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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승의 [행복한 아산만들기]

순천향대학교 아산학연구소·온양신문 공동기획

2011년 08월 30일(화) 09:33 [(주)온양신문사]

 

시암 조상우, 17세기 온양의 유학 교육을 선도했다.
온양의 과거 합격자가 격증한 이유는 무엇인가

↑↑ 김기승(순천향대학교 아산학연구소장)

ⓒ 온양신문

임진왜란 시기 아산은 국난극복의 선봉에 섰다. 이순신은 구국의 충의 정신과 불굴의 의지로 일본을 물리쳤으며, 홍가신은 의로운 선비 정신으로 혼란을 수습하였다. 아산이 배출한 두 충신 덕분에 나라의 대내외적 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다.

게다가 아산만을 끼고 있는 아산은 서해안의 해로의 중심지에 위치해 있어서 남쪽의 수군과 복쪽의 조정을 연결하는 생명선과 같았다. 7년의 전쟁 기간 동안 아산이 살아 있었기에 조선은 나라로서의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이다.

구국의 고장이 되었다는 자긍심을 바탕으로 17세기 아산에서는 인의도덕과 충절을 가르치는 유학 교육이 크게 진흥되었다. 1610년 염치에 인산서원이, 1634년 배방에 정퇴서원이, 1670년 도고에 도산서원이 설립되었다.

이 중 정퇴서원의 설립 동기가 흥미롭다. 설화산 기슭에 점토곡(店土谷)이 있는데, 그 발음이 정퇴곡(靜退谷)과 비슷하였다. 정퇴는 정암 조광조와 퇴계 이황 두 현인의 호를 합하여 부른 명칭이 된다. 마침 이 때는 전국적으로 동방 오현의 문묘종사운동이 전개되고 있던 때였다. 그래서 온양에서도 정암과 퇴계를 존숭하고 유학을 진흥하자는 논의가 일어나게 되었는데, 그것이 정퇴서원의 설립으로 결실을 맺게 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해서 설화산 기슭의 점토골은 조광조와 이황으로 대표되는 한국 유학의 발상지라는 상징성을 띠게 되었다.

온양에서 정퇴서원 설립을 주도했던 학자는 시암(時庵) 조상우(趙相禹)였다. 시암은 온양 매곡에서 출생하여 고향에서 오직 학문에만 전념하여 예학에 조예가 깊었던 학자였다.

사계 김장생을 스승으로 섬겼던 그는 동춘 송준길, 포저 조익, 잠야 박지계, 신독재 김집, 후천 황종해 등 당대 내로라하는 학자들과 폭넓게 교류하였다. 따라서 그의 정퇴서원 건립은 지역의 유학자들 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지원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었다.

정퇴서원을 중심으로 한 온양의 유학 교육 발전은 아산의 교육 발전을 선도하였다. 그 결과 조선시대 과거합격자 배출 비율에서 온양은 충청도 54개 지역 중 2위를 차지했다. 신창현과 아산현이 각각 11위와 19위를 차지한 것을 보면, 온양군이 아산 지역의 과거 합격을 선도한 것을 알 수 있다.

아산 지역의 과거 합격자는 16세기에는 25명에 불과했으나 17세기에는 63명, 18세기에는 72명, 19세기에는 111명으로 크게 증가했다. 이를 보면 정퇴서원 건립을 전후한 17세기가 아산 출신의 인사들의 과거합격자가 비약적으로 증가함을 알 수 있다.

정퇴서원 건립은 아산의 학술과 교육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아산과 신창에서 활동했던 조익, 박지계 등은 중앙 정계에 진출하여 활발히 활동했다. 그러나 시암 조상우는 벼슬길을 거부하고 정퇴서원을 건립함으로써 향토의 학술문화를 진흥하는 데 일생을 바쳤다. 온양을 중심으로 한 아산 지역의 유학 교육은 주로 조상우가 담당했다. 그는 17세기 아산 지역 유학 교육의 중심적 인물이었던 것이다.

17세기 이후 아산 지역 인사들의 과거 합격자가 크게 증가한 배경에는 인조반정 이후 정국의 변화가 있다. 인조반정은 서인 세력들이 선조의 아들인 광해군을 물리치고 손자인 인조를 왕으로 옹립한 사건이었다.

그러니 적장자 상속제 전통이 강한 사회에서 선조와 인조의 관계, 인조의 생부 정원군과 인조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한 것인가가 주요한 문제로 대두했다. 이 때 조상우는 왕통의 계승을 중시하여 인조는 선조를 아버지로 섬기고 생부인 정원군을 숙항으로 섬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예론은 사가(私家)의 의리보다 왕통을 중시하는 관점으로 인조반정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는 입장이었다.

조상우는 인조반정 이후의 새로운 변화에 적극적으로 부응하였고, 이러한 변화를 지역에서 선도하기 위해 정퇴서원을 건립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온양을 중심으로 유학 교육이 크게 발전하였고, 그 결과 아산 지역에서 과거 합격자들이 비약적으로 증대하게 되었던 것이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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