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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석의 [행복한 아산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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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향대학교 아산학연구소·온양신문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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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07월 23일(월) 14:11 [(주)온양신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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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엽주와 이원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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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천경석(온양고 교사 / 아산향토연구회) | ⓒ 온양신문 | 쇠머리 국밥? 장어구이? 아산시의 대표적 음식이 뭘까. 오래된 아쉬움이지만 곰곰이 생각해도 여전히 아쉽기만 하다. 외지의 지인들이 온양에 올 때 뭘 먹으면 좋으냐, 어디가 좋은가 문의하면 선뜻 답하기 어렵다.
비슷한 경험을 하신 분들이 많으실 듯하다. 새삼스레 이런 생각을 다시 하게 된 것은 신정호의 연꽃이 아름다운 요즘 연엽주와 관련된 이원집이라는 분에 대해 알아보는 중이기 때문이다.
연엽주는 외암민속마을 참판댁에서 빚는 약주로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지난 1990년에 충청남도 지정 무형문화재 제11호 ‘아산 연엽주’로 지정되었다. 기능 보유자는 참판댁의 종부이며 이득선씨의 부인인 최황규(69세) 여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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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신정호의 연꽃단지 | ⓒ 온양신문 | | 최황규 여사는 면암 최익현의 후손인데 1966년에 결혼하여 참판댁 맏며느리가 되었다. 시어머님을 도우며 손님 접대와 제사에 쓰이는 연엽주 빚는 방법을 익힌 이래 지금까지 45년 동안 계속해왔다. 맏며느리에게만 전통 제조법이 전해진다는 연엽주는 이제 며느리씨에게 전해질 것이다.
연잎을 넣어 빚는 연엽주가 참판댁에서 처음 빚은 것은 아니며 언제 처음 등장했는지는 알 수 없다. 조선 후기의 ‘산림경제’, ‘규합총서’, ‘임원경제지’, ‘주방문’ 등 여러 문헌에 제조법이 전해진다고 한다. 집안마다 사람마다 재료나 방법이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으니 자료마다 기록되어 있는 제조법이 조금씩 다르다.
외암리 참판댁 연엽주는 이득선씨의 고조부 이원집이 썼다는 ‘치농(治農)’이라는 책(필사본)에 기록된 제조법에 따라 만들어져 왔다고 한다. 나는 아직 이 책을 못 보았다. 이원집이 저술한 것인지 다른 책에서 필사했는지 알 수 없다. 제목으로는 농사 관련 내용이 주가 되고 음식이나 술의 이야기를 덧붙였을 것 같다. 한편, 연엽주는 이원집의 손자인 퇴호 이정렬(李貞烈, 1868~1950)이 고종황제에게 올리면서 유명해졌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원집(李源集, 1825∼1879)은 외암 이간 선생의 현손(고손)이며 군자감 판관, 평안도 영유현령 등을 역임했다. 예안이씨 집안의 족보(2007년)에 의하면 이원집은 ‘증 비서감승’, 즉 실제 비서감승으로 근무한 것은 아니고 비서감승으로 증직되었다.
‘철종 때 현재의 대통령 비서실장 격인 비서감승을 지내고 궁중 요리를 정리했다’는 등 항간에 떠도는 여러 이야기의 출처나 근거는 확인되지 않는다.
승정원이 바뀐(1895년) 비서감의 승(秘書監丞)은 정3품 통정대부가 임명되는 칙임관이었고 요즘 용어로는 실장이 아니라 차장이다. 이원집은 말년 무렵에 영유현령을 지냈으므로 철종 때는 나이로 보아, 고종 때 역시 직급으로 보아 비서감승에 오르지 못한다.
이원집의 부인(한산이씨, 이규년의 딸)은 명성황후(1851~1895)의 생모인 한창부부인(韓昌府夫人) 이씨와 친 자매간이었다. 그래서 ‘이정렬은 할머니가 명성황후의 이모여서 총애를 받았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어쨌든 그런 인연으로 이원집이 왕실에 출입하고 왕실의 여러 음식을, 그 중에서도 연엽주가 왕실에서 제조되고 있었다면 연엽주를 접했을 수는 있다. 또한 그가 비록 사대부이고 관료이지만 개인적으로 음식에 관심을 가졌을 수도 있다.
그런데 나는 항간에 떠도는 과장되고 창작된 이야기들이 상당히 재미있고 관심이 간다. 예를 들면 이런 내용들이다.
- 철종 때 비서감승을 지낸 이원집이 창작한 150년 숙성 간장
- 이원집의 손맛이 남아 있는 승장(1850년에 만든 겹간장)은 ~~ 우리나라 최고의 남성 요리사가 만든 150년이 넘은 장
- 한국 역사상 음식에 관한 한 최고의 남성 실력자 이원집 선생의 유일한 유작인 150년 숙성 간장
- 150년 전, 궁중음식 120여 가지에 대한 자세한 조리기법과 설명이 들어있는 ‘치농(治農)’을 저술할 정도로 음식의 대가였던 이원집
- 풍양조씨는 임금의 최측근인 비서감승에 음식의 달인인 이원집을 포진시켜 철종의 관심이 정치로 쏠리는 것을 견제. 그러나 이원집은 철종이 맑은 정신으로 정사를 돌보았으면 하는 바램에서 ‘연엽주’를 개발하여 (중략) 음식의 대가답게 철종을 보좌
- 철종 때 비서감승(현 비서실장)을 지낸 이원집은 하급관료 시절부터 요리에 일가를 이룬 기인
- 이원집은 고종 때 왕실 비서감승을 지낸 사람으로 당시 궁중음식의 제조법을 기록한 ‘치농’이라는 요리책을 저술할 정도로 다방면에 능력
- 고종은 점차 기력을 잃어갔고 이를 걱정한 신하들은 몸에 좋은 술을 만들어 임금께 진상하자고 하여 이때 채택된 약주가 바로 비서감승 이원집이 직접 빚은 연엽주
- 이원집은 도수가 낮은 술이자 차의 기능도 함께 가지고 있는 연엽주를 개발
아, 이런 이야기들이 모두 사실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앞으로 좀 더 연구를 해봐야겠다. ‘음식의 대가’, ‘요리에 일가를 이룬 기인’도 그렇지만 특히 ‘한국 역사상 음식에 관한 한 최고의 남성 실력자’는 얼마나 가슴 뛰게 하는 멋진 말인가.
4년 뒤인 2016년에 전국체전이라는 큰 행사가 아산시에서 개최된다. 그때쯤에는 아산시의 대표적인 음식을 선보일 수 있을까? 지금까지 확실한 게 없다면 4년 동안 개발하면 되지 않을까?
예컨대 ‘맛의 절묘한 조화를 이루는 묵은지 찜닭’, ‘일곱 가지 맛의 다양한 청국장을 맛볼 수 있는 청국장집’, ‘몸에 좋고 맛도 좋은 36가지(너무 많은가?) 두부 요리’, ‘최고급 한우고기로 만든 너비아니 정식’, ‘12가지 너비아니를 맛볼 수 있는 너비아니 코스 요리’, ‘대한민국 최고의 돼지고기 수육’ 뭐 이런 것들. 아, 정말 먹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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