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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 갑자기 목이 '뎅겅' 잘린 그대

[기자칼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2015년 11월 13일(금) 09:57 [온양신문]

 

ⓒ 온양신문

최근 온천대로를 통해 예산 방향에서 온양고 앞을 지나 시내로 진행하던 많은 내·외지인들은 갑자기 뻥 뚫린 시야에 의아해 하다가 곧바로 목이 잘린 가로수를 발견하고 혀를 끌끌 찬다.

당초 이 거리에 서 있던 가로수는 플라타나스와 목백합 등으로 수령이 40년 이상인 것이 대부분이다. 오랜 세월 시민들과 함께 해온 가로수지만 어느날 갑자기 목이 뎅겅 잘린 모습으로 우리들 앞에 서있어 낯설기도 하지만 서글픔을 안겨주기도 한다.

이는 아산시가 추진하는 ‘온천대로 가로수 갱신사업’에 의한 것으로 이 사업은 현재의 목백합 111주를 이팝나무 135주로 대체하는 사업으로 대상구간은 온양고-온양관광호텔사거리 구간과 건강보험공단-동천사거리 구간이라고 한다. 시는 이를 위해 9억 원의 예산을 들여 오는 12월말까지 도시녹화사업반을 투입, 수목을 제거하고 도급을 통해 대체수목을 식재한다는 계획이다.

수령 40년 이상의 고목에 대해 보존이나 이전조치 없이 제거하는 것에 대해서는 △노령화로 인한 수세 약화로 태풍 등 재해발생 시 쓰러질 위험이 있고(주변 사유재산 피해 및 인명사고 야기의 위험성이 있고) △가로수의 50% 이상이 수피 손상 및 수형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으며 △대형목으로 매년 전지작업(가지치기) 비용이 발생하고 △상가 및 민가의 창문 가림 및 뿌리 돌출로 인한 인도파손 등 민원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내년 전국체전을 앞두고 중심축인 온천대로변 노령목으로 인한 관광도시 이미지 손상을 주요 이유로 내걸었다.

시는 이번 수목 갱신으로 재해의 사전 예방, 통일성 있는 가로경관 조성으로 2016년 전국체전 대비 쾌적한 관광도시 아산 이미지 제고에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전격적인 수종갱신에 대해 많은 시민들이 아쉬움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곳의 가로수는 지역 주민들과 단순히 십 몇 년을 같이 한 것이 아니라 거의 한 세대를 아우르는 40년 이상을 함께 한 나무들이기 때문이다.

사치스럽다는 이야기가 나올지는 몰라도 오랜 세월 시민들과 함께 한 나무와 시민들의 작별을 고하는 이벤트라도 있었다면 어느날 갑자기 목에 뎅겅 잘린 채 서있는 가로수를 보면서 혀를 차는 일은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제 이 나무들이 뿌리째 뽑혀 나가고 그 자리에 화려한 이팝나무가 대신 자리를 차지하고 매년 봄 하얀 꽃을 피운다면 그 또한 아름답다 할 것이지만, 지금은 장년층이 된 시민들의 추억은 다시 돌아오지 않는 시간의 저편에서 소리죽여 흐느낄지도 모를 일이다.

오랜 세월 같이한 추억과 이별을 위한 얼마간의 시간이라도, 나무들을 위로하고 함께 선 몇 컷의 사진을 찍을 기회라도 주고 잘라버렸으면 아쉬움이라도 덜하겠지만…… 대체 인간이란 왜이리도 잔인한가. 자신들의 이해관계에 저촉된다면 가차없이 잘라내고, 뿌리뽑고, 불살라버리는 몰인정함이 혐오스럽기만 하다.

한편, 대체수목으로 이팝나무를 선정한 것에 대해서는 일단 긍정적이다. 나무가 지저분하지 않고 말끔하며 매년 5~6월 경에 피는 하얀 총채모양의 꽃은 눈이 내린 것처럼 아릅답기 때문이다. 전국 곳곳에서 이 이팝나무로 가로수를 대체하는 것이 추세이기도 하다.

이 나무에 ‘이팝나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개화시기가 춘궁기인지라 어려웠던 시절 하얗게 핀 이 꽃을 보면 마치 쌀밥(이밥)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 이 꽃이 피는 시기가 매년 입하(立夏)를 전후하기 때문에 ‘입하나무’라고 부르다가 ‘이팝나무’로 변했다는 설이 있다.

하얗게 갈라진 모양의 꽃이 진 후에는 까만 열매들이 매달리는데 이 열매는 노화를 억제하는 효능이 있다해서 약재로 쓰이고, 어린 잎은 나물로도 먹는다고 한다. 그러나 부작용도 있다하니 약재의 효능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하는 일반인의 채취 및 식용은 금물이다.

현재 아산시는 국도 39호선을 비롯한 17개 노선에 이팝나무를 심어 관리하고 있다. 특히 아산대교~인주 공세리 구간이 대표적인 구간으로 매년 봄 가로수에 핀 하얀 꽃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이팝나무가 아무리 아름답다한들 오랜 세월 우리와 함께 해온 목백합 만 할까? 작별의 시간도 없이 잘려나간 그네들이 아쉽고, 아쉽고, 아쉽기만 하다. 햔재 목이 잘린 나무 몇 그루 만이라도 살려서 온천천 발원지점인 온양관광호텔 뒤 공원에 옮겨둘 수는 없는가.

ⓒ 온양신문


↑↑ 국도 39호선의 이팝나무 가로수

ⓒ 온양신문

임재룡 기자  skyblue62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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