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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학 리더십 칼럼(3)

2017년 05월 17일(수) 14:58 [(주)온양신문사]

 

무릉도원

↑↑ 이영관(순천향대학교 아산학연구소장, 관광경영학과 교수)

ⓒ 온양신문

현대인들은 도시에서의 안락한 삶에 익숙하다. 생활규범이 느슨한 시골에서 자라나 도시에서 공부하면서 겪었던 8,90년대 서울의 모습을 회상해보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도 규칙을 따라야 되고, 대학의 구내식당에서 식사할 때도 줄을 서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공존해야 하는 도시공동체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

오늘날 선진국과 후진국을 구분하는 핵심적인 주요 지표는 경제력이다. 경제적 풍요를 누리고 있는 유럽이나 미국을 여행해 보면 그들의 얼굴과 패션에서부터 풍요로움이 느껴진다. 그들은 행복해 보인다.

그런데 잘 사는 나라일수록 우울증 환자가 많고 자살률이 높은 것을 생각해 보면 혼란스럽다. 겉으로 보기에는 행복해 보이는데 그들의 마음속에는 슬픔이 가득하다.

시골에서는 퇴직에 대한 공포는 없다. 농수산물의 수입 증가로 인한 농업 경쟁력 저하는 있을지언정 건강이 허락하는 한 자신이 일하고 싶을 때까지 일할 수 있다. 비가 오면 지인들끼리 빈대떡과 막걸리 한사발로 낭만을 즐길 수도 있고, 겨울이 찾아오면 다가올 봄철을 준비하며 자유롭게 생활할 수 있다.

도시인들의 삶은 전쟁에 비유된다. 그나마도 자신이 원할 때까지 일하는 것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 50대는 고사하고 40대에 퇴직하여 생계형 자영업에 종사하는 자들이 급증하고 있다.

흥미롭게도 경제적으로 낙후되어 있는 인도나 티벳 지역의 주민들의 얼굴에는 경제적인 궁핍함 속에서도 여유와 행복이 묻어난다. 한국사회는 경제적으로 급속히 발전하고 있지만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갈등뿐만 아니라 이혼율과 자살률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고 있을 만큼 위험수준에 도달해 있다.

사람들은 행복해지려고 일하는데 가질수록 불행해진다면 빛바랜 잿빛사회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 세상은 변하는데 사람들은 쉽사리 세상의 변화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다. 변화는 긴장을 초래하게 되고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려면 기존의 삶의 방식은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현재의 삶이 만족스럽지 못하지만 그럭저럭 버틸만하면 사람들은 먼 미래를 대비하기보다 현재의 평안을 선택하려 한다. 이런 삶의 방식은 아직까지도 시골에서는 유효할 수 있다.

도시에서는 변화가 무쌍하지만 시골에서는 변화가 적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도시생활의 유혹에서 쉽사리 벗어나지 못한다. 좋은 직장들이 대부분 도시에 있으며 교육과 의료, 문화생활 등 다방면에 걸친 쾌적하고 안락한 도시문명의 위력은 아마도 인류에게 종말이 닥치는 마지막 순간까지 유효할 것이다.

그래서 도시와 농촌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는 현대문명은 새로운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자연적이지 못한 공간 속에 갇혀 사는 도시인들은 자연 속에서 보다 많은 시간을 보내야만 자연스런 삶을 이끌 수 있다.

아산지역은 도시문화와 농촌문화가 공존한다. 도시의 안락함과 농촌의 여유로움이 조화롭게 발전할 수 있다면 시민들의 행복지수는 높아질 것이다.

미래를 내다본 듯 제시한 루소의 자연주의 건강법이 현대인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루소는 세상 사람들의 귀에 익숙한, ‘자연으로 돌아가라’는 명언을 남겼다. 도가사상의 대가인 노자의 가르침에도 자연 치유의 해법이 담겨 있다.

노자철학에서 가장 으뜸이 되는 개념은 인위(人爲)의 반대말인 무위(無爲)다. 자연의 섭리는 언뜻 보면 일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을 만큼 움직임이 미미하지만 조화로운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대원칙에 따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작용한다. 자연처럼 일하는 것이 무위라는 의미로서 무위자연이 성립된다. 무위가 곧 자연인 것이다.

자유로움과 여유로움을 추구하며 진정으로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경쟁을 극복할 수 있는 정신적 안정과 인격적 완성이 필요하다. 자연 속에서 사람들은 자신의 육체와 정신을 짓누르고 있던 피로와 스트레스를 일순간 날려버릴 수 있다.

도심 속의 주점에서도 늦은 밤까지 술을 마시며 세상살이의 불만을 토로해보면 잠시잠깐은 가슴이 시원해지지만, 아름다운 대자연을 거닐며 자신을 되돌아보는 여정은 도심 속의 주점과는 격이 다른 치유의 경험을 선물한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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