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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산만들기' 유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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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학교 아산학연구소·온양신문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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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02월 03일(월) 13:11 [(주)온양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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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고면의 말무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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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유은정(아산학연구소 선임연구원) | ⓒ 온양신문 | 2014년 새해는 갑오년(甲午年) 말띠의 해이다. 말은 역동성, 강인함, 성공 등을 상징한다. 말의 용도는 다양하나 우리 민족은 말을 주로 이동의 수단으로 사용하였다.
고구려 건국신화를 비롯하여 옛 이야기에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주몽은 준마를 알아보는 능력이 있어 제일 좋은 말을 가질 수 있었다. 조선을 건국한 이성계에게는 화살보다 빠른 말이 있었다고 한다. 이처럼 영웅들에게는 훌륭한 말이 함께 하였다.
우리 지역 아산에서 전해오는 이야기 중에도 말과 관련된 이야기가 있다. 그중에 도고면에서 전해오는 말무덤 전설은 우리에게 진한 감동을 안겨준다.
시전리 망덕 아래 말무덤이라 불리는 곳은 임진왜란 때 교위 남국걸이 타던 말을 묻은 묘이다. 남국걸은 애국심이 강하고 부모에 대한 효심도 지극하여, 군문에 바쁜 몸이면서도 틈을 내서 보름에는 어김없이 부모님께 편지를 썼다.
어려서부터 총명하고 슬기로웠던 그는 또래 아이들로부터 늘 존경을 받았다. 병정놀이를 할 때면 꼭 대장 역을 맡아 부하 역할의 아이들을 잘 다스렸다. 그래서인지 평소에도 아이들은 그를 대장처럼 여기며 따랐다. 이렇게 자란 남국걸은 무엇이든 맘먹은 일은 끝까지 해내는 성격으로 물불을 가리지 않고 맡은 바 책임을 완수했다.
그는 무예를 연마하는 일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가 한참 무예를 익히고 있을 때 임진왜란이 일어났다. 임금은 의주로 피난을 떠나고 다른 군관들도 모두 달아나는 판국이니 난리통에 백성들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밖에 없었다. 관군은 왜군과 싸웠지만 계속 패하였다. 벼슬도 높지 않은 남국걸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왜군이 나타날 때까지 기다리는 것밖에 없었다.
그런데 드디어 왜군이 남국걸이 있는 곳에 나타났다. 왜군이 코앞에 왔는데도 군사들은 사기가 땅에 떨어져 싸울 기색조차 없었다. 이때 남국걸은 말을 타고 활을 쏘며 적진을 향해 달려 나갔다. 그러자 다른 군사들도 잃었던 사기를 되찾고 그의 뒤를 따랐다. 하지만 적군은 우리 군의 열 배가 넘었다. 왜군을 다 무찌르지 못하는 것을 한스러워하며 남국걸은 전장에서 죽어갔다.
보름마다 소식을 전하던 아들에게서 소식이 끊기자 남국걸의 고향에서는 걱정이 많았다. 그러던 어느 날 남국걸이 타던 말이 주인의 의관을 물고 고향 땅에 나타났다. 주인이 싸움터에서 죽자 말이 그의 의관을 물고 주인집으로 향했던 것이다.
어찌나 빨리 달려왔는지 그만 고향에 도착하자마자 말은 그 자리에 쓰러져 죽고 말았다. 사람들은 남국걸의 의관을 거두고 충성스런 말을 묻어주었다. 지금도 도고면 시전3리 논 한가운데에 말무덤의 흔적이 남아 있다.
말은 인간에게 충성스러울 뿐만 아니라 지혜로운 동물이다. 남국걸의 말은 주인에게 충성을 다해 목숨을 걸고 남국걸의 고향으로 돌아온 것이다. 영웅의 말은 영웅과 함께 죽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하지만 남국걸의 말은 전장에서 주인과 함께 죽지 않고 마지막 소임을 다하였다. 아마도 말은 남국걸의 부모님이 얼마나 애타게 자식을 기다리고 있을까를 헤아려 주인의 의관을 전했을 것이다. 그야말로 감동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현대사회에서 우리가 말을 접할 기회는 많지 않다. 경마장이나 제주도와 같은 관광지를 가야만 볼 수 있는 동물이 되었다. 하지만 과거 오랫동안 이동 수단으로 인간과 함께 하였던 만큼 지금은 다른 형태로 우리와 함께하고 있다.
‘조랑말’의 포니(pony), ‘질주하는 말’의 갤로퍼(GALLOPER), ‘개선장군의 말’의 에쿠스(EQUUS)는 자동차의 이름으로 사용되었다. 그밖에 ‘은마관광, 천마관광’과 같이 여행사 이름이나 ‘말표 구두약’처럼 상표로 이용하고 있다. 이렇듯 말은 여전히 우리를 태우고 다니는 역할을 수행하는 듯하다.
갑오년 말띠 해를 맞이하여 말의 의미를 되새겨 보고 충성스럽고 지혜로운 말처럼 힘차게 달리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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