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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다운 사람이 잘사는 사회 김종욱(영인면 아산리)
모두들 새 즈믄해의 첫 해돋이를 맞이하기 위해 바다로 산으로 혹은 밀리는 도로의 차안에서 설레임과 짜증을 느끼고 있을 즈음 이 곳 시설채소 농사를 짓고 있는 작목반원들의 손길은 새로운 씨앗을 뿌리기 위해 천여평의 너른 현대식 하우스 안에서 한겨울답지 않은 땀방울을 흘리며 열심히 밭을 갈고 잘게 부수어 생물이 살기 좋은 땅을 고르기에 여념이 없다.
지난해 연말까지만 해도 밀린 농자금에다 국가경제위기의 여파로 위축된 소비로 인해 매출이 줄고 설상가상으로 물난리로 작물을 모두 뽑아야 하는 아픔을 겪으며 이자까지 연체되어 빚 갚을 걱정에 한숨만 쉬던 사람들이었는데, 새해 첫날 아침부터 부지런히 다음 농사를 시작하는 것을 보니 “매일 매일을 운명을 결정지을 날처럼 열심히 살아라”던 몽테뉴의 말이 생각난다.
변함없이 이어지는 하루하루의 연속이건만 지나친 의미부여가 또 다른 불평등을 조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한세기 전 붕당의 혼란으로 나라를 송두리째 빼앗기는 아픔을 우리 겨레 모두에게 안겨 주었듯 지금 나만의 이기가 또 다른 민족의 슬픔으로 잉태되지 않을까 심히 걱정스럽다.
다행히 자기 맡은바 업무에 충실한 많은 다수의 사람들이 있기에 우리사회의 건강성은 다소 유지되고 있을 것이다.
자기일에 열심히 노력하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대접받고 잘 사는 나라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한창 입시원서쓰기에 바빴을 교사들을 생각하며 높은 점수(꼭 우수한 머리라고 생각은 않지만)가 꼭 법대 상대 등 대접받고 돈 잘 버는 학과에 몰리는 것보다 창조적인 일을 하여 사회의 생산성을 높이고 인생의 깊이를 더하는 기초과학이나 예술창작쪽으로 진출하였으면 좋겠다.
그래서 대학졸업장이나 출신대학이 출세를 위한 보증수표가 되는 사회가 아니었으면 좋겠다.
더 이상 남을 이기고 올라가서 잘사는 사회가 아닌 모두가 자기 일을 열심하여 함께 잘사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젊은 나이에 하던 일 팽개치고 논밭 팔아 증권사 객장에 진을 치지 않아도 되며 어려운 이웃과 함께 마음을 나누는 “사람다운 사람”이 모여 사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새로운 천년의 벽두에 감히 바라며 나만의 넋두리가 아니길 꿈꾸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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