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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은정의 [행복한 아산 만들기]

순천향대학교 아산학연구소·온양신문사 공동기획

2011년 09월 14일(수) 12:59 [(주)온양신문사]

 

오누이의 정이 깃든 학성산

↑↑ 유은정(아산학연구소 선임연구원)

ⓒ 온양신문

최근 4주 연속 1위를 기록하며 500만의 관객을 동원한 한국영화가 있다. 김한민 감독, 박해일 주연의 ‘최종병기 활’이 그것이다. 이 영화는 속도감 있는 진행으로 관객들을 흡인력 있게 끌어들여 흥행이라는 월척을 낚았다.

영화의 스토리는 간단하다. 부모를 잃은 역적의 남매가 서로를 의지하며 남의 집에서 자란다. 병자호란이 터지자, 청군이 누이를 만주로 데려간다. 오빠는 활 하나를 들고 누이를 찾아 나서게 된다. 단순한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역동적인 액션이 가미되어 관객들을 사로잡고 있다.

액션이 중심인 영화라 하더라도 바탕에 깔린 스토리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면 그 액션은 허무하다. 이 영화는 남매애라는 주제를 잘 녹아 내였기에 관객들은 오빠가 과연 누이를 구할 수 있을지에 주목하여 초조한 마음으로 영화에 집중하게 된다. 오빠는 누이를 구할 수 있으리라. 누이를 지켜줄 사람은 오빠뿐이니까.

‘홍도야 우지 마라, 오빠가 있다’는 노래 가락처럼 시대적 아픔 속에서도 오빠만큼은 강인한 버팀목이 되어 작고 연약한 누이동생을 지켜줄 거라는 믿음이 우리들의 잠재의식 속에 있는 듯 하다. 오누이 이야기는 설화 속에서도 종종 등장한다. 오누이 힘내기 설화는 남한 일대에 전해지는 대표적인 설화이다. 아산에도 오누이 힘내기 설화의 형태가 몇몇 곳에서 전해지고 있는데, 신창면 읍내리에서 내려오는 학성산의 전설이 대표적이다.

↑↑ 신창학성 모습

ⓒ 온양신문

산 아래 마을에 마음씨 고운 소녀가 살고 있었다. 착한 소녀의 어머니는 일찍 세상을 떠나 아버지는 계모를 맞이하였다. 계모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었다. 계모는 친딸이 아닌 소녀를 아버지 모르게 구박하고 미워했다. 소녀가 오로지 의지할 사람은 아버지 뿐이었으나 얼마 후 아버지마저 돌아가시고 말았다. 계모는 어떻게든지 눈엣가시 같은 소녀를 죽이고 말겠다고 다짐을 했다.

그러다 묘책이 생각난 계모는 소녀와 아들에게 제안을 했다. 내기를 해서 지는 쪽이 죽으라는 것이다. 오빠는 높은 신을 신고 한양에 다녀오고 그 동안 소녀는 성을 쌓는 일이었다. 오빠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내기는 시작되었다.

며칠이 흘러 성이 거의 완성이 될 무렵 계모가 소녀를 찾아왔다. 계모는 자기 아들이 내기에서 질 것 같은 생각에 또 하나의 묘안을 생각했다. 긴 시간동안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한 소녀에게 많은 양의 밥과 반찬을 주면서 먹으라고 권하였다. 착한 소녀는 계모의 계략을 알면서도 거절하지 않고 일을 중단한 채 밥을 먹었다.

시간을 낭비한 소녀는 다시 성을 쌓으러 갔다. 그런데 서울에 갔던 오빠가 도착한 것이다. 소녀는 눈물을 흘리며 자신의 목숨을 끊었다. 이에 놀란 오빠는 어머니의 생각이 잘못되어 엄청난 일이 생긴 것을 비관하였다. 결국 동생의 뒤를 따라 죽게 된다. 그 후 이곳에 두 마리의 학이 날아왔는데 마치 사이좋은 오누이와 같다 하여 마을 사람들은 학이 날아간 성이 있는 산이라 하여 학성산이라 불렀다는 이야기다.

오빠는 어머니의 잘못으로 착한 누이가 죽은 것을 슬퍼해 죽음을 택하였다. 어쩌면 불쌍한 누이와 함께 하기 위해 죽음을 선택한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학이 된 누이는 오빠로 인해 외롭지 않을 것이다.

↑↑ 신창학성 문화재자료 비

ⓒ 온양신문

학성산에는 산성의 흔적이 되는 오래된 석돌들이 남아 있다. 현재는 남아있는 석돌을 바탕으로 산성을 복원하여 문화재 자료 제22호로 지정하였다. 그래서 학성산을 찾는 등산객들이 학성산성에 오를 수 있다.

산성 위쪽에는 넓은 공간이 있다. 이곳에 학성산의 전설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었으면 한다. 이야기를 기록한 안내판과 함께 작은 공원이 조성된다면, 이곳을 찾는 사람들에게 특별한 공간이 될 수 있다. 오누이 이야기가 사랑받고 있는 요즘, 학성산의 오누이 설화는 학성산을 찾는 이들에게 안타까운 남매애가 서려 있는 학성산성을 새롭게 만나게 할 것이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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