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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산만들기] 천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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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학교 아산학연구소·온양신문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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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09월 04일(금) 14:52 [(주)온양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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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牙山)의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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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천경석(아산향토연구회 / 온양여고 교사) | ⓒ 온양신문 | ‘아산(牙山)’은 무슨 뜻일까? 우리 아산시의 이름인 ‘아산(牙山)’의 유래에 대해 살펴보고자 한다. 일반적으로 아산은 어금니 바위에서 비롯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정말 그러한가?
오래 된 지명의 유래에 관해서는 여러 가지 설이 있을 수 있다. 금방 이해가 되는 경우도 많지만 근거가 전혀 없는 이야기도 있고 ‘어거지’로 갖다 붙인 경우도 있다.
또 대개는 후대에 기록된 한자어를 풀어서 마치 그것이 당연한 정설인 것처럼 힘주어 말하는 경우도 많다. 특히 어느 정도 지식이 있는 분들일수록 그런 경우가 많다. 마을이나 지역에서 유식하다고 알려진 분들이 그렇게 말씀하시니까 일반 주민들은 또 그것이 맞는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있다.
어쨌든, 어떤 면에서는 그렇게 여러 가지 설이 전해지는 것이 자연스럽고 재미있는 일이기도 하다. 이야깃거리를 더 풍부하게 한다는 면에서는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다.
아산시 지역에 대해 공부하고 있는 필자는 우리 고장의 지명에 대해 관심이 아주 많다. 그 마을, 그 지역의 특징을 한 마디로 알려주기 때문이다. 꽤 오랜 기간 동안 계속해서 지역을 돌아다니면서 생각해보고 있지만 여전히 그 의미나 유래에 관해 모르는 곳이 매우 많다. 그래서 늘 궁금하다.
가장 정확한 방법은 마을이나 지역이 처음 생길 당시에 사시던 분들께 여쭙는 것이지만 그렇게 할 수는 없는 노릇이니 참 갑갑하기만 하다. 그저 끝없이 생각하고 알아보고 찾아보고 있다.
본론으로 가자. 아산(牙山)과 관련된 기록으로 현재 가장 오래된 자료는 고려 중기(1145년)에 편찬된 ‘삼국사기’이다. 백제 때 아술현(牙述縣)이라 했으며 백제 멸망 후 통일신라에서는 음봉현(陰峰縣)으로 바뀌었고 음잠현(陰岑峴)이라고도 했다는 내용이다. ‘牙山(아산)’이라는 이름도 ‘삼국사기’ ‘백제본기’에 처음 등장한다.
조선 전기(1451년)에 편찬된 ‘고려사’ 등에 따르면 고려 초에 인주(仁州)라 했고 별칭을 ‘영인(寧仁)’이라 했으며 현종 9년(1018)에 아주현(牙州縣)로 바꾸었다.
이후 조선시대에 이르러 태종 13년(1413)에 아산현(牙山縣)으로 바뀌었고 현을 모두 군으로 바꾼 고종 32년(1895)에 아산군이라 하였다. 물론 이때의 아산군은 통합 이전의 아산군, 즉 지금의 염티읍·영인면·인주면·음봉면·둔포면 지역을 관할 구역으로 하는 조선시대의 아산군이다.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지만, 백제 이래로 별개의 행정구역이었던 온양군·아산군·신창군을 일제강점기였던 1913년 말에 통폐합했다. 하나로 만들어진 그 군을 1914년에 아산군이라 했다.
한자로 기록된 아산(牙山)의 최초 한자어 이름은 아술(牙述)인데 아술은 무슨 뜻이며 왜 아술이라 했을까?
아술은 우리 옛말 ‘엄술(또는 엄수리)’(추정)을 한자로 기록하면서 뜻을 빌리고(훈차) 소리를 빌려(음차) 표기한 것이다. 즉, 어금과 마찬가지로 으뜸을 가리키는 우리말 ‘엄’을 牙(아)로 훈차하고, 산을 뜻하는 우리말 술(수리, 수루)는 그대로 述(술)로 음차한 것이다. 이때 산은 영인산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실제로 엄술 지역, 즉 영인면을 중심으로 한 인근 지역에서 가장 크고 높은 영인산을 ‘으뜸이 되는 산’을 뜻하는 엄술이라 일컫고, 엄술을 영인산 일대에 자리 잡은 지역을 가리키는 이름으로 쓰게 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다만 백제 당시의 발음이 지금과 어떻게 다른지는 알 수 없다. 한글이 없을 때이니 그 엄술 또는 엄수리를 한자를 빌려 기록하면서 牙述(아술)이라 하였다.
산(산꼭대기)을 뜻하는 우리말 ‘술(수리)’은 ‘수르’나 ‘수루’에 가깝게도 발음하였을 것으로 본다. 한편 지금의 수레에 해당하는 옛말은 술위(수뤼, 수래 등)였다. 결국 두 음이 비슷하였기 때문에 산을 뜻하는 술(수리)를 한자로 적으면서 뜻을 빌려 수레 차(車)자를 쓰는 경우가 많았다. 가장 가까운 예가 공주와 천안 사이, 금북정맥의 차령(車嶺)이다. 이 고개도 우리말로는 ‘수리티’나 ‘수레너미’ 또는 그와 비슷한 이름으로 불렀을 것이다.
