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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아산만들기] 박동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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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학교 아산학연구소·온양신문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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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12월 03일(화) 15:53 [(주)온양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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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주의는 분류가 아니라 공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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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박동성(순천향대학교 국제문화학과) | ⓒ 온양신문 | 다른 문화에 대하여 서로의 가치를 존중하면서 관용적인 태도를 가지고 공존하자고 하는 다문화주의는 현재의 한국사회가 지향하는 중요한 방향이다.
필자는 공동 저서로 2008년에 ‘혼혈에서 다문화로’라는 책을 출판한 적이 있다. 일본과 한국의 다문화 상황을 4인의 저자가 연구한 결과를 묶어서 책으로 낸 것이다. 우리의 연구목적은 차별이 어떤 방식으로 존재하는지를 연구하면서 다문화 수용성을 향상시키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었다. 이때 제목을 어떻게 정할지를 두고 오랫동안 논의를 하고 고심 끝에 이런 제목을 붙였다.
쟁점이 된 것은 우리 사회에서 차별의 표상이 되어 왔던 혼혈이라는 말을 사용해도 괜찮은가 하는 문제였다. 우리 사회에서 혼혈이라는 말은 매우 뿌리 깊은 차별을 만들어 왔다. 차별은 집단을 분류하는 것에서 생기고, 집단의 분류는 그들을 가리키는 말에서 비롯되며, 그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면서 구조화된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처음에는 대체로 엄연히 존재하는 인간의 차이점을 근거로 인간을 집단으로 나누는 가치중립적인 용어였지만, 그런데 때로 이런 분류와 호칭이 차별의 원인을 만들 때가 있는 것이다. 마이너리티에 대한 분류와 호칭이 이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아산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 입구에는 건강가정지원센터라는 간판이 나란히 걸려 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건강가정지원센터의 업무를 수탁하는 방식으로 통합업무가 이루어지는데 앞으로는 하나의 조직으로 통합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 센터의 관계자와 여러 얘기를 하다가 다문화가족이라는 용어에 대한 의견을 나누었다. 다문화, 다문화가족, 다문화가정, 다문화가정 자녀 등의 용어는 분류와 차별의 용어가 되어 있다는 내용이었다.
아이들은 학교에서 담임선생님이 “수업 끝나고 다문화가정 자녀들은 남으세요.”라고 하는 말에 상처를 받는다. 아이들은 “야, 다문화!”라고 거침없이 내뱉기도 한다. 일상적으로 하는 이런 말에 반드시 악의가 스며들어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다문화로 범주지우는 대상은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으로 들어온 노동이주자나 결혼이주자를 가리키는 말이 되어서 구미 출신의 외국인과 관련된 범주와는 다르게 사용된다.
필자가 5년 전에 ‘혼혈에서 다문화로’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차별적인 용어를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는 상황에서 다문화 공존의 가치를 수용하는 사회로 전진한다는 의미였다. 그런데 불과 5년 정도의 기간에 이렇듯 단어의 사회적 의미가 변질된 것이다.
필자는 일본 연구자여서 일본의 사례를 참고로 삼는 경우가 많다. 일본과 한국의 다문화 상황은 대비되는 면과 유사한 면을 동시에 가진다. 다른 문화에 대해서 관대한 태도를 보이는 면에서의 다문화 수용성은 한국이 일본에 비해 진전되어 있다는 느낌이다. 그런데 제도적인 측면에서 차별을 방지하는 것은 일본이 더 진전되어 있다.
일찍부터 일본에서는 혼혈이라는 말이 차별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해서 하프라는 단어를 사용해 왔다. 반을 의미하는 하프는 1970년대에 활약했던 골든하프(Golden Half)라는 혼혈 아이돌그룹의 명칭에서 유래한 것이라고 한다. 이후 하프는 반쪽의 의미이기 때문에 긍정적인 느낌이 들도록 두 배의 의미가 되는 더블이라는 명칭을 사용하자는 사람들도 있었다.
1990년대에는 혼혈아 대신 국제아라는 표현을 쓰자는 운동이 있었으며, 2004년에는 아사히신문사가 회사 전체 차원에서 혼혈아라는 표현을 피하는 방침을 세웠다. 이후 일본에서는 혼혈이라는 말은 금기어처럼 되어서 가급적 사용을 피한다. 해리포터 영화 시리즈 중에 <해리포터와 혼혈 왕자>는 일본에서는 <해리포터와 수수께끼의 왕자>라는 제목으로 번역하여 상영했다.
일본의 학교에서는 국제결혼 가정의 자녀나 외국에서 이주한 아이들에 대해서 학교에서 따로 분류를 하지 않는 것을 방침으로 하고 있다. 학교 당국에서는 아이들의 사정을 파악하고 배려를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분류를 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이런 방침은 1950년대에 미군과 일본인 여자 사이에서 태어난 아이들을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하여 문부성에서 ‘혼혈아라도 일본 국적인 한은 일본인이므로 다른 일반 아동과 구별해서는 안 된다’고 한 데서 비롯된다. 이런 방침이 시사하는 바는 크다.
다른 문화에 대한 관용적인 태도, 다문화 수용성의 향상, 다문화주의의 실천은 한국 사회가 지향해야 할 중요한 방향이며 인류의 보편적인 가치이기도 하다. 이런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인식이나 사회구조의 변화가 필요하지만 이는 느리고 예측하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할 수 있는 일은 해야 한다. 밖으로 드러내 구별짓고 분류를 고착화하지 않도록 교육 현장에서의 제도를 개선하는 일이나 차별적인 말을 사용하지 않도록 사람들에 대하여 계몽하는 것은 당장이라도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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