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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자식, 그리고 사랑

2018년 11월 23일(금) 17:41 [(주)온양신문사]

 

↑↑ 김병연(시인·수필가)

ⓒ 온양신문

부모가 모범생이면 자식도 모범생이다. 자식은 부모의 말씨와 행동까지도 닮는다. 그래서 부모의 모든 것은 잠재적 교육과정이다. 부모의 차림새나 언행 모두가 교육 자료이다. 부모가 차림새나 언행을 함부로 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자식, 특히 어린아이는 부모의 행동과 말투 하나하나를 그대로 보고 배우게 되고, 부모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반응하며, 가치관이나 사고방식을 은연중 수용하게 된다.

인생의 경험이 그리 풍부하다고 할 수 없는 연령대의 부모가 자식을 키운다는 것은 자신도 함께 배우는 성장의 과정이다.

자식이 부모의 거울이라고 말하는 것은, 자식의 언행을 보고 부모는 자기 자신의 언행을 반성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생활이 교육이고 교육이 생활이라는 말처럼 아이는 항상 부모와의 교류를 통해 자신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를 생활 속에서 배우고 있음을 알아야 한다. 아이의 모습은 아이에게 나타난 부모의 모습이기에, 아이의 모습을 통해 부모 자신이 반성하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잘못을 했을 때 변명하거나 다른 사람 탓으로 돌리지 말아야 한다.

자식을 훌륭하게 키우고 싶다면 부모가 먼저 스스로를 낮추는 법, 즉 겸손을 실천해야 한다.

부모 노릇을 잘해야 말년이 행복하다. 다시 말하면 자식농사를 잘 지어야 인생의 말년이 행복하다. 자기 자식에 대한 근거 없는 자신감과 믿음, 이성을 상실한 편들기와 과보호, 자기 자식에겐 한없이 관대하면서 타인에 대해선 조금의 관용이나 용서나 베풂도 없는 삶의 방식은 자식농사를 망치는 것이다. 자식은 부모의 거울이다. 특히 어린 자식은 더욱 그러하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린 화두는 아마도 사랑이 아닐까 싶다.

그리스 신화의 에로스 이야기를 살펴보자. 에로스는 사랑의 화살을 자기 발등에 떨어뜨리는 바람에 인간 처녀와의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자신은 신이기 때문에 모습을 보일 수가 없어서 밤에만 찾아왔다가 날이 밝기 전에 돌아갔다.

행복에 겨워 있던 에로스의 아내는 어느 날 언니의 이야기를 듣고 밤에만 오는 남편이 혹시 괴물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품게 됐다. 그래서 촛불을 켜 들고 남편의 모습을 확인하는 순간 너무나 잘난 미남임을 보고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촛농이 에로스의 얼굴에 떨어져 에로스는 잠에서 깨어났고, 에로스는 믿음이 없는 곳에 사랑은 없다는 말을 하며 자신을 의심한 아내를 두고 집을 영원히 떠났다.

사랑의 본질은 말이나 행동으로의 표현이 아닌 믿는 마음이고 희생이다.

요즘 텔레비전이나 생활 주변에서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좋은 일이겠지만 민망스러울 때가 많다. 더구나 지하철이나 버스 안, 길거리나 공원 등에서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껴안거나 볼을 맞대는 젊은이들을 볼 때면 눈살이 찌푸려진다. 더구나 교복을 입고 길거리나 공원에서 껴안거나 볼을 맞대는 고등학생들을 볼 때면 저걸 낳고도 미역국을 먹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

사랑은 말이나 행동으로 나타낼수록 진실성이 떨어진다. 대상에 대한 믿음을 마음속에 소중하게 간직하고 희생할 때 사랑은 아름답고 고귀하다.

사랑 속에는 말이나 행동으로의 표현보다 훨씬 많은 침묵이 자리 잡고 있고, 사랑은 믿음과 희생이며 스스로 느끼고 안다. 이심전심(以心傳心)이란 말이 결코 틀린 말이 아니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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