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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무원 업무미루기’가 사태 키웠다

2014년 08월 29일(금) 15:40 [(주)온양신문사]

 

지난 8월 20일 아산시청은 한 마디로 ‘쑥대밭’이 됐다. 한 40대 농민이 부탄가스와 휘발유가 가득 든 통을 차에 싣고 돌진해 로비에서 시 및 군경과 대치했기 때문이다.

이 사건은 당시 근무중이던 공무원들과 민원인들은 물론 뉴스를 접한 시민과 전국의 수많은 출향인들을 아연실색케 했다. ‘기우뚱 오피스텔’에 이어 출동경찰관의 피살로 전국적인 뉴스를 타더니 또 이런 일로… 망연자실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이 젊은 농민의 행위에 대해 뒷말이 무성하다. 자신의 인생이 송두리째 흔들릴 수도 있는 그런 무모한 일을 욱하는 성질 때문에 벌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마을 주민들은 하나 같이 해당 농민이 ‘고령의 부모님을 모셔가면서 착실히 농사를 짓던 얌전한 사람’으로 증언하고 있는 것이다. ‘오죽 했으면…’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으니 미루어 짐작할 만 하다.

후에 아산시가 내놓은 해명이란 자료를 보면 하나부터 열까지 시의 잘못은 없고(농민이 잘못했고), 농민이 보상에 욕심을 부려서 비롯된 일로 몰아가고 있었다.

폭발 및 인화물질을 가득 품고 시청돌진이라는 경악할 만한 사건을 저지른 근본적인 원인은 ‘침수’인데 그에 대한 상세한 설명 및 반성은 없고 오로지 보상액수에만 초점을 맞춰 ‘적절하게 보상을 해줬는데 그에 불만을 품고 벌인 일’이라고.

그러나 이러한 시의 해명은 공감은 고사하고 오히려 책임 회피 내지는 전가로 비쳐지고 있어 역효과를 내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는 것 같다.

아산시는 지난달 중순경의 집중호우로 인해 큰 홍역을 치렀다. 곳곳이 물난리로 인해 큰 피해를 입었고 그 뒤처리로 민원인간 마찰이 끊이지 않았다.

그 때 복 시장은 민원인이 공무원의 업무미루기로 인해 이 부서 저 부서로 따돌림을 당하는 것을 보고 ‘최초접수자 책임처리제’란 것을 시행토록 했다. 이 ‘책임처리제’ 시행에 앞서 복 시장은 “시민이 주인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업무에 임해주길 바라며 앞으로 업무 미루기 행위가 발견될 경우 엄중히 문책할 예정”이라고 했다는데 과연 그 말이 공무원들에게 제대로 먹혀들어갔는지 궁금하다.

제도시행이 무색하게 이번의 해당 농민은 각 부서 공무원들이 서로 소관이 아니라고 일을 떠넘기는 바람에 무려 20여일 동안 담당자를 찾아헤매야 했다고 한다. 사건 당일에도 이 농민은 시청 인근의 한 사무실에서 오전 내내 시청으로 팩스민원을 보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미 거울은 깨졌다. 농민은 공공기물파괴와 특수공무집행방해 등의 죄가를 치를 것이고 이번 사건의 단초가 됐던 수문은 정비가 될 것이다. 시청의 소관 공무원 또한 어떤 식으로든 문책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뭔가 터져야 일을 제대로 한다는 비아냥이 이래서 나온다. 이렇게 극단적인 방법을 써야만 관심을 갖고 일이 바로잡히는 현실이 안타깝기만 하다.

세월호참사 등으로 인해 정부정책은 안전이 최우선이 됐다. 이번 수해로 한 농민이 큰 피해를 입고 돌이킬 수 없는 인생의 기로에 놓이게 됐는데, 이 또한 면밀히 따지고 보면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

불가항력적인 자연재해라고 책임을 미루지 말고 원인규명을 철저히 해서 책임소재를 분명히 가리는 한편, 차후 유사한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예방과 대비에 만전을 기해야겠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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