가까운 영인면 신현리의 ‘현’은 한자어 이름 차현(車峴)에서 온 것이다. 영인면 신현리와 인주면 냉정리 사이를 넘어 다니던 이곳의 두 고개 역시 수레너미(수루너미, 수레너머)인데 한자어로 기록하면서 차현이라 했고 그 아래 마을의 이름은 차현리라 했다. 이 수레 차(車)로 인해 그 뒤에 ‘수레가 넘어 다녔다’는 이야기가 덧붙게 되었고 그 이야기가 정설인 것처럼 왜곡되어 있다. 물론 그 고개로 실제 수레가 넘어 다녔다고 해도 원래는 산을 뜻하는 술(수리)에서 비롯된 고개 이름이다.
차(車) 보다는 수가 좀 적지만 독수리 등의 수리에 해당하는 鷲(취)자를 쓰기도 하였다. 신창면 읍내리에서 동쪽의 남성리 찬우물(차나물, 처너물)로 통하던 고개를 요즘 주민들은 쓰리고개라고 한다. 조선시대의 자료들에는 鷲峙(취치)라고 기록되어 있고 우리말로 수리고개(또는 슈리고개)라고 하던 곳이다. 신창 읍내리에서 북동쪽으로 불과 1㎞ 남짓한 곳에 위치하고 주요 교통로였던 곳이다. 위치와 지형으로 볼 때 맹금류의 새 종류인 수리와는 관련이 없다. 역시 산줄기를 넘는 고개여서 수리고개라 했다.
아산의 옛 우리말 이름이 엄술(또는 엄수리)이었다는 것은 백제의 아술이 바뀐 통일신라 시기의 이름 음봉(陰峰)이나 음잠(陰岑)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陰(음)은 엄술의 엄을 음차한 것이니 백제 때 아술의 아는 우리말 ‘엄’을 훈차했던 것임을 알 수 있다. 뜻을 빌린 牙(아) 대신 이번에는 음을 빌린 것인데 한자 엄을 쓰지 않고 음을 쓴 것으로 보아 당시에는 ‘엄’이 ‘음’에 가깝게 발음되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뒤의 ‘봉’이나 ‘잠’은 봉우리를 말하니 산을 뜻하는 술(수리)을 훈차한 것이다. 백제 때의 아술과는 음차와 훈차의 앞뒤가 바뀐 셈인데, 백제 아술 중 述(술)이 산을 뜻하는 술(수리)을 음차했던 것이었음도 알 수 있다.
고려시대에는 인주(仁州)를 거쳐 아주(牙州)로 바뀌었다. 조선 초기인 태종 때(1413년)에 아산현(牙山縣)으로 바뀌었는데 아산(牙山)이 공식적인 행정구역 명칭으로 처음 쓰인 것이 이때부터이다.
그러나 그 이전에도 고려 중기에 아주현을 아산이라고도 했음이 확인된다. 1145년에 편찬된 ‘삼국사기’의 ‘백제본기’에는 백제 시조 온조왕이 서기25년 가을에 5일 동안 아산벌(牙山之原)에서 사냥을 했다는 기록하고 있다. 이 기록이 온조왕 때 아산이라 했다는 근거가 되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삼국사기’ 편찬 당시에 아산이라고도 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어쨌든, ‘삼국사기’에 기록된 아산이든 조선 태종 때의 아산이든 아산의 아(牙)는 한자어 아술·아주에서 비롯된 것이고 뒤의 산(山)은 당연히 산을 가리킨다. 따라서 아산시의 ‘아산’과 관련해서는 다음과 같이 결국은 모두 ‘으뜸 되는 산’을 뜻하는 같은 이름이라고 말할 수 있다.
으뜸 산 ▶ 엄술(엄수리) ▶ 아술(牙述) ▶ 음봉(陰峰) ▶ 음잠(陰岑) ▶ 아산(牙山)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면 사실 대로 밝혀야 된다는 입장에서 위와 같이, 아산의 아가 어금니 바위와 관계가 없다고 결론을 짓고 보니 어금니 바위에게 좀 미안하다. 그래서 좀 더 이야기해 본다. 어금니의 어금도 엄과 마찬가지로 으뜸을 뜻하는 말이다. 옛 기록에는 한자어로 부아암(애기 업은 바위)이라 했고 그와 관련된 전설도 있다. 불암(부처바위)이라고 한 기록도 있다.
그 바위를 언제부터 어금니 바위라고 했는지 확인되지 않는다. 일제 강점기인 1919년에 조선총독부에서 발행한 ‘조선지형도’ ‘아산’에도 여전히 부아암(負兒岩)으로 표기되어 있다.
아마도 일제 강점기 쯤에 누군가가 아산의 유래와 의미를 생각하다가 한자 어금니 아(牙)자에 초점을 맞춰 이 바위에 그런 이름을 붙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그래도 이야깃거리가 되니 나름의 의미는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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