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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학 리더십 칼럼(12)

2017년 07월 17일(월) 17:32 [(주)온양신문사]

 

자아성찰

↑↑ 이영관(순천향대학교 아산학연구소장, 관광경영학과 교수)

ⓒ 온양신문

사람들은 치열하게 살며 재물을 모아 부자가 되기도 하지만 빈손으로 떠나야 하는 이치를 알고 있음에도 근시안적 탐욕과 독단을 쉽게 떨쳐버리지 못한다.

권력욕과 명예욕에 대한 집착도 마찬가지다. 과한 욕심은 자신도 망치고 결국에는 관련자들까지 폐망의 길로 인도한다.

통일신라 말기 중앙권력이 약화되자 지방의 호족들은 영웅이 되기 위해 고군분투하였다. 지방에서 반란이 일어나도 진압하지 못할 만큼 천년의 세월을 달려온 통일신라는 너무나 쇠약해져 있었다.

중국대륙의 전국시대처럼 전국 각지에서 세력을 키운 영웅들은 세상을 평정하기 위한 전쟁에 뛰어들었다. 892년 견훤은 완산(전주)를 중심으로 후백제를 세웠고, 901년에는 궁예가 송악을 도읍지로 정하고 후고구려를 세웠다.

견훤은 세력을 키워갔지만 내부 갈등과 지도력의 모순을 극복하지 못한 채 후계구도에 실패하여 어렵게 세운 왕조를 스스로 무너트렸다.

견훤에게는 10여명의 아들이 있었는데 넷째 아들 금강에게 왕위를 물려주려 한 것이 어렵게 세운 왕조가 와해되는 단초가 되었다. 신하들은 첫째 아들인 신검을 따랐고, 급기야 935년 3월 반란이 일어 금강을 제거한 신검이 후백제를 장악하고 부왕인 견훤을 금산사에 유폐시키는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벌어졌다.

권력이란 최고 권력자의 의중에 따라 후계자가 정해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독단적으로 처리될 때 중대한 저항에 직면하게 된다. 왕이라 할지라도 신하들의 의견을 무시하고 독단으로 나라를 다스리다 권좌에서 쫓겨난 사건들은 역사적으로 수없이 반복된다.

조선시대에도 공포정치를 펼치며 극악무도한 행위를 일삼았던 연산군과 부강한 나라를 꿈꾸었지만 신하들의 의견수렴에 미흡했던 광해군도 독단적인 의사결정으로 위험을 자초하였다.

사람들은 충과 의를 실천한 위인들을 높이 평가한다. 위인들은 독단과 탐욕을 경계하며 국가와 민족을 위해 헌신하는 삶을 선택한다. 배방읍 중리의 맹사성고택을 방문해 보면 맹사성의 청백리정신에 고개가 숙여진다.

중국 역사에서도 주(周) 나라 무왕은 무력으로 은(殷) 나라를 무너뜨리고 새로운 왕조를 세우자 백이와 숙제는 세상을 등지고 수양산에서 고사리로 연명하다 굶어죽었다. 백이와 숙제가 세상을 등지고 생활했던 명분은 은나라에 대한 충성과 의리였다.

충성과 의리의 실천이란 탐욕과 독단으로부터 해방되어야만 실천 가능한 경지인데, 고려말기에는 백이와 숙제의 충절을 뛰어넘는 삶을 살다간 정몽주가 있었다. 부귀영화보다 생명을 내놓더라도 자신이 사랑했던 고려왕조를 지키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수 있었던 용기는 어디에서 나왔을까?

노자의 ‘도덕경’에 그 해법의 실마리가 담겨 있다. 자신의 마음속에 끓어오르는 독한 마음과 탐욕과 시기와 질투를 떨쳐버리고 마음을 비워야만 삶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으며 세상을 다스릴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불필요한 욕심을 버리면 세상이 올바르고 진실 되게 보이며, 혼탁한 세상을 정화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공간에 자주 머물면 탐욕스런 마음도 균형감각을 회복할 수 있다. 현충사로 향하는 은행나뭇길이나 곡교천변에서 자전거를 타거나 산책해 보면 뜨겁게 달아오른 탐욕스런 마음이 진정되기 시작한다.

세상을 순리대로 바라볼 수 있는 힘을 키우려면 타인과의 지나친 경쟁을 경계하며 자아성찰에 보다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세상의 순리를 거역하지 않는 삶이 전개되면 가야할 길과 가지 말아야할 길을 분별할 수 있고, 독단적 의사결정의 유혹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경쟁사회에서도 중용을 실천하면 겸손한 인간관계가 가능해진다. 경쟁사회에 빠져들지 말고 순리대로 살아가면 행복한 인생이 펼쳐진다. 인간의 마음속에는 천사의 마음과 악마의 마음이 공존한다. 끊임없는 자기수양으로 천사의 마음을 갈고 닦아야만 악한 행동을 제어할 수 있다.

마음속에 분노가 타오르거나 타인을 죽이고 싶을 정도로 마음이 격해지면 현재의 일에서 멈춰 서서 자신의 처지를 되돌아봐야 한다. 때로는 아무 일 하지 않고 쉬는 것이 자신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휴양지들은 비즈니스를 목적으로 하는 호텔과 달리 인터넷이나 전화 등의 사용을 권장하지 않고 있다. 속세와 연결되어 있으면 온전하게 쉬는 것이 어려워진다. 인생살이도 순간순간 멈춰 서서 자신을 되돌아보는 삶의 여유가 필요하다. 선악을 분별할 수 있는 판단력이 흐려졌다면 한 발 물러나야 한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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