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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사랑의 모자뜨기

2017년 01월 19일(목) 14:01 [(주)온양신문사]

 

↑↑ 이혜상(용화고 학부모)

ⓒ 온양신문

“엄마, 뜨개질 하실 줄 아시죠?”
“응, 엄마가 수세미 뜨는 것도 보았잖아. 근데 왜?”
“아니 학교에서 신생아 살리기 모자 뜨기를 한다고 해서 참여하려고요. 금요일까지 1만 8천 원을 내면 된다네요.”

올해 고등학교 1학년인 아들녀석이 겨울방학전에 한 얘기다.
아! 그거였구나. 그렇지 않아도 전날 컴퓨터 앞에 앉아서 매년 해오던 년중 행사라 찾아보고 있었는데, 어쩐 일인지 컴퓨터가 자꾸 다운되는 바람에 하지 못했는데 아들녀석이 얘기를 한다 뜻이 통했나?

“엄마는 바늘이 있으니까 실3개짜리로 주문해”라고 흔쾌히 승낙을 하고서 다른 반의 자모와 통화를 해보았더니 1학년 8반의 여학생이 좋은 일에 뜻을 같이 하자고 일일이 반을 돌아다니며 홍보를 했단다.

학교측에서도 기특하기도 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것에 앞장서는 아이들의 모습에 적극 도움을 주기로 했단다.

그리하여 28명의 1학년 아이들이 동참을 한다고 한다. 요즘에는 우리 때와는 달라서 손 글씨도, 젓가락질도 서툴지만 하겠다는 그 마음이 얼마나 예쁜가? 아마도 몇몇을 제외하고는 엄마나 아님 주위의 도움을 받아야 모자가 완성될 것이다.

그래도 여학생들은 배워가며, 엉켜가며 어느덧 완성은 하겠지만 우리아들 같은 남학생은 과연 코나 잡을 수 있을까? 본인이 해보겠다고 덤비기는 하겠지만 아마 이내 나가떨어질 것이다.

그러면 어쩌랴 나눔을 실천하겠다는 예쁜 마음과 조금이라도 저 먼 이국 땅에서 단지 가난한 나라에 태어났다는 이유 하나로 채 피워 보기도 전에 죽어가는 신생아를 살릴 수 있는 길에 일조 하겠다는 마음을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있을까?

며칠 후 집에 가지고 온 색색의 예쁜 실을 보자니 아이들의 예쁜 마음이 오버랩되면서 가슴이 뭉클해진다.

가뜩이나 어지러운 시국에 예년보다도 기부금도 많이 줄었다고 한다. 시험도 끝이 나고 이제 곧 방학이니 추운 겨울에 따뜻한 마음을 담아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해서 완성한 모자가 이 겨울을 춥지않게 녹여줄 것이다.

먼 이국 땅의 이름도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보내준 모자를 받은 아이의 엄마는 얼마나 고맙고 기쁠까? 소중한 아기의 목숨을 지켜준 고마운 모자. 1회성의 반짝 행사가 아닌 매년 이어져 졸업 때까지 쭉 아름다운 마음이 다하기를 바라본다.

우리지역에서 ‘용화고’ 하면 다른 얘기를 들어보기전에 색안경을 낀 눈으로 좋지 않게 보는 경향이 대다수이다.

그렇지만 이제는 예전과는 다르게 많은 변화와 거듭남으로 달라지고 있다. 이번 일을 보더라도 스스로 앞장서서 이렇게 함께 나눔을 실천하자는 예쁜 마음씨의 여학생과 기꺼이 동참해주는 아이들도 많이 있다.

비록 28명으로 시작하지만 내년에는 좀 더 많은 학생들이 함께 하리라고 믿는다. 변화하고 있는 용화고에 많은 지지를 보낸다. 용화고 파이팅!!!!!!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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