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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칼럼] 절도범자판기 '현금지급기'

2014년 10월 15일(수) 11:39 [온양신문]

 

금융기관이 창구인력을 절감하고 이용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기 위해 설치한 현금지급기가 당초 의도한 목적 외에 또다른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기자는 지방경찰청과 일선 경찰서 등에서 보내오는 검거보고를 하루에도 여러 건 접하고 있는데 하루가 멀다하고 들어오는 동일한 내용이 하나 있다. 바로 현금지급기 안에서의 절도범을 검거했다는 내용이다.

즉 이용자가 카드를 이용해 현금을 인출해놓고 카드만 뽑아간다든지, 인출기 주변에 지갑이나 스마트폰, 기타 소지품을 놓고 나왔는데 뒤 따라 들어간 사람이 현금이나 지갑, 스마트폰을 발견하고 들고나갔다는 내용이다.

검거보고를 보면 분실자와 습득자의 이름만 다르지 내용은 한결 같다. 나중에 분실자가 실수를 알아차라고 경찰에 신고를 하면 경찰은 현장에 설치된 CCTV 등을 보고 절도범을 특정한 후 해당 금융기관에서 절도범의 카드사용 내역으로 당일 당 현급지급기 사용을 확인한 후 주거지나 근무지에서 검거했다는 내용이다.

이쯤 되면 이용자 편의를 위한 ‘현금지급기’가 아니라 ‘절도범 자판기’, 혹은 경찰관에게 있어서는 ‘범죄자 검거실적 자판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

기자도 지난해 시내 모 은행의 현금지급기에서 앞서 나간 이용자가 떨어뜨리고 간 지갑을 습득한 적이 있는데 사후처리를 위해 곤혹을 겪은 바 있다.

습득하자마자 분실자를 찾아 뛰어나갔지만 이미 사라진 뒤였다. 망연히 서 있다가 근처 경찰관서라도 찾아가려 했지만 경찰서는 너무 멀고, 해당지역을 관할하는 지구대는 어디에 있는지도 몰랐다. 게다가 기자는 몹시 급한 일이 있어서 먼저 처리해야 할 상황이었다. 결국은 개인 일을 먼저 처리하고 주인을 찾아주기로 했는데 어쩌다 일이 늦어지는 바람에 당일 찾아주질 못했다.

그 날 밤 지인들에게 상의하니 열이면 열 모두가 왜 주워왔느냐고 타박이었다. 주인에게 곱게 돌려줘도 그 안에 현금이 있었는데 없어졌다느니 해서 오히려 덤터기를 쓰기가 다반사라는 것이었다. 밤새 불안감에 잠을 못 이루다가 다음날 날이 밝기가 무섭게 지갑을 습득한 지역의 지구대를 파악하고 달려가서 지갑을 제출하며 습득 경위와 기자의 직장, 인적사항 등을 밝히고나서야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이와 관련, 기자는 정부의 국민신문고에 경찰청을 대상으로 민원을 제기했다. 현금지급기 내에서 습득한 것을 넣어두는 습득물보관함을 설치해달라는 것이었다.

즉, 현금인출기 안에서 현금이나 지갑, 스마트폰 등을 습득한 경우 이를 담는 봉투 등을 구비해 습득자의 인적사항과 연락처 등을 적어서 투입하는 습득물 보관함을 설치해달라고 했던 것이다. 아울러 보관함은 해당 은행이나 경찰에서 매일 점검토록 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생활안전국 생활질서과에서는 “검토한 바 현실적으로 불가하다”고 답변했다. 다만 “습득물보관함 설치는 현금인출기를 설치한 기관에서 이용자들을 위해서 설치해야 하며, 관리를 하기 위해서도 여러가지 제반사항 들이 있어야 한다. 현재 바로 설치는 불가능하지만 더욱 고심해 습득물을 쉽게 신고하거나 보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임재룡 기자 / skyblue6262@naver.com

임재룡 기자  skyblue626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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