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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산만들기] 박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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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학교 아산학연구소·온양신문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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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11월 11일(화) 12:54 [(주)온양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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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산의 지역표상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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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박동성(순천향대학교 국제문화학과) | ⓒ 온양신문 | 일본 동북지방 야마가타현에 있는 텐도시는 온천의 고장이며, 오랜 전통의 메밀국수집, 사과농원 등이 지역의 경제를 뒷받침하는 주요한 품목에 속한다.
센다이 공항에서 비행기를 내려 고속도로를 타고 텐도시로 향하면 지브리 애니메이션 원령공주의 한 장면을 옮겨 놓은 것 같은 태고의 숲을 통과하는 기분이 든다. 동북지방에서도 산이 깊은 야마가타현은 일본인에게 원시림, 신들의 고향, 아이누를 연상시키는 지역이다.
텐도의 이미지에는 온천과 산골도 있지만 가장 쉽게 연상되는 게 뭔가 하고 물으면 대체로 장기말이라고 대답한다.
서양의 체스와 동양의 장기는 기원이 같은 보드게임이며, 그 중에서 일본장기는 가장 정교하고 규칙이 복잡하다. 일본 장기의 프로기사 중에는 연수 수십억을 올리는 사람도 있다. 보드게임 중 여전히 컴퓨터가 프로를 이길 수 없는 유일한 게임이 일본장기이다. 그래서 일본인들은 장기를 전통문화로 자랑스러워 한다.
장기를 두기 위해서는 장기판과 장기말이 필요한데 텐도시는 장기말의 90% 이상을 생산하는 지역이다. 그리고 장기말은 이 지역의 가장 중심이 되는 표상이기도 하다.
과거 텐도시는 빈한한 농촌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지역이어서 장기말을 만드는 산업은 주요한 현금 수입원이었다. 놀거리가 풍부하지 않았던 옛날에 장기는 주된 오락이었다. 특히 군인들이 시간을 보내는 수단으로 장기 이상이 없었다. 그래서 전장에 나간 군인에게 보내는 위문품에는 휴대용 장기도구가 단골이었다. 장기판이야 종이에 그려서 써도 되지만 장기말은 그렇게 간단히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장기말은 꼭 가지고 다녀야 하는 것이었다.
텐도에서는 농한기의 유휴 노동력과 어린 학생들의 노동력까지 이용해서 장기말을 만들었다. 빨리 많이 만들어야 했기 때문에 속도를 높이기 위한 여러 가지 궁리를 해서 기계를 고안하고 스탬프로 글자를 찍는 대량생산 장기가 만들어졌다. 제2차 세계대전 중에 텐도는 일본 유수의 장기말 생산지가 되었다. 그리고 전쟁이 끝난 후에도 장기말의 수요는 크게 줄어들지 않아서 텐도에서는 중요한 지역산업으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텐도가 일본 제일의 장기말 생산지가 되면서 장기는 중요한 오락의 자리에서 점점 밀려났다. 장기가 밀려난 자리를 텔레비전, 비디오 게임 등의 오락이 차지했다. 일본 전체의 장기말 생산에서 텐도가 차지하는 비율은 점점 높아져서 장기말 하면 텐도를 연상하게 되었지만 장기말 산업은 점점 쇠퇴했다. 이윽고 후계자를 구하기 어려워지고 지역산업으로서 장기말 생산이 지속될지도 불투명해졌다.
텐도와 같은 작은 지방도시가 일본 제일이라는 이름으로 불릴 수 있는 아이템은 찾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다. 여기서 텐도 사람들은 장기말을 경제적 가치로만 보지 않고 지역의 표상으로 보기 시작했다.
과거 텐도 지역의 무사들이 내직으로 장기말 제작을 했다는 역사를 발굴하여, 장기말은 전통공예, 일본의 전통문화, 계승해야 할 텐도의 역사라는 면을 부각시켜 중앙 정부의 지원을 받고 지방정부에서도 장기말 표상을 적극 지원했다. 텐도 시가지를 다니다 보면 여기저기에서 장기말을 소재로 한 디자인이 눈에 띈다. 장기말 모양의 우체통, 시가지 각지에 설치되어 있는 거리 안내지도, 맨홀 뚜껑에도 장기말 그림이 있다.
무엇보다도 주민들이 장기말은 텐도의 중요한 표상이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다. 텐도 사람은 모름지기 장기를 둘 줄 알아야 한다고 하면서 학교와 지역사회에서 아이들에게 장기를 가르친다. 아이들은 장기를 배우고 지역의 역사를 배우면서 지역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일본의 텐도 사례를 소개한 것은 물론 아산의 이야기를 하려고 한 것이다. 아산에는 이 지역을 상징하고 중요한 표상이 될 만한 것들이 여러 가지 있다. 외암마을, 맹씨행단, 현충사, 온천 등은 지역의 역사와 전통과 가치를 함께 담고 있는 아이템이다.
아산의 주민들과 아이들은 아산이 가지고 있는 가치를 자주 듣고 배우고 이해하면서 진정 아산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그 가치를 찾아내어서 공유해야 한다. 그 지역 사람들이 자기 고장을 한없이 사랑할 때 비로소 다른 지역 사람들도 그 지역을 좋아하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자기 지역을 진정 사랑하는 사람은 다른 곳으로 이주하더라도 그 지역에 뿌리를 잘 내리고 산다. 아산에서 지역의 진정한 가치를 알고 자랑스럽게 여기며 살게 된다면 그 사람은 이사를 가더라도 아산의 자랑을 간직하고 새로운 지역의 가치를 또 발견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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