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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易地思之’, 새정치민주연합이 새겨야 할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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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6월 17일(화) 16:43 [(주)온양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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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지사지(易地思之)’라는 말이 있다. 상대편의 처지나 입장에서 먼저 생각해보고 이해하라는 뜻으로 맹자의 ‘이루(離婁)’에 나오는 ‘역지즉개연(易地則皆然)’에서 유래한 말이다. 이 말은 처지나 경우를 바꾼다 해도 하는 것(결과)은 결국 서로 같다는 의미의 말이다.
그러지 않고 상대의 생각이나 그런 말을 하는 이유 등은 듣지도 않고 자기 주장만 펼치면서 상대에게만 강요하고 정작 본인은 뜻을 굽히지 않는 경우는 무개념, 이중잣대로 지탄을 받으므로 유의해야 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이번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로 아산시의회의 지형이 ‘확’ 바뀌었다. 종전(제5회) 선거에서는 민주당 6명에 자유선진당 4명, 새누리당 4명으로 일견(一見) 민주당이 다수당을 점한 것처럼 보였지만 후에 자유선진당과 새누리당이 합당하며 ‘6:8’로 처지가 역전돼 사사건건 밀리고(민주당), 누르는(새누리당) 양상을 보여왔다.
아무래도 당하는 쪽에게 억하심정(抑何心情)이 쌓여선지 6월 5일 이른 새벽에 선거결과가 드러날 무렵 새정치민주연합 일각에서는 9:6으로 지형이 바뀐 것을 확인하고는 ‘우리가 당한 만큼 되돌려주자’는 보복성 모의(?)가 살짝 드러나기도 했었다는 전언이다.
그런데 여기서 간과하면 안 될 것은 이번 선거가 최후의 일전이 아니라는 점, 다음 선거에서는 정반대의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점이다. ‘그렇긴 해도 당한 것은 억울하지 않느냐 단지 우리는 우리가 당한 만큼만 돌려줄 뿐’이라고 항의할 수도 있겠지만 그건 잘못된 생각이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이라는 말은 함무라비법전에 나오는 말인데 범죄를 범한 죄인에게 그에 상응한 벌칙을 가하는 원칙을 의미한다. 그런데 여기에서 전제는, 그런 벌칙을 내리는 주관자는 중립의 심판자이지 이해당사자는 아니라는 점이다.
피해자가 처지가 바뀌었다고 해서 가해자에게 자기가 입은 만큼의 동일한 피해를 가한다면 그것은 처벌 받아야 할 또 다른 범죄이지 사회정의는 아니라는 것이다. 심판자는 어디까지나 주민이고 주민들은 이번 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의 생각이 좀더 옳았다는 의미로 표를 더 준 것으로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무소불위로 권력을 휘두르라고 준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입장에서는 승리의 기쁨도 잠시, 이제 수성(守城)하는 입장에서 새누리당의 공세를 막아내야 한다. 만약에 지난 시절의 구원(舊怨)을 잊지 않고 똑같이 힘의 우위를 앞세워 짓누르려고 한다면 지난 6대에 그 자신들이 새누리당을 향해 내뱉었던 온갖 푸념들이 자신들에게 돌아올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겠다. 역지사지는 이럴 때 음미해야 할 말이다.
물론 새누리당도 할 말은 있을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이 자신들에게 했던 것처럼 똑같이 푸념을 늘어놓는다면 그것은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했던 자신들의 근시안을 부끄러워 해야 할 노릇이지 동정을 받을 일은 아니란 것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민심이란 오묘한 것이다. 들고 일어나지 않으면 깨어나지 못할 미물처럼 둔하고 무지몽매해 보이지만 결정적인 때 무시무시한 힘을 발휘해 일거에 지형을 뒤집어놓는 것이다. 안될 것 같은 일도 가능하게 하는 힘이 민심에 있다.
그 민심에 부응하는 일, 반하는 일이 무엇인지 거듭된 선거를 통해 정치인들은 조금씩 깨달았으리라. 이제부터라도 평소에 잘하자. 막판에 ‘하는 척’ 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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