담은 상소문을 중앙정부에 올렸다. 그 내용 속에 당시 고통스런 백성들의 삶의 실상이 생생하게 담겨 있을 뿐 아니라, 목민관으로서 직무에 충실했던 그의 열정과 태도와 민생의 안정과 개선에 고민하는 공직자의 복무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토정이 아산에서 현감으로 재임 중에 보여준 모습은 백성들의 고통을 해결해 주도록 중앙정부에 올린 상소문에서 알 수 있다. 그는 자신이 만난 백성들의 이름과 나이, 궁벽한 처지와 사연을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이것은 수하의 아전들을 배제시키고 자신이 직접 민생현장을 발로 뛰면서 백성들의 어려움을 몸소 확인하고 청취한 것이다. 토정은 수령으로서 권위를 내세우지 않고 탁상행정을 배격하며 현장 우선주의를 통해 생생한 백성들의 고통을 직접 자신이 듣고 물으며 눈으로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문제 해결책을 고민하고 연구하며 대안을 강구하였다.

↑↑ 토정 이지함 동상(영인면)

ⓒ 온양신문


그는 백성은 국가의 근본이며, 민생안정이 백성에게 최우선이고 백성이 안정되어야 나라가 평안하다는 유교적 민본주의사상에 가장 충실한 실천가였다. 따라서 백성이 있는 곳은 먼 곳이라고 찾아가 민생의 생생한 현황을 직접 보고 듣고 확인하였다. 박봉을 털어 아랫사람을 도와주고, 폐단을 제거하여 곤궁한 백성을 구제하는 데 있어 모두 원대한 계획을 수립하였다.

이렇게 의욕적인 복무 자세를 보여주었지만 당시 현실의 벽은 높아 좌절이 컸고 갑작스런 사망으로 꿈을 실현하지 못하였다. 하지만 그의 애민사상은 아산백성들이 먼저 알았다. 그의 갑작스런 죽음에 백성들은 슬퍼하고, 노소를 막론하고 부모의 상을 당한 것처럼 울부짖으며 고기와 술로 제사를 올렸다 한다.

이와 같이 ‘아산현감 토정 이지함’은 백성을 아끼고 사랑하는 ‘목민관’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가난한 백성들의 고단한 삶을 보살피고 자립적 기반을 확충하는데 충실했던 토정의 ‘목민관의 자세와 태도’는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공직자상이라는 점에서 지금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 방치된 토정샘의 현재 모습 (영인면 성내리 안골마을)

ⓒ 온양신문


토정샘이 사실 토정이 민정을 돌보며 아산지역을 순회할 때 실제로 마신 샘인지는 확실하게 알 수 없다. 이곳이 아산관아에서 가깝고, 제자 중봉 조헌이 토정이 부지런히 관할지역을 순회하며 민정을 보살펴 아산 곳곳을 안 다닌 곳이 없었다는 증언을 통해 보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

아산에 남아있는 토정 관련 전설은 대단히 풍부한 반면에 그의 행적을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장소는 많지 않다. 이러 점에서 토정샘을 방치해 두지 말고 주변정리를 통해 시민들의 문화공간으로 활용하여 토정의 채취를 몸으로 느끼고 애향심을 고취할 향토문화유산으로 가꾸고 아산의 명소로 개발할 필요가 대단히 크다고 하겠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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