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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편집 : 2026-10-23 오후 03:32: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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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톡 또는 옥징겨 일대는 여름철에 최고의 공간이었다. 수문 아래로 물살이 아주 세게 흘렀는데 옆의 축대 위에서 흐르는 물로 뛰어드는 다이빙을 즐겨하곤 했다. 어린 애들은 그 아래에서 주변의 풀이나 나뭇가지들을 모아 배처럼 만들어 타기도 했다. 그 당시 우리들끼리는 ‘서울놈들’은 수영을 잘 못하는 것으로 말하곤 했다. 우리야 특별히 수영을 배우지 않더라도 물가에서 놀다가 자연스레 수영을 익혔다. 헤엄친다는 말을 주로 썼고 개헤엄부터 시작했다. 요즘은 뒤바뀐 상태다. 마음 놓고 놀만한 개울도 없고, 시간도 없고. 일부 아이들만 그것도 돈까지 내가며 배워야 한다니 참 안됐다. 그땐 고기도 쉽게 잡았다. 좀 ‘잘 나가는’ 형들은 깊은 곳에 잠수해서 손으로 붕어 등을 잡았다. 축대 구멍을 뒤지기도 했고 서 있으면 발 옆에 숨는 고기를 잡기도 했다. 잡은 고기는 축대 위로 던진다. 조금 더 아래에서는 물가의 수초 주변이나 가장자리 흙구덩이를 손으로 뒤져서 고기를 잡는다. 우리는 그 방식을 ‘넉수’라고 했다. 주로 붕어가 잡혔는데, 빠가사리를 잘못 쥐었다가 손을 베기도 했다. 돌 틈에서 뱀장어를 잡으면 ‘섬칫’하다. 뱀장어나 미꾸라지는 잘 안 먹었다. ‘침흘리는 애들’이나 먹는 것으로 쳤다. 놀다보면 물위로 뱀이 지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얕은 곳에서는 ‘어항’을 놓기도 했다. 냄비 따위에 된장을 조금 넣고 작은 구멍을 낸 비닐을 씌운 뒤에 고무줄로 묶어 만들었다. 물살이 약한 물속에서 간간히 눈을 뜨고 수초 사이에서 노니는 물고기들을 보면 참 예쁘고 환상적이었다. 물속은 연녹색에 가까운 ‘누르스름’한 세상이었다. 쌀방개, 보리방개, 꽃붕어, 팥붕어, 똥붕어, 송사리, 피라미, 메기, 미꾸라지, 모래무지, 구구락지, 뱀장어, 가물치, 모시조개, 말조개 등 참 별의 별 것들이 함께 살고 있었다. 잡은 고기는 모래톱을 파서 고인 물에 두거나 강아지풀 꽃대 등에 꿰어 두었다가 대개 어죽을 쑤어 먹었다. 모래나 자갈로 화덕을 만들고 땔감은 주변에서 마른 나뭇가지를 주어다 썼는데, 질 낮은 됫박성냥으로 불을 붙일 때마다 속을 썩었다. 양은솥이나 큰 냄비에 냇물을 뜬 뒤 고추장을 풀고 손질한 고기를 넣어 끓이다가 수제비나 국수를 넣고 쌀을 넣기도 했다. 파나 고추를 근처 밭에서 ‘조달’해서 손으로 대충 잘라 넣으면 금상첨화였다. 아, 참 그 맛을 어찌 잊으랴! 그 옆 길가에 느티나무와 구멍가게가 있었다. 근처에 이순재씨가 한 동안 살았다고 하는데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그곳에 영신화학이라는 석회공장이 들어서면서 주변이 바뀌기 시작했고 변화의 속도는 점차 빨라졌다. 나도 자랐고 옥정교는 없어졌다. 보톡과 수문, 축대 등은 지금도 남아 있다. 10여 년 전, 오랜 만에 가보니 물은 줄었고 색은 진했다. 그곳에 블루길만 살고 있었다. 아! ……. 내가 찾아오지 않은 사이에 이렇게 되어 버렸구나. 미안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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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양신문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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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민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