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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님 손을 잡고 용왕님께 길을 물어

김민우 아산세무서 정보팀장

2017년 01월 09일(월) 11:03 [(주)온양신문사]

 

↑↑ 김민우 아산세무서 정보팀장

ⓒ 온양신문

ㅡ프롤로그ㅡ

이글은 3년 전 젊은 부부가 5살 어린 딸아이의 급작스런 죽음을 앞에 놓고 고스란히 견디어 내야했었습니다.

그 아픔을 대신해 제가 남아 있는 자에 대한 위로와 가슴에 묻은 어린 영혼에 대한 명복을 빌어주는 마음으로 쓴 헌시입니다.

제가 쓰면서도 요즘 가끔 읽으면서도 눈물을 펑펑 쏟아내곤 합니다.

개구져도 좋고 공부 못해도 상관 없고 그저 아프지 않고 곁에 있어 주기만 해도 좋은 게 자식입니다.

이글 한번 읽어보시고 엄마·아빠의 모든 욕심과 과한 기대 다 내려놓으시기 바랍니다.



천사님 손을 잡고 용왕님께 길을 물어

그 어둔 안치실에 너를 두고
다리 뻗고 잠을 청했던 이 아빠를 용서해라
그 좁고 차가운 냉장실에서 행여 울며 너 떨고 있을 때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며
숟가락을 입에 댄 이 엄마를 원망해라.
부모를 여의는 것이 하늘이 무너짐이라 하거늘
너를 보낸 내겐
천붕 (天崩)이란 말조차 가슴에 와 닿지를 않는구나.


아침 해에 빛나던 이슬처럼
그 맑은 눈망울 가득 아빠를 채워주던 너!
쟁반을 구르는 옥구슬처럼 밝은 목소리로
이 아빠를 불러주던 네 목소리!
하루를 보낸 이 아빠를 위로해주던
그 작고 촉촉했던 우리 아가 작은 입술!
아가야 아가야 아가야
이 아빤 어쩌라고 엄마는 어쩌라고~~


너 처음 태어나
내 자식이란 걸~ 내 피붙이란 걸~
가슴시린 서러운 사랑을 ~
느끼게 해주었던 것이 엊그제인데
어느새 너 먼저 그 멀고 낯선 길을 떠난다니
차마 눈뜨고 네게 안녕을 고할 수가 없구나
이젠 널 보내려 한다.


그 어둡고 추운 곳 안치실 구석에
널 더는 둘 수가 없어 보내긴 해야 하는데
그 뜨겁고 달아오른 용광로 같은
화장터의 불길은 대체 어쩌란 말이냐
아가야 내 아가야
함께 가주지 못하는 아빠를 용서해다오
뜨건 불길을 막아 안아주지 못하는 엄마를 원망해다오


울다 지쳐 한줌 가루가 되어 너 나오거들랑
타들어가 쪼그라든 이 아빠 가슴에 차마 다 묻을 수가 없어
하늘 넓고 햇살 가득한 저 바다 멀리 날려 보내주려니
천사님 손을 잡고 용왕님께 길을 물어
너만이 아는 너 가고자 하는 그 길 찾아 가려므나
이제 아빠는 네 손을 놓는구나
정신 똑바로 차리고 엄마 없고 아빠 없는 너만의 그 길을
행여 나쁜 사람들 있을지 모르니 부디 조심하고
찻길 잘 건너 편히 잠들 수 있는 곳 찾을 때까지
우리 아가 잘 가거라


귓가에 스치는 바람소리에 네 목소리 들릴 것 같고
지나가는 노란 유치원버스 볼 때마다 너 내려 안길 것 같고
잠결에 “아빠 물 줘”하며 찾을 것 같아
이 아빠 살아남아 있음이 고통스럽겠지만
우리 아가 그 곳 잘 찾아 편히 잠들 때까지
꼭 꼭 함께 해주련다


배가 아파 그랬는지 머리아파 그랬는지
너를 두 번 죽일 수 없어 칼을 차마 못 대고
그냥 보내주려 하니


이 다음에 꼭! 이 다음에는 꼭!
아빠랑 그 곳에서 다시 만나거들랑
왜 그렇게 서둘러 먼저 떠났는지 무엇이 그리 급했는지
이 아빠한테 꼬옥 말해 주려므나
그리고 우리 잡은 손 다시는 다시는 놓지 말자꾸나 아가야


행여 엄마 아빠 보고 싶고 생각나거들랑 그쪽 북쪽에서
해 뜨는 남쪽으로 저 멀리로 눈을 들어 보려므나
언제나처럼 이제 아빠가 보일거란다


사랑한다! 건강하구! 밥 잘먹구! 천사님 말씀 잘 듣구!!
못난 아빠를 대신해 무심야월 기도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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