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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아산의 백의종군로 활용 안하나, 못하나

2017년 05월 08일(월) 17:01 [온양신문]

 

한국문인협회 아산시지부(이하 아산문협)는 지난 4월 22일 아산 백의종군로 중의 한 구간인 ‘통곡의 길’을 걸었다. 이번 걷기대회는 아산문협의 연례행사로 지난해 처음 아산 백의종군로 ‘충의 길’을 걸은 데 이어 두 번째다.

↑↑ (사)아산문협이 지난 4월 22일 진행한 아산 백의종군로 걷기대회

ⓒ 온양신문

40여명의 참여자 중엔 80세에 가까운 고령의 회원이 있었음에도 중간 이탈을 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하는 등 회원들의 참여 열기가 매우 뜨거웠다.

뿐만 아니라 회원도 아니고 별도의 참여권유를 받은 적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본보 보도를 통해 개최 사실을 안 일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기도 해 행사의 의미를 더욱 깊게 했다. 그런데 그 내막을 알고보니 ‘서글픈’ 현실이 숨어있었다.

이 참여자들은 이미 오래 전부터 아산 백의종군로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코스를 몰라 선뜻 길을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시청에 물어도, 현충사에 물어도 알지 못한다고 했단다. 대학교에서 길을 확정했다고 해서 그 대학교에 물어보려고 했다가는 일개 개인이 너무 비약하는 것 같아서 차마 묻질 못했다는 것이다.

또 아산시내에 산재한 산악회와 트래킹클럽 등에서도 아산 백의종군로에 대해서 알음알음으로 전해 듣고 정기 탐방행사로 계획을 세우긴 했지만 어느곳에서, 어떤 방법으로, 누구의 안내를 받아야 할지 몰라 흐지부지 됐다고 한다. 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고향 아산시의 백의종군로는 이렇게 극소수 연구자들만 알고 있는 길이다.

일전에 이순신 장군을 소재로 한 드라마가 크게 히트하면서 이순신 장군 관련 명소에 관광붐이 일었다. 당시 현충사 방문객이 기대이상으로 몰리자 아산시에서도 고무돼 적극적인 이 충무공 마케팅을 시도한 바 있고, 그 가운데 아산 백의종군로도 하나의 체험 프로그램으로 추진한다고 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말 뿐이었다. 그 후로 백의종군로를 정비했다는 소식은 전혀 듣지 못했다.

기자는 그동안 수 차례 아산 백의종군로를 걸어봤지만 아산시가 뭔가를 시도한 흔적은 눈곱 만큼도 보이지 않았다. 순천향대학교 이순신연구소가 오랜 기간 고증을 통해 확정해 놓은 길에는 잡풀과 잡목만 우거져 사람의 발길을 완강하게 막아서고 있었다. 그 흔한 이정표 하나 세워주지 않았던 것이다.

이정표는 고사하고 관련 지도라도 구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지만 어디에서도 구할 수가 없다. 타 지자체에서는 관련 지도를 제작해 인터넷에도 올리고, 원하면 우편으로 발송해주기까지 했지만 명색이 이순신 장군의 고장인 아산은 남의 일이었다.

얼마 전 탐방에서도 많은 참여자가 그랬다. “혼자나 둘 등 소수 인원으로만 걷기에는 무리가 많다”면서. “코스도 코스지만 일부 구간은 사유지라 무작정 진입했다가 무슨 봉변을 당할까 두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다른 지역은 없는 길도 만들어 내는데 우리는 왜 있는 길도 활용을 못하느냐’는 불평도 있었다. 이 부분은 기자도 갖는 생각이다.

백의종군로는 서울~경기~충남~전북~전남 등을 잇는 길인데 대부분의 지역이 ‘들어오신 길’과 ‘나가신 길’로 단순화 돼 있다. 그러나 아산은 다른 지역에 없는 특화된 길이 무려 세 개나 된다. 먼저 이순신 장군이 모셔진 현충사와 묘소를 잇는 길이다. 이 길은 이순신연구소에서 ‘충의 길’로 명명놓았다. 이순신 장군이 노량해전에서 전사하신 후 유해를 고향집으로 모셔와 상여에 싣고 나간 길로 추정되는 길이다.

그리고 현충사~인주 게바위 구간은 ‘효의 길’로, 충무공이 백의종군 명을 받고 내려가다가 고향집에 잠시 들른 사이 어머니 초계변씨가 장군을 보고자 여수에서 급거 배로 올라오시다가 돌아가셨고, 그 유해를 받아 인주 게바위에 안치했다가 현충사 옛집으로 모셔온 길인 것이다.

‘통곡의 길’은 현충사~넙티고개 간의 길로서 어머님의 유해를 집에 모셨지만 아직 장례를 채 못 치른 상황에서 하루가 급하다는 금부도사의 재촉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남행길에 올라 지났던 길이다. 널리 알려진대로 이순신 장군은 부모님에 대한 효성이 지극했다. 그런데도 어머님의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먼 길을 떠나야 했으니 그 심정이 어떠했을까.

이처럼 아산의 백의종군로는 그 하나 하나에 깊은 의미가 있는 길이다. 그런데도 아산시에서는 이 길을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순천향대학교 이순신연구소에서는 이 길을 청소년 인성교육의 장으로 활용하고자 나름 노력을 했지만 이정표나 안내판은 스스로 세울 권한이 없었다. 기껏해야 연구소 관계자가 요소마다 나뭇가지 등에 리본을 묶어 매놓는 것이 최선이었을 정도다. 단체가 물어물어 찾아오면 연구소 관계자가 직접 나가 안내하고 있다고 한다.

두고 보다 못해 아산시에 바란다.
먼저 주요 길목마다 이정표와 안내문을 설치해주길 바란다. 순천향대학교 이순신연구소 관계자의 도움을 받아 일반인들이 헷갈리기 쉬운 길에 꼭 설치해줬으면 한다. 둘째 일부 구간 정비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논둑, 밭둑 길은 그 땅의 소유자나 그 땅을 밟고 지나야 할 탐방자 모두가 불편한 길이다. 시가 원만하게 협의해서 이용자가 불편한 마음이 들지 않도록 정비해줬으면 한다.

셋째, 연계 교통편을 이용할 수 있게 배려해달라. 이 충무공 묘소나 인주 게바위, 배방 넙티고개 등은 연계 대중교통편이 매우 불편하다. 해당지역에 도착한 탐방자가 마중버스나 택시 등을 부를 수 있게 안내판이라도 세워주고, 또 백의종군로 탐방자에게는 할인혜택이 주어질 수 있게 배려해 주었으면 좋겠다.

넷째 백의종군로 지도 제작이 시급하다. 매번 이순신연구소 관계자들의 안내를 받기 위해 호출할 수는 없지 않은가. 지도를 제작해 현충사 홈페이지나 아산시청 관광안내 게시판에 탑재해 전국에서 모든 국민이 다운로드 받아서 들고 다니게끔 해주었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아산 백의종군로 관련 페이스북 등 SNS 페이지를 만들어서 참여자들이 경험을 공유하도록 해 참여 희망자들이 정보를 찾아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으면 좋겠다.

아산에 있는 백의종군로는 7~14km 내외의 길이다. 큰 굴곡이 많지 않아 남녀노소 무난하게 걸을 수 있다. 청소년과 국민들이 의미가 깊은 이 길을 걸으면서 아산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하고, 아울러 이 충무공의 나라사랑 정신과 부모에 효도하는 마음을 공유토록 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

임재룡 기자  skyblue62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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