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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산만들기] 김일환

순천향대학교 아산학연구소·온양신문 공동기획

2014년 09월 22일(월) 10:49 [(주)온양신문사]

 

충무교육원 이야기

↑↑ 김일환(순천향대 아산학연구소 연구실장/대우교수)

ⓒ 온양신문

염치읍 백암리 현충사 경내에서 벗어난 외곽에 전통 건축양식의 건물로 ‘나라사랑’이라는 현판이 걸린 충무교육원이 있다.

이 교육원은 아산이 배출한 임란영웅 충무공 이순신장군의 충군애국정신을 자라나는 젊은 세대와 교육현장을 지키는 일선교사들에게 확산하기 위해 세운 수련기관이다. 1974년 4월 28일 개원 당시에는 충무수련원이라 불렸는데 1978년 충무교육원으로 개명하고 지금까지 충남도교육위원회에서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충무교육원은 어떤 계기와 과정을 통해 세워졌을까?

5.16 군사쿠데타 이후 새로운 정치권력자로 등장한 박정희 최고회의의장은 1962년 발간된 그의 저서 ‘우리민족의 나갈 길’에서 지나간 조선시대가 많은 ‘악유산(惡遺産)’을 남겼다고 비판하면서도 ‘이충무공과 조선말 의병운동, 동학농민운동’은 ‘국난극복을 위한 애국적 전통’이라고 높이 평가하였다.

이렇게 시작된 박정희 의장의 충무공 숭모사업은 그해 4월 28일 충무공탄신 417주년을 맞아 군복차림으로 현충사를 방문하면서 구체화되었다. 이것을 계기로 현충사 정화사업이 시작되어 사당부지는 기존의 60평에서 500평으로 확충되고 주변 녹화사업이 추진되어 이 일대를 위대한 민족의 영웅을 위한 ‘성스러운 땅’으로 만드는 운동을 일으켰던 것이다.

이에 충남도당국은 4월을 ‘충무의 달’로 4월 28일을 ‘충무의 날’로 제정하고 도내 각급 학교의 학습지도에 반영시켜 충무공의 공덕을 추모하고 민족정신을 앙양토록 하였다.

↑↑ ▲제2대 충남교육감 조중엽(趙重燁)씨

ⓒ 온양신문

이러한 박정희 지도자의 마음을 읽고 발빠르게 충무공정신을 충남교육의 교육지표로 내세운 사람이 당시 충남 제2대 교육감으로 취임한 조중엽(趙重燁)씨이다.

그는 충남공고 교장으로 있다가 충남교육감이 되자마자 ‘국기에 대한 맹세문’을 만들어 학생들이 암송하게 한 인물이었다. 조교육감은 그해 4월28일 박정희 대통령과 김종필 공화당의장이 임석한 충무공탄신제례에 아헌관으로 참여하였다.

이를 계기로 충무공의 애국정신을 교육현장에 확산한다는 명목으로 충무소년대라는 학생단체를 만들어 학생요원을 훈련하였다. 또 충남도교육위원회에서 주관하는 ‘충무상’을 제정하고 시상하였으며 초등학교용 충무체조를 만들어 보급하였다. 1970년 5월에는 제1회 충무정신 방송극 경연대회를 개최하기도 하였다. 이런 일련의 활동은 최고 통치자의 정서에 부합하자는 전략이었다. 충무수련원은 이런 과정에서 탄생하였다.

1971년 2월 박대통령은 연두순시차 충남도청을 방문하였다. 조 교육감은 충남교육 관련 브리핑을 하면서 충무정신을 실천한 모범 충무소년대원의 일화를 감동적으로 보고 하였다.

“지난해 10월 대전중학교 3학년에 재학하고 있던 강석호(姜錫浩)군은 모범 소년대원이었습니다. 그런데 그의 아버지가 부조리한 생활을 해 항시 어린 가슴을 조이고 괴로워해야만 했습니다. 우연히도 강군은 불치의 병마에 걸려서 다시 일어서지 못하게 됐을 때, 병석에서 아버지를 불렀다고 합니다. ‘아버지! 아무리 사회악이 심하다 할지언정 이순신 장군과 같이 나라와 민족을 위해 바르게 살아가주십시오! 그리고 나의 머리를 현충사 쪽으로 향하게 해주십시오.’ 그리고 강군은 숨을 거두었습니다. 아버지는 아들의 피어린 충고를 듣고 학교에 찾아와 두 명의 장학금을 기탁했습니다.”

이 이야기를 보고받은 박대통령은 “가슴이 뭉클해지도록 감격했다”고 하면서 “충무공이 충남 출신이라고 해서 충남에만 국한시키지 말고 그 정신을 전국적으로 파급시키기 위해 살아있는 좋은 교재로 채택하라”고 지시했다. 이 말을 받아 조중엽 교육감이 충무정신을 함양하기 위해 국민정신수련원을 설치하겠다고 요청하자 박대통령은 흔쾌히 수락하고 구체적인 설립계획을 연구하도록 동석한 홍종철(洪鍾哲) 문교부장관에게 지시했다.

↑↑ ▲충무교육원 전경

ⓒ 온양신문

이런 연유에 의해 1973년 12월 충무수련원 설치조례가 제정되었고 이듬해 충무공탄신일에 맞추어 개원하였다. 이날 현충사를 찾은 박정희대통령은 다례행사 후 충무수련원 현판식에 참석하여 자신의 휘호를 새긴 ‘나라사랑’이란 현판을 제막한 후 참석한 인사들에게 칵테일파티를 베풀었다.

이렇게 충무공의 호국정신을 함양한다는 목적으로 설립된 충무수련원은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이유로 개원한 경주의 화랑(花郞)교육원과 함께 국내 최대의 학생수련원으로 평가되었다. 그 결과 1976년에 오면 양 교육기관에서 집단수련을 받은 전국남녀고교생이 2만3천5백20명에 이르렀다.

수련대상은 학도호국단 간부학생들을 우선 선발하였고 남녀고교생 2학년을 대상으로 연중 계속하여 실시되었다. 교육과정은 집단생활을 통해 사회에 봉사하고 협동단결, 강인한 의지와 체력을 키운다는 명분하에 반공안보교육, 새마을 교육, 우리의 민족문화, 국난극복사, 예절지도, 공산주의이론비판 등이 교육되었다. 또 민속놀이, 국토순례 등의 정신교육, 심지어 사격훈련과 무술연마 등의 군사훈련도 실시하였다. 명실공히 유신시대의 이념을 청소년에게까지 확산하는 체제교육의 장으로 이용되었던 것이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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