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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비군사적 대비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될 보편적 사랑

2017년 01월 23일(월) 16:05 [(주)온양신문사]

 

↑↑ 유승광(충남서부보훈지청 보훈과)

ⓒ 온양신문

국가보훈처는 지난 1월 4일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열린 외교안보 분야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비군사적 대비 업무를 본격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즉, 한미연합방위태세의 활용은 군사 대비 영역에 해당하지만 그 유지·강화 여부는 비군사적 대비 영역에 해당한다고 하면서 비군사적 대비를 적극 강화해 나갈 의지를 밝혔다.

비군사적 대비의 의미가 다소 모호하지만 대체로 군대를 통한 국가 수호를 제외한 각종 호국 관련 조치를 통틀어 일컫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비군사적 대비에는 정치·경제·문화 등 물질적·제도적 측면에서의 대비도 존재하지만 애국심·호국정신·국제 정세에 대한 이해 등 정신적 측면에서의 대비도 존재한다.

그렇다면 왜 비군사적 대비가 필요한 것일까? 다음 두 가지 사례를 통해 그 이유를 살펴보고자 한다.

하나는 임진왜란 당시의 상황이다.
임진왜란 당시 군사적 대비가 매우 미흡하여 관군이 무너지고 국토 대부분이 점령당한 상황에서도 나라를 되찾을 수 있었던 주요 요인은 백성들의 강한 애국심과 호국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비록 군사적 대비는 미흡했지만 이러한 비군사적 요소들이 구비되어 있었기에 각지에서 의병이 일어나 일본군에 대항하여 결국 나라를 지킬 수 있었다.

다른 하나는 일제시대로 진입할 당시의 상황이다.
국론이 하나로 통일되고 서양 문물을 흡수하여 강력한 군사력까지 갖춘 일본과는 달리, 일제시대 직전의 우리나라는 수많은 당쟁과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좁은 소견으로 인해 허약할 대로 허약한 상태였다.

즉 사상·정치 성향·출신 지역 등 각종 요소에 따른 편 가르기에 눈이 멀어 그보다 근원적인 요소에 해당하는 나라와 백성을 등한시하게 되었고, 따라서 군사적 대비 뿐만 아니라 비군사적 대비도 매우 미흡할 수 밖에 없었다. 그 결과 오랜 역사를 통해 우리로부터 문화를 전수받은 일본에게 나라를 빼앗기는 수모를 당하게 된 것이다.

두 경우 모두 군사적 대비가 매우 미흡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정반대의 결과를 초래했다는 점을 감안할 때 비군사적 대비가 지니는 엄청난 힘을 실감할 수 있다.

비군사적 대비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 바로 나라사랑교육으로, 최근 국가보훈처는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을 함양하여 외세의 침입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싸울 수 있도록 하고 북한·미국·통일 등에 대한 국민공감대 여건 조성과 사회적 이념 갈등 해소를 통해 국민 통합과 튼튼한 안보를 달성하고자 나라사랑교육을 중점 추진하고 있다.

주민들이 1인 독재체제의 희생물이 되어 노예처럼 살아가는 북한에 동조하는 등 각종 위험한 사상들이 난무하는 요즘과 같은 시대에 나라사랑교육과 같은 정부 주도의 교육은 반드시 필요하다.

다만 종교에서 말하는 일종의 보편적 사랑 같은 것이 결여된 나라사랑교육은 허황된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국민들에게 보편적 사랑이 결여되어 서로가 서로를 미워한다면 이 사회와 국가에 대한 애정을 갖기 힘들 것이고, 이러한 상황 하에서는 다른 나라가 우리나라에 대한 침략을 감행해 올 때 서둘러 나라를 버리고 도망가려고 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 즉 아무리 정부가 국민들에게 나라사랑교육을 제공해도 그 효력이 있는 것은 잠시 뿐이고, 교육이 끝나는 순간을 기점으로 애국심 및 호국정신이 점차 희미해질 것이 분명하다.

조금만 시선을 돌려 주위를 돌아보아도 우리는 이러한 보편적 사랑의 결여를 어렵지 않게 확인할 수 있다. 지역이기주의, 학교 왕따, 학벌·사상·정치 성향 등에 따른 편 가르기 등이 모두 이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몇 년 전에 실시한 유럽 국가들 대상 설문조사에서 “전쟁이 나면 나라를 지키기 위해 싸우겠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영국이 1위를 차지한 바 있다. 영국에 3개월 간 거주해 본 필자의 느낌 상 영국 정부가 특별히 나라사랑교육을 중점적으로 추진해서라기보다는 영국인들이 자국에 대한 자연발생적인 애정과 자부심 등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판단되며, 이러한 애정과 자부심 등은 근본적으로 타국인들의 그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뛰어난 영국인들의 보편적 사랑에서 비롯되었다고 생각한다.

나라사랑교육이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한 근간이라고 한다면 조건 없는 아가페적인 사랑과 같은 보편적 사랑은 그러한 나라사랑교육이 형식적이 아닌 실질적인 교육이 될 수 있도록 하는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보편적 사랑은 이 나라와 국민을 지켜내고 우리나라가 안정적 바탕 위해서 성장해나갈 수 있게 하는 근간 중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몇 년 전에 시리즈로 방영된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에서 필자에게 생생한 감동을 선사했던 장면이 하나 있다.

당시 이순신 장군의 부하들은 적개심에 사로잡혀 일본군 포로를 고문하는 등 각종 가혹행위를 감행했지만, 이순신 장군은 그것을 금지시켰을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일본군 포로에게 “그 동안 가족과 떨어져 이 먼 곳에 와서 고생이 많았겠구만!”하고 다정하게 말을 건네며 술을 따라주는 모습까지 보여주었다.

타의에 의해 어쩔 수 없이 전쟁에 참가하고 이미 대항할 힘을 잃은 일본 포로를 가혹하게 대하는 것은 필요하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인본주의적인 자신의 신념에도 어긋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한 나라·한 민족에 속해 있으면서도 사상·학벌·정치 성향·출신 지역 등 각종 요소에 따라 파벌을 형성하는 요즘의 세태와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사례로써, 우리는 여기에서 각종 조건들을 뛰어넘은 이순신 장군의 보편적 인간애를 발견할 수 있다.

모두 각자의 생활에 바쁘고 주위를 둘러볼 여유가 부족하겠지만, 사소한 요소들에 의해 화합하지 못하고 구성원 간 애정이 부족한 지금의 이 사회가 외세의 침입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기 위해 자발적으로 싸우려는 마음을 갖게 할 수 있는 따뜻하고 아름다운 사회로 변모할 수 있도록 이웃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을 키워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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