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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운동회 신달우(도고면 기곡리) 플라타나스 나무위에 만국기가 하늘 높이 펄럭입니다. 개선문, 용진문이 세워졌습니다. 선생님께 죽도록 얻어터져가며 만든 우주선도 운동장 한가운데 세워졌습니다. 화약 종소리와 날나리 소리가 귀청을 울리고 국밥장사 서산댁 아줌마네 천막도 보입니다. 삼년을 신어도 헤어지지 않는 타이어표 검정고무신 새끼줄로 동여메고 하늘로 치솟는 뽀얀 먼지속에 힘차게 달리기를 합니다.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기마전, 덤블링, 우주선 띄우기 청년 부락대항 달리기가 시작되면 막걸리 먹은 어른들은 싸움을 합니다. 이날만은 ‘국민교육헌장’을 외지 않아도 됩니다. ‘삐이라 주어오라’, ‘수상한 사람 신고하라’ 학교 뒷동산에 올라가 ‘송충이를 잡으라’고 하지 않습니다. 교장선생님과 면장의 체면을 세워주는 운동회라고 쑥덕대지만 아무려면 어떻습니까? 삶은 계란고 추석명절 세고 남은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는날 십원이면 ‘사이다’, ‘눈깔사탕’을 먹을 수 있는날 부러울 것 없는 하루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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