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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더도말고 덜도말고 너만 닮아라'

아산세무서 김민우 정보팀장

2016년 09월 13일(화) 11:42 [(주)온양신문사]

 

↑↑ 아산세무서 김민우 정보팀장

ⓒ 온양신문

저 멀리 휘영청 밝은 한가위 보름달이 삽살문 안으로 들어오면 어머니는 댓돌에 흰 사기대접 가득 정화수 올려놓고 두 손 모아 정성을 들인다.

내 자식 잘되라고‥아프지 말고 건강하게 자라달라고‥공부 열심히 해서 출세하라고‥
나처럼 살지 말구 배불리 먹구 살게 해달라고‥ 형제간에 우애있으라고‥

그러나 어머니의 지극정성으로 달님께 들어달라던 소원은 효험이 그다지 성과가 없는 듯 하다.

유난히 비리비리 몸이 약해빠져 어머니 가슴을 아프게 했고, 공부는 기대만큼 따라가질 못했으며, 형제간 우애 또한 나의 부덕과 불찰로 돈독하진 못한 것 같다.

그럼에도 웃지 못 할 어머니의 소원하나 이루어진 게 있으니, 뺀질이 같은 이 아들놈 땜에 속 썩으실 때마다 "너 닮은 아들 낳아서 속 좀 썩어봐라" 하시던 한탄 같은 기도는 달님께서 즉각 수용해 주신 듯하다.

다른 건 다 제쳐놓더라도 내 어릴 적 엄마 아버지가 회초리를 들고 바지를 걷어 올리라 하면 다른 동생들은 "잘못했어요!"라고 손발이 닳도록 빌거나 막내 여동생은 아빠 품으로 파고들어 아양을 떨며 결국 아버님의 헛웃음으로 용서를 받곤 했지만

이 몸! "그래 한번 죽여보세요!" 하듯 눈 딱 감고 종아리에 핏자국이 늘어나도 신음소리 한번 안내던 독종이었다. 그땐 내가 아버지를 이겼다고 생각했었다.

20여년 전 딸 둘이 투닥거리고 다투기에 첨으로 나무젓가락을 들고 엄포성 맴매를 위해 손바닥을 내놓으라했다. 작은 녀석은 여지없이 젓가락 회초리가 손에 닿기도 전에 “아퍼 아퍼”하며 도망을 간다.

큰애!!! 이 인물이 문제였다.
예의 제 애비를 흉내 내듯 꽉 다문 입으로 손을 쭈욱 내민다.
순간적 고뇌를 뒤로하고 애비로서의 위엄과 내뱉은 말에 대한 책임으로 그 여린 손바닥을 정밀타격 했다.

하나 둘‥ 잘못했다고 하면 그만하겠다 했지만 이 독종은 서러움과 노여움에 이빨을 악다물고 눈물을 펑펑 쏟으며 버틴다.
아~~~!
아버지 이럴 땐 소자 어찌해야 하오리까? 결국 난 두 손 두 발 다 들었다.
어머님의 기도는 이루어졌고 난 부모님을 아프게 한 죄를 받고 있는 것이다.

그 애가 3살! 아장아장 걸음마할 무렵 원에 의해 서울에서 충청도 홍성으로 발령받아 근무할 무렵이었다.

우리 애들이 가끔 사무실 잔디밭을 아장아장 걸어다니며 놀던 때가 있었는데‥놀란건 그 애를 보는 대부분의 직원들이 녀석만 보고서도 김 아무개 딸이구나~ 할 정도로 나를 빼닮았다.

웨이브진 반곱슬머리ㆍ작은 키ㆍ잘 안 생긴 미모ㆍ고집불통ㆍ결벽에 가까운 완벽주의!
큰 딸과 나는 그렇게 어머님의 소원대로 부녀지간이라는 혈연으로 맺어졌다.
자식을 낳는 건 부모님께 불효한 벌이란다.

어머니 아버지 죄송합니다!!!
이른 출근에 음악을 들으며 커피한잔 하자니 추석명절을 앞두고 옛일이 떠올라 몇 자 옮겨 보았다.

내일 모레 추석이 오거들랑 나도 베란다 창틀에서 달님 보며 기도해 보련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네 자식들은 너만은 닮지 말아라!"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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