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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산만들기] 맹주상

순천향대학교 아산학연구소·온양신문 공동기획

2013년 12월 18일(수) 16:43 [(주)온양신문사]

 

현충사 뱀밭을 지나던 그 추억에

↑↑ 맹주상 / 아산학연구소 운영위원. 시인, 아산시대 편집위원

ⓒ 온양신문

오늘 새 집을 보고 왔다네
우리 다섯 식구가 살기에
좋겠다 싶은
현충사 뱀밭 끝
그 작은 집을 보고 왔다네
노란 은행잎이
낡은 슬레이트지붕에
가득히 쌓여 있었지
아내의 얼굴은 오늘따라
왠지 우울해 보였어
늦둥이는
제 손바닥만 한 마당가를
신나게 뛰놀며
검둥이집 놓을 곳을 벌써
찾아냈지
<새 집> 전문

ⓒ 온양신문


늦가을에
어린 것들을 걸리고
살 집을 찾아 헤매는 건
사람에겐 참 고독한 일이다
현충사 뱀밭 끝에
허름한 집이 하나 나왔다고
우리 다섯 식구가 살기에
아마 알맞을 거라는,
무심히 흐르는 곡교천을 건너
마악 시월 잔치를 끝낸
그 앙상한 은행나무길 을 지나자
뱀밭이다
동리에서 자박자박 떨어져 나가
방화산 자락으로
어매 품에 안기듯이 깊숙이 파고 든 집
인적이 드문
붉은 흙길에 떨궈 놓은
팔리지 않는
가족이란 제목의 어느 돌 조각품마냥
우두커니들 서서
서로는 말이 없고
충무교육원 쪽을 휘돌아
요술처럼 바람이 일더니
성경처럼 차갑게 일더니
그 노란 은행잎은
우수수우수수
낡은 슬레이트지붕에
겹겹이 쌓여
마른 뭍으로 끌려온
가련한 물고기 마냥 파닥이는데
조용한 아내마저
철이 든 것들마저
무엇에 골이 났는지
문간에 쭈뼛이 서서
들어가길 꺼리는 건
그저 이 쓸쓸한 계절 탓뿐 일 까만은
철부지라던
늦둥인
제 손바닥만 한 마당가를
신나게 뛰놀다간
고 검둥이집 놓을 곳을 어느새
찾아냈다고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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