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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정의 [행복한 아산만들기]

순천향대학교 아산학연구소·온양신문사 공동기획

2011년 10월 26일(수) 11:25 [(주)온양신문사]

 

인주면 게바위에 서린 슬픈 효녀 이야기

↑↑ 유은정(아산학연구소 선임연구원)

ⓒ 온양신문

효녀 이야기 하면 봉사 아버지의 눈을 뜨게 한 심청의 이야기를 들 수 있다. 심청의 고장 전라남도 곡성에서는 매년 공양미 300석을 모아 안과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노인들에게 시력을 되찾아 주는 수술을 실시하고 있다.

곡성은 공양미 모으기 운동으로 심청의 고장답게 효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심청전과 같은 행복한 결말의 효녀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가슴 아픈 결말을 지닌 효녀 이야기도 있다. 아산의 효녀 이야기에는 슬픔이 서려 있다.






ⓒ 온양신문

인주면 해암2리 서쪽으로 커다란 게바위가 논 가운데에 놓여 있다. 해암2리의 게바위는 이순신 장군의 이야기가 전해오는 곳이기도 하다. 1597년 4월 옥고를 치른 후 백의종군을 명받고 이순신 장군은 출옥을 하게 된다.

이 소식을 들은 장군의 어머니는 죽기 전에 아들을 만나보겠다는 일념으로 배에 오른다. 그러나 워낙 쇠약해진 몸 탓에 아산으로 오던 중 배안에서 돌아가시게 된다. 이순신 장군은 어머니의 부고를 전해 듣고 이곳 게바위에 나와 어머니의 시신을 부여잡고 통곡을 했다고 한다.

↑↑ 게바위의 유래가 새겨져 있는 비석

ⓒ 온양신문

이러한 역사적인 이야기 이전에 게바위에는 오래 전부터 전해오는 효녀 이야기가 있다.
옛날 어머니만을 모시고 외롭게 사는 어린 딸이 있었다. 소녀는 어려서부터 효성이 지극하여 마을 사람들의 칭찬이 자자했다. 그런데 소녀의 어머니가 몹쓸 병에 걸려 자리에 눕게 되자 소녀는 어린 나이에 살림을 도맡게 되었다.

하루하루 힘든 생활에도 아이는 어머니를 정성껏 간호하였다. 동네 아주머니가 가르쳐 주신대로 생선을 고아 어머님께 드리기도 하고 어머님에게 쑥 찜질을 하기도 하였으나 어머니의 병세는 더욱 악화되어 갔다. 보다 못한 소녀는 어느 산골 암자에 사는 스님을 찾아가 어머니를 살릴 방법을 가르쳐 달라고 애원했다. 소녀 처지에 의원을 부를 형편이 못 되었기 때문이었다.

스님은 어린 소녀의 간절한 소원을 차마 물리쳐 버릴 수가 없어서 위험하기는 하지만 방법을 일러 주었다. 어머니 병은 바닷가에 사는 흰색의 게를 잡아다가 푹 고아서 그 물을 마시게 하면 나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지만 흰 게는 물위에 오르는 것이 일 년에 두 번인데 그 날짜도 정확하지 않으며 게를 발견해도 잡기가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소녀는 그런 방법이라도 있다는 사실이 반갑고 기뻤다. 그래서 흰 게가 산다는 바닷가로 갔다.

마침 겨울철이라 불어오는 바람은 살을 에는 듯 차가웠고 눈발이 마구 흩날려 소녀는 견딜 수 없이 고통스러웠다. 그러나 오직 어머니를 살려야 한다는 일념으로 바위틈에 쪼그리고 앉아 언제 나올지 모르는 게를 기다렸다. 기다린 보람이 있었는지 드디어 흰 게가 나타났다. 달도 없는 캄캄한 밤이었지만 게의 큰 몸집과 반짝이는 흰 빛이 눈이 부셔서 쉽게 알아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너무 오랫동안 쪼그리고 앉아 추위에 시달린 탓인지 몸을 움직일 수가 없었다. 눈앞에 어머니를 살릴 수 있는 약이 있는데도 잡지 못하고 있다는 생각에 이른 소녀는 너무도 다급하게 일어나다가 그만 넘어져 죽고 말았다. 소녀의 모습은 차츰 게 모양의 바위로 변해갔다. 소녀는 어머니의 병을 끝내 고쳐 드리지 못한 한으로 게 모양의 바위가 되어 달이 없는 밤이면 가느다란 울음소리를 내며 슬퍼했다는 이야기다.

↑↑ 논과 밭 사이에 있는 게바위

ⓒ 온양신문

해암2리 게바위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게바위 유래를 담은 비석과 안내판을 아산시에서 세워 놓았다. 그 비석에는 이순신 장군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그러나 게바위 주변에는 논과 밭이 있어 접근이 어렵다. 그리고 마을입구에는 게바위를 안내하는 표지가 없어서 게바위를 찾아오는 외부 사람들은 헤맬 수밖에 없다.

이순신 장군의 자취가 남아 있는 유적으로도 가치가 있을 뿐만 아니라 가슴 아픈 효녀의 이야기가 전해오는 게바위를 많은 사람들이 알고 찾는 곳이길 바란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게바위 주변을 정비하고 누구나 찾을 수 있도록 안내가 되어야 할 것이다.

삽교천 공사가 이루어지기 전 나루터가 있었던 이곳을 정비하고 공원화하면 시민이나 관광객이 한적한 이곳에 와서 슬픈 이야기 두 편을 가슴에 담고 갈 수 있으리라.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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