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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에 사랑을 가득 담아요” 가방떠서 이웃에 나눠주는 좌부동 김외자씨 아침에 솜사탕 같은 눈가루가 휘 날렸다. 하얀 눈이 펑펑 쏟아지면 아이들이야 좋아라 하겠지만 겨울 준비를 다하지 못한 이들은 안타까운 마음 일게다. 일찍 찾아온 추운 날씨 탓으로 행여 몸과 마음까지 얼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오후에는 추위가 어깨를 더 움추러 들게 했지만 마음 훈훈해 지는 분을 만나게 되어 아주 따뜻한 차 한잔을 함께 나눈 정겨움이 있었다. 매일 반복되어지는 일상 속에서도 하루하루를 즐거움으로 보내고 있는 김외자(여. 61세. 아산시 좌부동 초원아파트) 씨는 오늘도 빠른 손놀림으로 손가방을 짜고 있다. 김씨는 삼성생명(온양, 아산) 영업소 건물에서 11년째 청소를 하고 있다. 이른 아침부터 건물청소를 하다보면 많이도 힘들텐데 힘들어하는 기색이 없다. 더구나 김씨의 그런 일과 속에 틈틈이 가방을 짜는 일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일이다. 김씨가 잠시 일손을 놓고 쉴 수 있는 공간은 박스들로 가득한 창고이다. 그곳으로 안내하며 커피를 건네는 김씨의 경상도와 충청도 사투리가 섞인 특유의 억양이 정겹다. 잠시라도 박스 등에 기대어 쉬면 편할텐데 김씨는 쉬지를 않는다. 그는 일하면서도 틈만 있으면 박스 등 재활용품을 모았었다. 그것은 실을 구입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부분이었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지는 가방은 주위 분들에게 나눠주게 되고, 그래서 얻어지는 기쁨을 가슴에 담고 살아가고 있다. 예전에 어느 할머니께서 친구분의 가방을 보고 어찌나 가지고 싶어하시는지… 그 할머니의 소원을 들어 드린 것이 시작되어 벌써 80여 개를 떠서 나눠주게 되었다고 한다. 앉아 있는 종이상자를 가리키며 지금도 박스 모으는 것을 계속 하느냐는 질문에 더 어려운 분을 위해 재활용품을 수거해 가시는 분께 넘겨 드린다고 했다. 어쩌면 당신은 일하는 직장이 있기에 그분들보다는 경제적으로 낫지 않을까? 정말 나보다 남을 더 배려하는 그 마음씀이 따뜻하기만 하다. 만만치 않은 실 값을 충당하기 위해 더 열심히 일을 한다는 김씨는 부지런함이 몸에 베어 있다. 뜨개질을 하다보면 어깨도 많이 아프고 눈도 피곤 하지만 가방을 받고 좋아하시는 할머니들을 생각하면 피곤함은커녕 없던 힘도 생긴다. 부산이 고향인 김씨는 지금의 남편과 결혼하여 이곳 아산에서 살게 되었다고 한다. 건강을 염려하는 1남 2녀 자녀들의 반대 성화에도 아랑곳없이 베푸는 것에 열심인 김씨는 하고 싶은 일들이 참 많다. 봉사활동도 하고 싶고, 아이를 돌봐 주는 일도 하고 싶고, 무의탁 노인들도 돌봐 주고 싶다고… 그저 지금은 내가 이웃을 위해 나눠 줄 수 있는 일이 이것밖에 없어 아쉽기만 하다고… 언제나 마음만 있을 뿐이지 언제쯤 다하고 살수 있을까? 4시에 삼성생명 건물의 청소가 끝나면 다시 다른 곳으로 가서 일을 하신다. 한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뛰는데는 분명 사랑의 이유가 있다. 그렇게 힘겹게 번 돈을 이웃과 나누어 가지고 있는 엄마의 “나눔”의 의미를 이제는 자녀들도 안다. 정말 힘겹게 살아온 지난 날. 결코 이웃을 돌아볼 여유조차 없이 살아 왔건만, 힘들여 살아온 만큼이나 이웃이 소중하다는 김씨. 그가 건네준 가방을 들고 한없이 좋아하는 분들 때문에 희망이 있고 기쁨이 있는 것이다. “하지 마유.....” 그 소리가 더욱 정겹게 느껴지는 것은 남에게 베푸는 사랑 때문이었을까? 몇 마디의 칭찬에 얼굴을 붉히며 하시는 말씀이 예전에 버스 안에서 어떤 사람이 누군가를 칭찬하는데 듣다 보니 남편의 얘기였더라며 그때는 그 소리가 참 듣기 좋았고 가슴이 방망이질하는 설렘까지도 느꼈는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고 하시며 쑥스러워 한다. “세상에는 좋은 일을 하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데유. 지는 그냥 좋아서 하는 것뿐이구, 받는 사람이 무슨 귀한 것이나 받는 것처럼 좋아 하니까 그게 신이 나서 하는 것뿐이지유…” 사진 찍기조차 한사코 거절하시며 손을 내저으시는 김씨에게서 메말라 가고 있다는 사회라는 말이 무색함을 느낀다. 힘겹게 1남 2녀를 키웠으면서도 이웃을 위해 소리 없이 하시는 지금의 일들이 비단 김씨만의 기쁨일까? 아무리 힘들어도 웃음을 잃지 않고 살아오신 김씨는 가방 속에 가득 사랑을 담고 있다. 오늘도 한코 한코에 사랑을 담으며 가방을 짠다. 그리고 가방 속에 가득 사랑을 담아 이웃에게 나눠준다. 비단 가방만이 아니라 그 가방 속에는 김씨의 삶의 전부가 들어 있는 것이다. 어쩌면 이번 겨울은 그리 춥지만은 않을 것 같다. 이렇게 가슴 따뜻한 우리의 이웃이 있어서 말이다. <박선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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