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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환의 [행복한 아산만들기]

순천향대학교 아산학연구소·온양신문 공동기획

2011년 07월 11일(월) 15:18 [(주)온양신문사]

 

병든 어머니를 위한 효도온천 나들이

↑↑ ▲한충의 묘(충남 연기군 서면 산양리)

ⓒ 온양신문

조선시대 온양은 태조 이래 역대 왕실가족들이 방문하여 질병을 치료할 목적으로 온천욕을 즐기던 유명한 왕실온천지였다. 하지만 왕실가족의 온양 방문은 어쩌다 한 번씩 간헐적으로 이루어졌을 뿐이었다.

평상시 온양 온천은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찾아오는 사대부들이나 백성들로 인해 항상 북적북적하였다. 가지가지 사연을 가지고 찾아오는 많은 사람들 중에, 부모의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지성으로 노력하던 효자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아름답다. 특히나 어머니를 온양온천에 모셔와 병을 고치기 위해 벼슬을 던진 사대부의 이야기는 오늘의 우리에게 새로운 감동을 주고 있다.

한충(韓忠;1486년(성종 17)∼1521년(중종 16))은 조선 중종 대에 활약하던 개혁사상가로 조광조와 함께 기득권세력인 훈구파에 대항하여 정치개혁을 주도하던 사림파의 대표적인 인물이었다. 한충의 아버지는 주부벼슬을 지낸 한창유(韓昌愈)이며, 어머니는 교위(校尉) 강철손(姜哲孫)의 딸이었다.

↑↑ ▲한충의 필적, 출전:민족문화대백과서전

ⓒ 온양신문

한충은 1513년 별시문과에 장원급제할 정도로 출중한 인물이었고, 출사한 후에는 전적에 등용된 뒤 정언·이조정랑·응교 등 청요직을 두루 역임한 엘리트 관료였다.

그는 사헌부 지평으로 벼슬하던 1517년 8월 21일에 갑자기 자신을 면직시켜 달라고 사직상소를 올렸다. 그것은 병으로 고생하는 어머니의 온양온천행을 수행해야했기 때문이었다. 한충의 사연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한충은 서울에서 벼슬살이를 하던 중에 어머니가 병이 들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는 걱정이 되어 모친을 돌보기 위해 휴가를 받아 고향인 청주로 내려갔다. 어머니의 병세는 깊어 머리가 아프고 눈이 어지러워서 정기(精氣)가 흩어진 듯하고 손과 발에 종창(腫瘡)이 나서 아픔이 사지에 퍼져있었다. 이것은 평소 어머니의 지병이지만 연세가 높아지면서 병이 더욱 깊어진 것이었다.

때마침 의원이 치료법으로 온천욕을 권하였다. 그러자 한충은 청주에서 가까운 온양온천을 찾아 가기로 결정하였다. 청주에서 온양은 2식경 정도의 거리여서 한충은 하루 만에 어머니를 모시고 온양을 찾았다. 온천목욕을 몇 차례 하면서 어머니의 병이 차도가 있기를 간절하게 기다렸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어머니는 목욕 후 갑자기 이질 증세를 보였고 힘이 빠지며 천식에 땀까지 흘렸다. 이것은 온천목욕요법이 대단히 체력을 요하는 것이어서 노약자가 무리하게 온천치료를 하면 급속한 체력 고갈로 더 병세가 약화됨을 보여 주는 경우였다.

근친을 위해 휴가를 얻었지만, 어머니의 병은 차도가 없어 약시중을 들자면 시간이 부족하였다. 이 무렵 약속된 휴가 기간인 20여일이 넘어가자 직사(職事)를 너무 오래 비워둘 수 없다고 판단한 한충은 힘든 결정을 내려야 했다. 어머니의 병시중을 위해 자신의 벼슬을 면해 달라는 소청을 중종에게 올린 것이다.

그런 가운데에도 한충은 벼슬아치로서의 책임도 다하기 위해 온천행을 하면서 보고들은 백성들의 어려운 민생문제를 낱낱이 보고하며 중종이 민생 대책을 강구도록 요청하였다. 이후 한충이 면직된 기록이 없는 것을 보면 국왕 중종도 한충의 효성스런 모습을 좋게 보았던 것으로 짐작된다.

그는 이후 1518년에 종계변무(宗系辨誣: 조선왕이 고려의 중신 이인임의 후예라고 기록된 명나라 역사를 바로잡기 위한 해명)를 위해 명나라로 가는 주청사 남곤의 서장관이 되어 중국에 갔으나 남곤과 의견이 충돌하여 그의 미움을 받았다.

다시 1519년에 전한벼슬을 거쳐, 직제학·동부승지·좌승지를 역임하면서 사림파의 개혁정치에 적극 참여하였는데 1520년 충청도수군절도사로 재임 중에 기묘사화가 일어나자 평소에 조광조와 교유하였다 하여 거제도로 유배되었다.

힘든 유배생활 중에 다시 1521년 신사무옥이 일어나자 훈구파 남곤의 책략으로 투옥되었다가 중종의 친국 후 풀려났지만 남곤이 보낸 하수인에 의하여 감옥에서 살해되어 불행하게도 생을 마감하였다.

효자 한충이 어머니를 모시고 온양온천에 온 때는 그의 나이 32세였다. 기묘사화로 유배를 가기 2년 전이고, 모함으로 살해되기 4년 전 일이었다.

그의 삶은 불행하게도 짧게 끝났지만 병든 어머니를 위해 벼슬마저 쉽게 던져 버리고 온양온천을 찾아온 효성스런 자식의 모습은 행복한 아산을 만드는 아름다운 이야기로 오랫동안 남을 것이다.

병든 모친을 위해 온양온천행을 수행하며 정성을 다해 극진히 병간호하는 효자 한충의 이야기는 오늘날 우리 중에 누구라도 실천할 수 있는 아름다운 일이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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