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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9호 (00. 7. 20.목) 50년만의 기적같은 상봉

2007년 06월 11일(월) 22:28 [(주)온양신문사]

 

 

50년만의 기적같은 상봉

장순선씨 6 ․ 25때 헤어진 오빠 장광여씨 찾아

 

  6 ․ 25가 나자마자 18연대 공병대 군속이었던 아버지가 총살당하면서 집안은 쑥대받이 되었다. 1 ․ 4 후퇴때 오빠 장광영씨가 먼저 피난을 떠났고 남아있던 장 할머니는 마을사람들과 함께 마지막 배에 몸을 실었다.

그렇게 남매는 기약도 없이 생이별을 했다.

장 할머니는 나이 스물한살에 온양에 시집와 1남3년를 두었다. 이렇다할 피붙이가 없어 장 할머니는 온 정성을 다해 남편을 섬기고 자식들을 돌보면 화목한 가정을 꾸렸다.

손자도 여럿 두었다.

그러던 지난해, 남편 길희태씨의 갑작스런 교통사고 사망소식. 임종도 지키지 못한채 남편을 먼저 떠나 보내야 했다.

남편의 빈자리를 대신해 가족과 남편에 대한 그리움이 하루하루 가슴에 더욱 사무치기만 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장 할머니의 막내딸 길윤경(32)씨.

지난 86년 대대적인 이산가족찾기 운동 때에도 결국 만나지 못했던 외삼촌이 왠지 살아있을것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그녀는 남편 김현일(36)씨에게 넌지시 의중을 건넸다. “한번 알아나 볼까?”

김씨는 경찰로 근무하는 친구에게 「장광영」이라는 이름을 의뢰하고 전국에 120명이라는 동명이인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중 외삼촌의 나이와 거의 일치하는 서울 용산에 거주하는 한사름을 골랐다. 운명적인 선택이었다. 곧바로 서울114에 문의해서 「정광영」씨의 집에 전화를 걸었다.

“실례지만 고향은 황해도 웅진이고 장순선이라는 여동생이 혹시 있지 않나요?”

정말 순식간에 일은 벌어졌다. 「맞다」는 것이다. 전화를 끊고 바로 어미니께 이사실을 알렸다. 그리곤 1시간이 넘는 전화통화로 남매임이 확인됐다. 전화통을 붙잡고 통한의 세월을 뒤로 하고 하염없이 눈물을 지어야 했다.

그날 밤 서로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우고 장광영 할아버지는 그다음 날인 6월 24일 첫기차를 타고 온양에 내려왔다.

부인과 딸 하나로 단촐한 식구였던 장 할아버지는 한꺼번에 동생과 조카, 손자들을 얻어 그 기쁨은 이루 다 말할 수가 없었다.

지나온 세월만큼 서로 주름 깊게 패인 얼굴을 쓰다듬으며 부둥켜 울 수 밖에 없었다.

장씨 할머니 집은 오랜만에 큰 잔치를 열었다.

  비록 하룻밤의 짧은 만남이었지만 장씨 가족은 세상 그 무엇보다도 소중한 기억으로 서로의 가슴에 얼굴을 새겼다.

<장인영 기자>

온양신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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