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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인형의 온양후배들에게 그리운 고향의 향기여 며칠 있으면 에드몬톤으로 떠난다. 이민병을 앓던 곳이다. 이민이란 하나의 열병 같은 것이다. 나무를 옮겨심는 절대절명의 결단이다. 어린나무일수록 뿌리 뻗기가 쉽다. 30년전의 이민이란 크나큰 모험이었다. 윷판을 나는 윷놀이다. 모가 아니면 도도 나오고 개도 나온다. 딱한번 던져야 된다. 사전답사처럼 그곳에 가 살아보고 나서 좋으면 선택하는 그런게 아니다. 죽기 아니면 살아남기식으로 떠났다. 코리언이 설자리가 있을까. 문화가 다르고 언어가 다른데 과연 적응할 수 있을까. 형제와 부모들이 사시는 생활 터전을 버리고 막상 떠나서 무얼 해먹고 사나? 뭐 이런저런 생각은 사치였다. 내가 해병대를 사랑하고 큰 신뢰감을 보내는건 간단하다. 해안상륙을 하고 거점을 확보한 후 교두보로 연결시키는 그 투지력에 있다. 어려우니까 해내고 마는 그 패기에 있다. 이민 초기 몇 년간은 해안상륙 같은 과정이 나온다. 그때에 문화충격이 온다. “이거 잘못 왔지? 살기 좋은 내 나라, 부모형제 버리고 코쟁이 땅에서 이런 설움을 받다니.” 대게 5년안에 밀려오는 향수병에다 직업마저 시원찮으면 친정집을 그리게 된다. 향수병이 심해지면 고향생각만해도 눈물을 줄줄 흘리는 우울증에 걸린다. 우리뿐 아니라 인간들에겐 공통된 욕구가 있다. 오면 가고싶고, 떠나면 다시 돌아오고 싶다. 어느 핀란드에서 건너온 분이 쓴 에세이가 떠오른다. 꽃피는 봄날이 찾아오면 맑은 유리컵을 일부러 깬다. 자기 고향에서 이맘때쯤이면 유리컵 깨지는 소리처럼 얼음이 터져 녹는 소리가 밤새도록 며칠간이나 계속된다고 한다. 유리컵을 깨면서 향수에 젖었을 핀랜드인이 이해가 간다. 그리운 고향의 향기여! 산새 소리를 들으며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진달래가 한참인 맹사성(孟思誠)의 옛집을 찾는다. 조선왕조때 청렴결백한 명재상이시다. ‘태종실록을 집필하신 분이다. 내고향에는 이순신 같은 백의종군한 분이나, 우의정을 지내신 가난한 맹사성이 태어나서 큰 자부심을 나눠준다. 무엇보다 직접 심으신 360여년이 넘은 두 그루의 은행나무이다. 엄청난 둘레와 10미터가 넘는 웅장한 자태에 감탄하게 된다. 고결한 지조와 청렴결백하신 양심앞에 오랫동안 서성거린다. 해외로 나가 저 은행처럼 3세기가 지난 후에 우리들의 코리언이 캐나다란 제2조국을 이끌어 나갈 수 있을까? 그러니 이민이란 한낱 계산도 아니고 감상적인 현실도피는 더군다나 아닌 것이다. 간혹 향수병에 걸린 분이 있다면 한번쯤 찾아와 세속적인 욕심을 버리고 지혜의 큰 눈을 떴으면 싶다. 이민병과 향수병이란 같은 뿌리로 연결되어 있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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