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설 새천년 시일야방성대곡(是日也放聲大哭) 지난 번 건교부가 경부고속철도 제1기착지 역사명을 정한다 하여 지명선정위원회를 개최하였을 때에 선정위원들은 서로 말하기를, “건교부는 평소 아산과 천안의 장기적인 발전과 정족(鼎足) 안녕을 주선하겠노라 자처하던 부처인지라 오늘 이 모임을 개최함이 필경은 아산과 천안의 화합을 공고히 할 방책을 권고키 위한 것이리라."하여 천안주민과 정부청사에 이르기까지 지위고하 가리지 않고 환영하여 마지 않았다. 그러나 건교부 일 가운데 예측키 어려운 일도 많도다. 천만 꿈밖에 오늘 역사명이 ‘천안아산역’으로 이 어찌하여 확정되었는가. 이 역사명은 비단 우리 아산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이 분열을 빚어낼 조짐인 즉, 그렇다면 건교부의 본뜻이 어디에 있었던가? 그것은 그렇다 하더라도 우리 아산시민의 대의(大義)에 따라 오도(誤導)된 역사명(驛舍名)을 바로잡자는 성의(聖意)가 강경하여 거절하기를 마다 하지 않았으니 역사명이 천안아산역으로 명명(命名)되는 일은 천부당만부당한 것인 즉 건교부 스스로도 잘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슬프도다. 소위 건교부의 대신이란 자들은 자기 소신없이 정치에 휘둘려 머뭇대거나 벌벌 떨며 양심을 팔아먹는 불량 되기를 감수했던 것이다. 아, 542.48㎢의 강토와 백제땅 아술에서 시작된 천수 백년 지명(地名)을 남에게 들어 바치고, 19만 생령들로 하여금 남의 이름하에 놓이게 하였으니, 상대할 가치도 없는 천안시와 지명선정위의 각 대신들이야 깊이 꾸짖을 것도 없다 하지만 명색이 민의를 수렴한다던 건교부장관은 정부의 수석임에도 부(否)자로써 책임을 면하려 했더란 말이냐. 아산역사수투쟁위처럼 통곡하며 역사명 탈환을 촉구하지도 못했고, 열대야 무더운 밤 촛불 하나 등댓불처럼 들고 진실과 정의를 외치지도 못해 그저 역사명 확정발표를 지켜보기만 했으니 이 무슨 면목으로 강경하신 아산의 선열들을 뵈올 것이며, 그 무슨 면목으로 19만 시민들과 얼굴을 맞댈 것인가. 아! 원통한지고, 아! 분한지고. 우리 19만 시민들이여, 이름을 빼앗긴 시민들이여! 살았는가, 죽었는가? 백제시대 ‘아술’ 이래 천수백년 시민정신이 하룻밤 사이에 홀연 망하고 말 것인가. 원통하고 원통하다. 시민들이여! 아산시민들이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