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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동메아리] '숙맥'들의 행진

2013년 10월 30일(수) 15:46 [(주)온양신문사]

 

↑↑ 리한구 온양신문 대표이사

ⓒ 온양신문

사람들은 간혹 말을 할 때 ‘숙맥’이란 말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다. 도대체 ‘숙맥’이란 무엇인가? 콩 숙(菽)자에 보리 맥(麥)을 써서 ‘콩인지 보리인지 구별 못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것 같다. 우리말 사전에는 콩과 보리를 구별 못 한다는 뜻으로 사리분별을 못하는 어리석은 사람을 비유해서 숙맥불변(菽麥不辨)이라고 했다.

사람들이 하는 일이나 말은 정당성과 규모(規模)가 있어야 한다. 이런 것 없이 제멋대로 중구난방(衆口難防)식으로 표현하는 예가 허다하다. 좋지 못한 것을 알면서도 당리당략을 위해서 할 수 없이 해야 하는 처지에 있는 사람도 있다. 그래서 ‘숙맥’에 관한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

첫째, 자신을 낳고 키워서 가르쳐주시고 인간으로서 존재할 수 있게 해주신 부모의 은덕은 태산보다 높고 태평양 바다보다 넓은데 이런 것은 생각하지 않고 욕구충족 때문에 부모를 살해하는 일이 있으니 그야말로 숙맥 중 숙맥이다.

사소한 문제로 우애를 상실하고 그 원인이 상대에게 있다고 착각하여 상대방의 말을 책잡아 욕설 섞인 말로 불평불만을 떠는 꼴은 정말 숙맥이 하는 짓이다.

둘째, 세상에서 제일 가까운 처지에 있는 것이 형제자매들이다. 6.25사변 전란 속에서 헤어진 이산가족이 반세기 이상 헤어져 그리움에 지쳐 눈물 흘리며 애절하게 호소하는 광경은 TV를 통해 봤을 것이다. 혈육지간의 정은 물보다 진하다고 하는 말은 사실이다. 이러한 형제자매들이 사소한 문제나 욕심 때문에 친숙하지 못하고 으르렁 대고 있으니

그 부모의 심정은 어떻겠는가? 부모가 자식들을 생각하는 것은 똑같다. 흐르는 물에 격한 감정을 흘려보내면 그만인데 그것을 버리지 못하고 칭얼대고 있으니 그야말로 숙맥이다.

셋째, 사람이 사회생활을 함에 있어 제일 먼저 알아 둘 것은 이웃이다. 항시 자주 만나며 기쁠 때나 슬플 때나 서로 대화하며 너그러운 마음으로 상부상조할 수 있는 처지가 이웃이다. 그런데 요즘은 대부분이 그러하지 못하다. 옆집에 누가 살고 있는지, 한 지붕 밑에서 살면서 인사는 고사하고 성명조차 모르고 산다.

왜 이럴까? 이기성이 충만하다 보니 자연히 그렇게 된 것 같다. 이웃이 넓어지면 부락이 되고 부락이 넓어지면 면이 되고 면이 넓어지면 군(郡) 또는 시(市)가 된다. 거기에서 더 넓어지면 도(道) 또는 전체적인 국가(國家)가 된다.

그래서 공산주의 국가, 사회주의 국가, 민주주의 국가, 자본주의 국가 등 모두가 공화(共和)국이라고 한다. 그래서 공화의 원천(源泉)은 이웃이다. 이러한 이웃이 지금은 이웃이 아니다. 정치, 사회, 문화, 경제 할 것 없이 모두가 숙맥들이다.

넷째, 요즘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한다고 하는 사람들의 언행을 살펴보면 가관이다. 필자는 정치에 관해 아무것도 모른다. 다만 옛 분과 선배 어른의 말씀이나 고서를 통해 보면서 나름대로 뜻을 다소 인식했을 뿐이다.

그것을 짧게 말하자면, 정치란 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고루 잘 살게 하는 일하는 사람을 가리켜 정치인이라고 하며 위정자는 항상 국민 곁에 있으면서 국민을 보살펴야 한다.

행정은 빈부격차 없이 형평원리에 따라 시행해야하고 국민에게 이로우면 실행하고 실행했다가 이롭지 못하면 중지하고 중지했다가 또 필요하면 다시 실시하는 게 행정이라고 했다.

여기에는 소정의 법이 있으며 법이 모호하면 관례에 따르고 관례에는 경위가 있고 경위에는 조리가 있으니 이것들을 규모(規模)라고 한다. 여기에 꼭 필요한 것은 도덕관이 전제돼야 한다.

요즘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형태를 TV를 통하여 살펴보면 바른길로 가는 것이 아니라 당리당략 쪽으로만 치중하는 꼴이다. 잘 하고 못 하는 것은 국민들이 알고 있다. 국민들이 보기에는 마치 숙맥(菽麥)들이 모여서 행진하는 꼴을 보는 듯하다. 똑똑한 체 하면서 똑똑치 못한 ‘숙맥’들이 요즘의 정치인이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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