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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경석의 [행복한 아산만들기]

순천향대학교 아산학연구소·온양신문 공동기획

2012년 09월 05일(수) 14:21 [(주)온양신문사]

 

신정호에서 생각한다

↑↑ 천경석(온양고 교사 / 아산향토연구회)

ⓒ 온양신문

공식명칭이 ‘마산저수지’인 신정호는 아산시민들이 가장 즐겨 찾는 명품 호수 공원이다.

잘 알려진 대로 일제강점기인 1927년에 수리시설로 건설되었다. 동시에 현재 온양관광호텔의 전신인 신정관의 부속 유원지로 개발되어 오랫동안 두 가지 기능을 함께 이어왔다.

그러나 경제 성장과 함께 새로운 놀이시설과 휴가 문화가 등장하고 해외여행 자유화 등 관광 유형의 변화가 나타나면서 1980년대 이후 급속히 쇠퇴했다.

이에 따라 신정호 일대를 되살리기 위한 정비 노력이 1984년에 ‘신정호 국민관광지’로 지정받으면서 시작되었다. 1993년부터 본격적인 공원 조성사업이 진행되어 잔디광장, 조각공원, 주차장 등이 조성되고 후에 이충무공 동상이 건립되고 야외 상설무대와 각종 편의시설 등이 갖춰졌다.

특히 2006년부터 5년간 총사업비 350억 원을 투입하는 신정호 종합개발계획이 추진되어 생활체육공원 조성 사업을 중심으로 둘레 산책길, 연꽃단지, 그리고 최근의 ‘다솜다리’ 등 다양한 시설이 조성되었다.

한편 2009년부터 동시에 추진된 4년 계획의 신정호 자연생태공원 조성 사업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며 이제 신정호는 명실상부한 명품 호수공원으로의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그런데 신정호에 가면 공원 지역 외에도 개인적으로 눈여겨 살펴보게 되는 곳이 따로 있다. 바로 저수지 축조 당시의 시설물들이다.

↑↑ 신정호 취수탑(급수탑)

ⓒ 온양신문

제방 동쪽 끝쯤에 있는 급수탑(취수탑)과 그곳에서 제방 아래로 시설되어 제방 아래(북쪽)로 물이 나오게 되는 지하수로, 그리고 기념탑이다. 화강석을 적절히 다듬어 시멘트로 붙이며 쌓은 시설물이 85년 전에 축조되었는데 지금까지 그대로 남아 계속 사용되고 있다.

중간에 보수공사를 했을 수는 있지만 기본은 초기의 것 그대로다. 유사한 축조물은 폐철도가 된 장항선 철도 오목천 구간의 철교 부분이나 실옥보 등에서도 확인된다.

남아 있는 축조물들은 철근 콘크리트로 기초공사 하고 그 위에 돌 올리고 시멘트 바르고 또 돌 올리며 쌓는, 또 무넘기(‘무넘이’)나 교각 등은 철근 콘크리트를 부어서 만드는, 어찌 보면 단순한 공정이다. 그렇지만 솔직히 놀랍고 부럽다, 그 건재함이. 부실공사나 단명한 건축물들에 워낙 익숙(?)해진 탓인지 모른다. 일본인들의 기술을 운운하는 것은 주제에서 벗어난다. 그보다는 규정과 원칙의 준수라는 측면이 핵심이다.

또 간접적으로 전해들은 이야기라서 근거가 불확실하고 어떤 곳을 말하는지 모르겠지만, 10여 년 전엔가 언제쯤에 어떤 저수지인가의 어떤 축조물이 보수공사를 할 때가 되었다고 일본에서 연락이 왔더라고 한다. 이미 오래 전에 남의 나라가 된 곳의 시설인데도 공사기록을 아직도 가지고 있으면서 관리(?)를 한다는 얘기가 되니 이쯤 되면 섬뜩할 정도가 된다. 그러나 참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이야기다.

신정호 제방 동쪽 끝 작은 둔덕에는 저수지 준공 기념탑이 있다. 전에 보물섬이라 부르던 곳이고 지금 ‘윌’이라는 음식점 건물 앞에 있다. 울타리처럼 둘렀던 시설이 없어진 것을 제외하면 전체적으로는 처음 세울 당시의 모습이 그대로 있으나 훼손된 부분이 많다.

ⓒ 온양신문

마산저수지(신정호)는 당시 아산군수였던 홍우숭이라는 사람이 온양수리조합 설립과 저수지 축조 추진을 주도해서 ‘홍공제(洪公堤)’라고도 했는데 기념탑 북쪽 면의 홍공제 명판과 좌우의 대리석판은 없어지고 ‘사업개요’를 기록해놓은 남쪽의 것만 남아 있다. 문화재로의 지정 여부를 떠나 근대 역사 자료로 매우 중요한 것인데 공식적인 관리가 전혀 안 되고 방치되어 있는 형편이다. 일제 강점기의 것이라 관리를 안 해도 되는 건가?

지난해 프랑스에서 반환(?)된 외규장각도서의 대부분은 의궤(儀軌)다. 왕실의 각종 의례를 기록한 의궤를 통해 당시의 의례를 재현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는 상세하고 정확하게 기록한 전통을 가지고 있다.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된 수원화성의 경우 축조와 관련된 거의 모든 사항이 『화성성역의궤(華城城役儀軌)』로 기록되어 있어서 극단적인 경우에도 거의 완벽하게 되살릴 수 있다.
최근 여러 해 동안 아산시에서는 공적으로나 사적으로 참 많은 각종 공사가 이루어졌고 어마어마한 비용이 투입되었다. 그 일들에서 규정과 원칙들이 철저히 지켜졌기를 기대한다. 또한 관련 자료와 기록들이 잘 남겨져 있기를, 그리고 지속적인 관리가 이루어지기를 바란다.

현재 우리나라는, 우리 아산시는 어떤 일이든 제대로 해야 할 때가 이미 지났다. 마무리 단계인 신정호 관련 사업, 진행 중인 곡교천 생태공원화 사업, 조만간 착공될 온천천 복원사업 등도, 또 도로 건설이나 대규모 공동주택 건설 등 모든 일들에서 위와 같은 기본들이 충실히 갖춰지면서 이루어지길 간절히 기원한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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