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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산만들기] 박동성

순천향대학교 아산학연구소·온양신문 공동기획

2013년 10월 15일(화) 13:44 [(주)온양신문사]

 

아산시의 미래 자산 외국인 유학생

↑↑ 박동성(순천향대학교 국제문화학과교수)

ⓒ 온양신문

대학에 있으면 추천서를 쓸 일이 많다. 주로 교환학생, 취업, 대학원 추천서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순천향대학교 인문대학에서는 대학원에 진학하는 학생이 그리 많지 않다. 최근에 대학원 추천서를 써 준 학생들은 모두 중국인 유학생이다. 한국인 학생들 중에는 1학년 때는 장래 큐레이터나 전문번역가, 학자 등의 꿈을 설계하는 학생들도 더러 있는데 학년이 올라가면서 대체로 취업을 하는 방향으로 목표를 수정한다.

그런데 유학생들 중에 대학에서 공부를 하다가 대학원 진학을 결심하는 학생들을 더러 만났다. 얼마 전에 사학과에 추천서를 써 준 황이라는 중국인 유학생은 학사 학위를 받으면 귀국해서 공무원 준비를 하겠다고 했는데 4학년 때 목표를 대학원에 진학하여 공부를 더 해서 교수가 되는 것으로 목표를 바꾸었다. 공부하는 도중에 자신감을 가지고 미래 비전을 다듬었다고 한다.

황은 농촌호적인 부모님이 장사를 해서 지원하는 학비로 공부를 하고 있다. 형편이 크게 어렵지는 않지만 중국에서 1년에 천만 원이 넘는 돈을 부쳐주는 것이 쉬울 리는 없다. 그래서 식당에서 계속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는데 필자가 황을 처음 만난 것도 식당에 밥을 먹으러 갔을 때였다.

아는 척을 하고 반찬을 챙겨 주고 살갑게 구는 것을 보고 참 밝고 적극적인 학생이라는 첫인상을 가졌다. 그리고 내 수업을 몇 과목 들었는데 항상 적극적이었다. 수업의 조별 과제에서 유학생과 한국 학생이 한 팀이 되어 과제를 수행할 때 유학생은 아주 소소한 역할만을 하거나 면제(혹은 소외)를 시키는 경우가 있는 것 같다.

필자는 조별 과제의 중요한 의미가 모든 구성원이 역할을 나누어서 수행하는 팀플레이의 과정을 포함한다고 강조하고 협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평가에서 감점을 하지만 바램대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황의 경우 적극적으로 공동 과제 수행에 참여해서 훌륭하게 자신의 역할을 해 냈다.

이런 것은 평소에 엠티나 학과 행사 등의 학과 활동에 참여하고 학생들과의 좋은 관계를 유지해 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기도 하다.

올해 황은 학과 친구 집에 가서 추석을 보냈다. 한국의 전통문화에 관심이 많아서 조상숭배 의식이나 명절 행사를 보고 싶다고 하니까 친구가 집에 가자고 해서 연휴 동안 지냈다고 한다. 이런 관심들이 역사나 한중관계, 화교에 대하여 공부하고 나아가 학자가 되는 꿈을 키우는 계기가 된 것 같다.

그러나 유학생 중에는 황과 같이 잘 적응하는 학생보다는 그렇지 않은 학생들이 더 많다. 황은 식당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 한국 음식을 배우기 위해서 일부러 힘든 주방 일을 자청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못 먹는 음식이 없다고 한다.

그러나 몇 년이나 유학생활을 하고서도 한국 음식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서 애를 먹는 학생들도 더러 있다. 수업 이외에는 집에 틀어박혀서 활동을 거의 안 하는 학생들도 있다. 학교생활을 즐기지 않는 유학생들은 방학이 되면 부리나케 귀국하고 개학을 하면 나타난다. 이런 학생들이 졸업을 한 이후에 한국의 우호세력이 되고 한국과의 끈이 튼튼하게 유지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그런데 아무도 친구를 사귀고 싶지 않거나 한국문화 속으로 들어가고 싶지 않는 학생은 없다. 상담을 해 보면 한국어를 잘 하지 못하고 성격이 소극적이어서 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그래서 학년이 올라가도 한국어가 늘지 않아서 더욱 소외되는 경우가 있다. 이런 학생들도 말을 걸고 모임에 데리고 가는 등의 작은 관심으로 변하기도 한다. 개인, 학교, 지역사회 차원에서 조금만 더 노력하면 유학생들이 대학생활에 훨씬 더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필자가 속한 국제문화학과에서 홈커밍데이를 하면 유학생 졸업생들이 먼 길을 찾아오기도 한다. 방학 때 유학생의 고향으로 놀러갔다 오는 학생들도 더러 있다. 비즈니스 관계가 아니라 친교하는 외국인 친구가 있다는 것은 국제화 시대의 중요한 자산이다. 한국 사회의 관점에서 보면 한국에 머물거나 거쳐 가는 외국인들의 한국에 대한 우호적인 감정은 중요한 자산이다. 아산시라는 지역사회의 관점에서도 마찬가지다.

유학 생활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를 밀도 있게 그 지역에서 보낸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느 사회에서든지 유학 경험을 하는 사람은 그 사회의 중견이 될 가능성이 크다.

필자는 학생들에게 기회 있을 때마다 이런 말을 한다. “지금 여러분 곁에 있는 유학생들은 귀국해서 얼마 후에는 다들 높은 사람이 되어 있을 거다. 지금 잘 사귀어 둬라. 유학생들은 한국 학생들하고 친하게 지내 두는 것이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문화를 배우고, 국제적인 자산을 불리는 거니까 열심히 어울려라.”

똑같은 말을 지역사회에도 해 줄 수 있다. 아산 지역에서 유학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얼마 후에 자국에서 중요한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호의를 사는 것은 아산시의 헤아릴 수 없이 큰 자산이 될 것이다.

2012년 아산시의 유학생 수는 총 2,116명이다. 선문대 1,037명, 순천향대 632명, 호서대 447명이 재학하고 있다. 아산시의 외국인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4% 정도이며 이 중 유학생의 숫자가 20% 정도를 차지한다. 한국사회 전체로 보면 2012년 체류외국인 1,445,103명에 유학생 86,878명이므로 유학생의 비율은 6% 정도이다.

이에 비해 아산시의 유학생 비율은 매우 높은 편이다. 특히 선문대학교에는 세계 76개국 출신의 유학생이 공부하고 있다. 이들이 아산시에서 보내는 시기는 일생 중 가장 중요한 시간이 될 수도 있다. 어쩌면 많은 유학생들이 졸업 후에도 아산 시민으로서의 자긍심을 유지하고 싶어 할지도 모른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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