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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경찰관이 보는 술에 대한 단상

2017년 12월 05일(화) 15:55 [(주)온양신문사]

 

↑↑ 박정식(아산경찰서 112종합상황실·경위)

ⓒ 온양신문

2017년 정유년(丁酉年)의 새해가 밝아온 게 엊그제 같은데 언뜻 달력을 보니 12월 한 장만 달랑 남아 있어 시간은 유수와 같다는 말이 실감나게 해주는 듯하다. 올 정유년도 세밑에 이르렀으니 이제 무술년(戊戌年) 새해가 성큼 다가왔음이 피부로 느껴지는 듯하다.

이 연말(年末)과 연시(年始)로 이어지는 12월이 되면 연례행사처럼 지난해를 반성하고 새롭게 신년을 맞는다는 의미로 송년회로 대표되는 연말 각종 모임이 많아진다.

이런 송년회 등 각종 모임은 한해를 잘 마무리하고 다가오는 새해에는 새로운 희망과 힘찬 출발을 하자는 의미로 소속된 단체나 개인 친목회에서 주로 개최하는데 이런 송년회에 빠지지 않는 것이 있으니 바로 ‘술(酒)이다.

술은 알다시피 적당히 알맞게 마신다면 혈액순환을 원활히 해줘 신체의 건강을 좋게 해주고 또한 대인관계를 원활히 해주는 윤활유 같은 순기능을 하여 연말모임에는 항시 술을 곁들인 저녁만찬을 한다.

하지만 이런 술의 순기능만이 있으면 좋으나 이에 상반되는 역기능도 만만치 않은데, 적당량을 넘어 과도하게 술을 마신 만취의 경우 우선 나타나는 역기능은 ‘블랙아웃(Black Out)’이라는 단기 기억상실증이다.

이는 많은 양의 술이 몸 안으로 흡수될 시 뇌의 기억기능을 일시적으로 마비시켜 당시의 기억을 못하게 되는 것으로 이 현상이 지속된다면 일단 알콜중독과 함께 뇌기능에도 치명적인 타격을 주어 정상적인 생활을 못하도록 한다.

아울러 범죄의 가해자 혹은 피해자가 되는데, 정작 본인은 이를 인식하지 못하는 특징을 보인다.

다음으로 술을 마심으로 또 다른 자아가 나타나는 현상인데 이는 ‘지킬과 하이드 현상’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즉 유명소설의 주인공에서 따온 이 현상은 평상시에 정상적인 대인관계와 원만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 술만 마시면 평상시와 정반대되는 난폭하고 통제가 되지 않는 현상을 보이는 것으로 이는 주로 폭력이나 음주운전, 심지어 공무집행방해 등 범죄행위로 연결되기도 하며, 심하면 강력범죄 행위로 연결된다.

술은 고대 그리스 신화에 술의 신 디오니소스(로마식 이름 바쿠스)가 제조한 포도주 신화에서 보듯이 우리 인간과 함께 유구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 그 유구한 역사 속에 술은 현재에도 계속 반복, 진행 중이다.

하지만 우리 경찰에서는 술의 순기능보단 역기능 부분에 초점을 맞춰 신고사건 처리를 하다 보니 하루에도 많은 술에 관련된 신고가 접수되고 신고현장에서 수많은 주취자들과 힘겨운 밀당(?!)을 하고 있는데, 이제 연말연시에 더욱 많아질 주취자들과의 힘겨운 밀당을 넘는 전쟁을 치르게 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선다.

경찰청에서는 이미 금년 12월 1일부터 내년 1월 31일까지 연말연시 음주운전 특별단속기간을 지정 발표한 것을 시작으로 연말연시 특별방범활동 등 연말연시 특별 치안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대책들 중 술에 대한 특별한 대책은 연말연시 음주운전 특별단속 외에는 없으나 다른 대책들의 내용을 보면 음주에 따른 범죄행위 등을 포함한 모든 범죄에 대해서는 강력히 대처토록 하고 있다.

이렇게 경찰에서 술로 인한 각종 범죄행위에 대해서 법적 처벌과 함께 제재를 하고 있으나 근본적인 해결책은 될 수 없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술을 마시는 본인이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술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판가름 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에 고려 보조국사 지눌대사의 계초심학인문에 나오는 구절을 보면 그 뜻이 명확해진다.

‘蛇飮水成毒(사음수독성) 牛飮水成乳(우음수성유)’
‘똑같은 물을 먹는데, 뱀은 독을 만들고 소는 우유를 만든다’

올 연말에는 술로 인해 본인 자신의 신상에 문제가 되거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되지 않도록 올바른 음주문화가 정착되도록 하자.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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