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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정의 [행복한 아산만들기]

나라를 지킨 형제 이야기

2019년 08월 27일(화) 15:56 [온양신문]

 

↑↑ ▲형제봉 <사진제공=순천향대학교 아산학연구소>

ⓒ 온양신문


↑↑ ▲유은정(아산학연구소 선임연구원)

ⓒ 온양신문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 두 달이 가까이 되어 간다. 요즘 나라 안팎으로 정치, 경제에 있어 위기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어떤 태도와 대응이 필요한 지 고민하게 된다.

역사적으로 볼 때 국가가 전쟁을 치르거나 어려운 일을 당할 때마다 이름 없이 피를 흘린 누군가가 있었다. 동학군, 의병, 독립군의 이름으로만 전해지는 분들의 뜨거운 투쟁은 지금의 우리가 이 땅에 살 수 있게 하였다. 3.1운동 100주년을 맞은 2019년은 더욱이 민초들의 역할을 되짚어 보게 한다.

아산에서도 나라를 위해 희생한 인물들에 관한 이야기가 많다. 그 중에서 오래도록 전해지고 있는 해암리의 형제 이야기는 안타까우면서도 신비로운 전설 중의 하나이다.

이 마을에 노파가 살았는데 대를 이을 자식이 없어서 밤낮으로 신령님께 빌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노파가 자고 있는데 산신령이 나타나서 “너의 지성에 보답하기 위해서 옥동자를 주겠노라. 여기서부터 약 30리가량 가면 소나무가 있는데 그 소나무 잎을 두 잎 따서 너의 울안 감나무에 꽂으면 그날부터 너는 산기가 있게 될 것이다.”하였다.

꿈에서 깬 노파는 다음날 솔잎을 따서 감나무에 꽂아 두었다. 그로부터 태기가 있어 열 달 만에 옥동자를 낳으니 하나가 아닌 쌍둥이였다. 늦게 자식을 본 이 노파의 기쁨은 동네의 경사였다.

이 아이들이 자라면서 영리하고 용감하여 어른들이 감탄할 정도였다. 또한 무술은 아산현에서 가장 뛰어난 솜씨를 보였다. 형제의 나이가 열아홉 살이 되던 해에 임진왜란이 일어나 아산만까지 왜군이 쳐들어왔다.

이 용감한 형제는 앞장서서 싸웠다. 마을 사람들과 힘을 합쳐 형제의 지혜와 용맹함으로 왜군을 쫓아버렸다.

다음 해에 수백 명의 왜군이 다시 쳐들어왔다. 형제와 마을 사람들은 용감하게 싸웠지만 중과부적으로 선두에서 지휘하던 형제는 전사하고 말았다.

마을 사람들은 이 두 젊은이를 한 곳에 묻었는데 이상하게도 그 무덤에서 두 그루의 소나무가 돋아났다. 마을 사람들은 형제의 혼이 소나무로 태어났다고 하여 이 소나무를 ‘형제 소나무’라고 불러 왔다.

노파가 귀하게 얻은 아들 쌍둥이를 전쟁에서 함께 잃게 되었다는 내용은 안타깝고도 슬프다. 그 슬픈 마음이 형제를 형제송으로 다시 탄생하게 하였다. 생은 함께 할 수 없지만 형제의 혼이 오래도록 소나무로 살아 있게 한 것이다.

해암리 뒷산에 있는 형제송은 1984년 5월 17일 충청남도 문화재자료 제243호로 지정되었다. 수령이 400여 년 된 해송으로 높이가 16m, 둘레가 3.5m이다. 인주면에 있는 대윤사에서는 지역 주민들과 함께 매년 4월 형제송 산신제를 지내고 있다.

산신제는 ‘마을을 지킨 형제의 영가를 위로하며, 이를 통해 호국정신을 되새기기 위함’이라고 한다. 나라를 지키다 이름 없이 희생한 인물을 이렇게라도 기억하며 그 정신을 기리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형제송 이야기는 전설이지만 단순히 전해지는 이야기로만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전설은 전승자들의 생활과 사상이 바탕이 되어 전해진다. 지역 주민들은 임진왜란 때 마을에서 적을 맞아 싸우다 목숨을 잃은 희생자들을 기억하고 그 정신을 이어가고자 하였기 때문에 이러한 이야기가 지금까지 전하는 것이다.

국가가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국민들은 생각한다. 어떠한 노력이 국가를 위한 것인지. 국민들 한 사람 한 사람의 생각과 노력이 합해지면 큰 힘을 발휘하게 된다. 역사 속 민초들의 역할과 지금의 우리의 모습은 흡사 닮아 있다. 해암리 형제들의 희생을 기억하며 기려 왔던 정신은 여전히 힘을 발휘하고 있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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