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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동메아리] 록명(鹿鳴)

2012년 08월 06일(월) 13:56 [(주)온양신문사]

 

↑↑ 리한구 온양신문 대표이사

ⓒ 온양신문

옛부터 야사처럼 전해오는 속언(俗言)이 있다. 그것은 바로 ‘록명(鹿鳴)’이다. 이 록명의 뜻은 ‘사슴의 울음’을 지칭하는 말이다. 원래 사슴은 무리생활을 하는 짐승이다. 또한 맹수에 속한 것이 아니라 온순한 동물이며, 맹수를 피해 사람들이 있는 안전한 곳을 가급적 택하는 쪽이다.

초식동물인 이 사슴은 풍부한 초원을 발견하면 혼자 독식하는 것이 아니라 동료들을 불러 같이 먹는 습성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동료들을 부르기 위해 ‘음매음매’ 하고 동료들을 소리쳐 부른다.

미물짐승도 이와 같이 공생공존할 줄 아는데 하물며 만물 중에 오직 사람만이 가장 신령하다고 성인께서 말씀하셨지만 인간 사회가 물질위주로 살다보니 이타심보다 이기심 쪽으로 기울어져 삭막한 세상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러니 정서어린 ‘록명’. 즉, 사슴의 무리만도 못한 것이 현실의 인간사회가 아닌가 한다.

인간은 이기심만을 고집하면 투쟁을 면할 수 없고, 이타심만을 주장하면 자기희생을 면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이기심과 이타심의 중간(中間)인 중용(中庸) 즉, 중용사상(中庸思想)으로 사상해야 할 것이다.

사슴의 무리들은 배우지 않아도 스스로 중용지도(中庸之道)를 실천하고 있다. 그래서 혹자는 말하기를 ‘사람은 허물만 사람이지 사슴무리만도 못한 야만인(野蠻人)이다.’라고 혹평하고 있다. 모든 사람이 그러한 것은 아니지만 시대풍류(時代風流)로 보아 그 쪽으로 점점 기울어지고 있는 듯 하다.

인간사회에서 제일 중요한 것이 예다. 대학에서 또 대학으로, 유학에서 또 유학을 해도 ‘예’가 없으면 소용없다. 아무리 똑똑해도 ‘예’가 없으면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는다. 그래서 담벼락을 쳐다보는 것과 같다.

지금으로부터 60~70년 전만 해도 타지방에 전입하면 전입자는 가가호호를 심방하며 이웃에게 지도편달을 부탁하고 떠날 때 역시 인사를 하고 떠났다. 그러나 지금은 누가 이사를 왔는지, 누가 떠나갔는지, 한집에 세를 살면서 조석으로 만나면서도 통성명조차 없는 세상으로 변한지 오래다.

내 당숙께서 사시던 집터에 새로 건축물을 조성하고 이사 온 사람들은 70대 사람으로 배방 북수리에서 왔다고 하며 인근 사람들을 초청하여 음식 대접을 하며 인사교환을 했으나 바로 옆집 젊은 사람과 또 윗집 젊은 사람들은 내외가 공히 인사할 줄 몰라 성명이 무엇인지, 어디에서 왔는지, 직업이 무엇인지, 조석으로 만나면서 서로 무표정이다.

이런 상태가 현실상태다. 가정교육이 있다면 그럴 수가 없다. 그래서 선인들께서 말씀하시기를 미물짐승인 사슴도 좋은 풀밭을 만나면 동료를 끌어들이기 위해 ‘음매음매’ 소리 내어 울어댄다. 그래서 록명(鹿鳴)을 말씀하셨다.

평소 가정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새삼 생각하게 된다. 이 세상은 자기 혼자만 살 수 없는 세상이다. 상오협력하고 상종하면서 주어진 생애를 살다가 어느 날 영원히 돌아올 수 없는 먼 곳으로 누구나 가게 된다. 갈 때는 1원 하나 가지고 가지 못하고 빈손으로 떠난다. 아무리 많은 재산이 있어도 모두 이곳에 두고 간다. 그래서 저승길이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자기 집 문 앞이 저승이란 말이 있다.

고진감래(苦盡甘來)는 좋지만 흥진비래(興盡悲來)는 무섭다고 한다. 혈기 있고 기력이 왕성할 때는 무서운 것도 없고 모두가 할 수 있다고 하겠지만 나이가 들어 70~90길로 접어들수록 자기 인생정리에 들어간다. 허무함과 사리판단이 명확하게 되고 욕심 없는 비판도 하게 된다. 간혹 치매기가 있지만 그래서 ‘록명’을 말한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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