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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산만들기] 유은정

순천향대학교 아산학연구소·온양신문 공동기획

2013년 12월 09일(월) 14:41 [(주)온양신문사]

 

애틋한 사랑의 자라바위 이야기

↑↑ 유은정(아산학연구소 선임연구원)

ⓒ 온양신문

얼마 전 검색어 순위 1위로 MBC 드라마 ‘구가의 서’가 올해의 드라마로 뽑혔다. 2013년 4월부터 6월까지 방영되었던 ‘구가의 서’는 판타지와 사극을 접목시킨 작품으로 20%를 웃도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였다. 이승기, 수지가 주연을 맡아 더욱 화제가 되기도 하였는데, 이 작품은 신수와 인간 사이에서 반인반수로 태어난 최강치가 인간의 되고 싶어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작년 MBC에서 방영되었던 ‘아랑사또전‘은 밀양의 아랑전설을 모티브로 하여 재구성한 판타지 사극이다. 이 드라마 역시 10% 이상의 시청률을 보이며 인기리에 방영되었다.

이렇듯 요즘 사극에 판타지적인 요소를 담아 시청자들에게 드라마를 보는 색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마음으로나마 현실의 짐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어 하는 인간의 욕구를 드라마를 통해 표현해 내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아산에서 전해지는 많은 전설 중 요즘의 트렌드에 맞는 소재는 없을까? 판타지 요소와 함께 드라마에서 빠지지 않는 소재는 주인공들의 로맨스이다. 도고면 와산리 자라실에서 전해지는 ‘자라바위’ 전설이라면 요즘 트렌드에 맞는 드라마 소재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형태가 둥글고 자라모양처럼 생긴 큰 바위가 자라실 마을에 있다. 옛날 하늘나라에 옥황상제의 딸인 여옥이란 처녀와 길재라는 총각이 있었다. 둘은 남모르게 서로 사랑을 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옥황상제는 노하여 둘을 하늘나라에서 추방하였다. 그리고 벌로 여자는 자라가 되어서 인간 세상으로 가되 낮에는 사람으로 변신할 수 있게 하였다. 남자는 말이 되어서 장군이 전쟁을 승리로 이끌 수 있도록 도우라고 명령하였다.

옥황상제는 딸 여옥에게 만약 밤에 자라가 된 너의 모습을 인간에게 보이면 그 자리에서 돌이 되고 말 것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3년 동안 자라가 된 모습을 어느 인간에게도 들키지 않는다면, 길재와의 죄를 용서하고 다시 하늘나라로 돌아와서 살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다.

인간 세상에 내려온 여옥과 길재는 밤에 각각 자라와 말이 되었다. 길재는 씩씩하게 잘 달리는 훌륭한 명마였다. 이 둘은 때마침 그 곳을 지나가던 장수와 만나게 되었다. 여옥의 모습은 단번에 장수의 눈에 들어왔고, 둘은 사랑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장수가 출전하는 전쟁마다 승리의 깃발을 올리게 되었다. 이 모두가 여옥과 길재의 덕이었다. 나라에는 온통 장수의 말과 아내에 관한 소문으로 자자했다. 어느덧 장수의 승리로 모든 전쟁이 끝나자 장수는 집에서 여옥과 함께 지내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장수는 여옥에게 청혼을 했다. 하지만, 여옥이 인간 세상에 내려온 지 아직 3년이 지나지 않았기 때문에 밤에는 자라가 되어야 하는 여옥에게 당황스러운 일이었다. 밤마다 여옥은 뒷산으로 가서 자신의 몸을 숨겼다. 이를 수상히 여긴 장수가 여옥의 뒤를 밟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여옥의 모습은 온데간데없고, 커다란 자라 하나가 기어가고 있는 게 아닌가. 장수는 너무도 놀라서 그 자리에 멈추고 말았다. 그 순간 자라는 눈물을 흘리며, 돌로 변하였다. 여옥은 다시 하늘나라로 올라갈 수 없게 된 것이다. 이것을 본 길재는 너무나 슬펐다. 자신도 다시는 하늘나라로 돌아 갈 수 없는 몸이 되었기 때문이다. 말이 된 길재는 밤새 자기의 신세를 한탄하며, 여옥이 돌로 변한 것에 가슴 아파했고, 여옥을 잃은 장수 또한 슬퍼했다.

옥황상제는 여옥과 길재를 불쌍히 여겼지만 하늘나라로 돌아오게 하지는 않았다. 장수는 자신의 경솔한 행동을 뉘우치고, 한탄하며 살게 되었다. 자라바위에는 장군이 여옥을 찾기 위해 말을 타고 달려가다가 찍힌 말발굽 자국이 선명하게 남아 있다고 한다. 이 일이 있은 후에 그 마을을 자라실이라 하였다고 한다.

자라바위에는 다시 하늘나라로 돌아가지도 못하고 사랑 또한 이루지 못한 채 돌이 된 여옥의 안타까운 사연이 담겨 있다. 애틋한 사랑 이야기에 하늘과 인간 세상을 넘나드는 판타지적인 요소들이 요즘 인기를 끌고 있는 사극 드라마의 요건을 갖추었다고 생각한다. 물론 여기에 새로운 이야기들이 함께 엮어져야 하겠지만 말이다.

아산의 한 시민으로서 아산의 이야기가 밀양의 아랑전설처럼 온국민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새로운 드라마로 재탄생하였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 본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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