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맹주상의 [행복한 아산만들기]

우린 감회나 있나?

2019년 09월 02일(월) 15:59 [온양신문]

 

여름밤이면
그 호화로운 배를 타고

솔밭 위로
우린 무수히 많은 은하수를 건너,

언제나
아련한 기억이지만......

삘기꽃 핀
펀덕지 가득히

하얀
뭇별들은

마악 쏟아지고
있었지

-<은하수> 전문-


↑↑ ▲화계 맹주상(아산학연구소 운영위원. 시인, 아산시대 편집위원)

ⓒ 온양신문

생명은 대개가 씨앗으로 부터 나온다고 한다. 그렇다면 씨앗이란 무엇인가? 그것은 생명체란 것들이 저마다 열과 성을 다해 만든 결실을 말한다. 그들은 그 결실을 위해서라면 때론 죽음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데 인간의 결실은 자연의 그것들보다도 훨씬 복잡하다. 이유는 마음이란 것이 늘 따라다니기 때문이다. 하여튼 내가 본 많은 생명들은 이 지구라는 배를 타고 우주를 유람하며 그들만의 독특한 것들을 남기고는 흙으로 무심히 돌아간다. 그렇게도 무심히 말이다.

그렇다면 그 무심함이 바로 진리일 진데 마음을 가진 인간이 그 무심함을 갖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니, 그래서 진리를 얻기란 참으로 어려운 것이다. 마음을 버려야 한다니 그게 말이 되는 것인가? 하지만 또 깊이 고민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그것은 너무 복잡하게 생각하지 말라는 뜻이지 남은 정신줄까지 놓으라는 얘기는 아닐 테니 말이다. 아무튼 인간이 그것을 지니고 있는 한은 생각하며 살 수밖에 다른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 온양신문

 

사실 한 점 의혹 없이 라고 분명하게 말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무심히 하늘을 바라보던 시절이 있었다. 여름밤이면 참쑥모기불이 피어오르고 서늘한 짚멍석 위에서 그 쏟아질 것만 같은 은하수를 함께 보던 그 시절 말이다. 할머니의 견우와 직녀 이야기는 날마다 들어도 싫지 않았고 엄마 젖을 물고 있던 막내 동생의 해맑은 고 까만 눈에도 촘촘한 별들이 가득 들어와 있었다. 그렇게 무엇하나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초가집 마당가에서 그저 서로를 가슴으로 바라보며 천지만물과 하나가 되던 시절이 있었다. 맹손이 진실로 말하지만 사람의 행복은 먼 미래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지나온 삶 속에 오롯이 묻어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그 기쁨을 누구나 오붓이 누려왔던 것이었다. 이 큰 우주 다만 지구라는 곳에서 진정 사랑과 정이 많은 이들과 아무런 의혹 없이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바라보며 말이다.

그런데 오늘도 이렇게 멋진 배를 타고 이 우주를 유람하건만 근심과 의혹만 더할 뿐 우린 감회나 있나?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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