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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형열의 [행복한 아산만들기]

순천향대학교 아산학연구소·온양신문 공동기획

2012년 08월 07일(화) 12:05 [(주)온양신문사]

 

8·15광복 직후 신창면 오목국민학교 박치갑 교사의 죽음

↑↑ 조형열(순천향대 강사)

ⓒ 온양신문

일본제국주의의 식민지 조선에서의 악행은 일제 패망 직전까지 극심했다.
잘 알려져 있듯이 일제는 만주사변, 중일전쟁을 일으키면서 대륙침략을 가속화했고 조선을 전쟁 수행의 배후지로 삼았다. 이른바 병참기지이다. 때문에 조선은 인적, 물적, 정신적 수탈의 대상이 되었다.

인적 수탈은 인근 야산의 채석작업 또는 도로공사 등 노무동원으로부터 멀리 일본, 동남아지역으로 끌려간 강제징용 그리고 잔혹한 전쟁범죄인 ‘종군위안부’ 등을 말한다.

물적 수탈은 각종 공출과 배급제도의 시행을 들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정신적 수탈은 ‘황국신민화’ 교육, 심사참배의 강요 등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억압한 모든 행위가 여기에 해당한다.

아산 역시 강제징용자가 존재했고 돌아오지 못한 사람도 많았다. 1983년 출간된 『아산군지』에 일부 정리된 것처럼 육우(肉牛) 공출, 노무동원, 식량 공출과 배급 등에서 비상식적인 조치도 있었다.

한편 도고수리조합에 근무할 당시 기독교 신자였음에도 불구하고 식민지배의 홍보를 위해 도고신사에서 결혼식을 강요받은 애국지사 임형선, 일제의 황국신민화 교육이 어린 학생의 머릿속까지 파고 들어간 실상을 보여주는 일제의 기관지 『매일신보』에 실린 도고공립심상소학교 김종애 학생의 수필 등은 정신적 수탈의 수많은 사례 중의 하나이다.

어둠이 가면 다시 해가 떠오르듯 염원하던 광복의 날이 찾아왔다. 1945년 8월 15일 일왕의 패망 선언이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일제는 순순히 물러나지 않았다. 역사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일제는 패망 이전부터 자신들의 이권과 안전을 보장받기 위한 교섭을 비밀리에 전개하고 있었다.

한편 해방 직후 식민지 조선의 국책은행인 조선은행은 전 달 통화량의 두 배에 달하는 화폐를 찍어, 관공리들의 퇴직금 및 철수자금으로 지급했다.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은 이들의 고려 대상이 아니었다.

가장 중요한 건 역시 식민지배와 침략전쟁을 위해 주둔했던 군사력이 그대로 유지되고 있었던 점이다. 이러한 상황은 이념을 떠나 우리 민족의 손으로 새 나라를 건설하고자 했던 혈기 넘치는 청년들과 각지에서 충돌을 야기했다. 아산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박치갑(朴致甲) 교사는 함경남도 영흥군 인흥면 동천리 51번지에 본적을 둔 27살의 청년이었다. 함경도 사람이 어떻게 이곳까지 흘러들었는지 알 수 없지만, 공립학교이니 당국의 배정을 받았기 때문이라고 봐야 하겠다.

그는 오목국민학교 6학년 담임을 맡고 있었다. 해방정국의 한 신문자료에 따르면, 박치갑 교사는 광복이 되자 읍내 유지들과 함께 치안유지를 목적으로 관내 각 기관을 일본인의 손으로부터 지키기 위해 일본인 세력을 배격하기에 힘썼다고 한다.

이러한 태도는 불과 얼마 전까지 통치자였던 일본인들에게 불손하게 보였을 것이다. 결국 불만을 품은 당시 학교장 오오이시(大石)와 주재소 주석 다까다(高田) 두 일본인은 아산 주둔 일본군 제223부대와 밀통을 해 헌병 여섯 명을 불러 8월 20일 그를 살해했다.

자료의 부족으로 자세한 내막은 더 이상 알기 어렵다. 그러나 이 사건이 일제가 우리 땅을 떠나는 그날까지 기득권을 잃지 않기 위해 기존의 관·군의 힘을 동원해 벌인 수많은 사건들 중 하나였으리라는 점은 쉽게 집작할 수 있다.

광복을 이루기 위해서 많은 피를 흘렸는데, 새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또다시 희생을 겪어야 했으니 참으로 슬픈 일이다. 당시 신창면민들의 마음도 그러했는지, 박치갑 교사의 장례는 9월 30일 신창면민장으로 치러졌다.

제67주년 광복절이 다가왔다. 폭염까지 기승을 부려 민생고가 이만저만 아니지만, 박치갑 교사의 억울한 죽음뿐만 아니라 1945년 8·15광복 전후의 상황을 되돌아보고, 일제 식민통치의 죄상과 조국광복을 위해 새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 헌신한 선열들의 발자취를 떠올리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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