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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동메아리> 두보의 시를 보면서

도덕문화가 왜곡돼 예의 없는 시대

2010년 10월 21일(목) 12:03 [(주)온양신문사]

 

↑↑ 리한구 본보 대표이사

ⓒ 온양신문

나 역시 이미 늙은 처지 문뜩 옛 시인 ‘두보’의 여야서회(旅夜書懷)가 생각난다.

세초미풍안(細草微風岸) / 위장독야주(危檣獨夜舟) / 성수평야활(星垂平野闊) / 월용대강류(月湧大江流) / 명개문장저(名豈文章着) / 관응노병휴(官應老病休) / 표표하소사(飄飄何所似) / 천지일보구(天地一沙鷗)

이 시의(詩意)를 나름대로 새겨보며 이것을 말 해준 친구 김정국을 그려본다.

“가느다란 풀 바람 이는 언덕 / 높은 돛대 외로운 배에 있노라니 / 넓은 들판에 별은 드리우고 / 흐르는 큰 강물에 달빛이 출렁이며 솟아오르네. / 이름이 어찌 문장으로 드러나리오. / 관의 부름에 응하기는 이미 늙고 병들었으니 쉬어야하리. / 홀홀한 이 몸 무엇 같은가. / 천지간에 모래밭에 앉은 한 마리 갈매기 일세”

필자 역시 노쇠했으니 예전에 상교(相交)하던 친구들이 많았지만 그 친구들은 연세가 많아 하나 둘씩 세상을 떠나 영영 돌아오지 못할 곳으로 가버렸네. 그야말로 ‘도원명’의 귀거래사(歸去來辭)의 시와 같다.

세상풍속은 날로 이기주의와 도덕문화는 왜곡(歪曲) 쪽으로 변해서 어느 것이 진실이며 정의(正義)인지 알 수 없다. 옛 것을 회고하고 말을 하자면, 한 시기가 지난 것을 고리타분하다고 젊은 사람들이 외면하니 할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예전에는 새로 부임한 동면장(洞面長)은 인사차 마을 어른들을 방문하고 잘 지도해 달라고 인사하고 먼저 근무하던 동장이 떠날 때는 그동안 많은 지도와 신세를 졌습니다라고 인사했으나, 요즘은 누가 동장인지 누가 시장인지 얼굴조차 알 수가 없다. 그렇다고 특별한 일 없이 스스로 찾아가기도 어색하다. 그저 소문에 의해 더러 이름만 알 뿐이다.

약 30년전만 해도 내 동네로 이사 온 사람들은 가가호호를 방문해 이사 온 ‘뜻’을 간략히 말하며 잘 부탁한다고 인사 하고, 떠날 때 역시 인사를 하고 떠났다. 지금은 누가 오고 누가 가는지 알 수 없다. 선비 문화가 퇴락하고 일반 잡탕문화로 변질해 도무지 예의와 염치를 모르는 시대로 변해 가고 있다.

서로 인사 한번쯤 하는데 많은 시간이 드는 것도 아니고 ‘돈’이 드는 것도 아닌데 그것을 못하니 유감이다. 아무리 공부를 많이 하고 아무리 직위가 높아도 예의가 없으면 쓸모가 없다.

아무튼 간에 ‘두보’의 시(詩)에서 읊은 구절이 노자(老者)의 감회(感懷)를 자극한 것 같다. 시대 변천이 아무리 빠르다 해도 과거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과거가 있기 때문에 현재가 있으며 현재가 있기 때문에 미래가 있는 것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예의와 의리를 외면하면 결과가 좋지 못하다. 아무리 잘난 체 해도 그것이 그것이다.

가도화순 하는 법은 부인(婦人)에게 있으며 가장(家長)이 엄숙하면 불미지사가 있겠는가. 고리타분한 말이라고 하겠지만 가화만사성(家和萬事成)이란 말이 헛말이 아니다.

역사에서 보면 옛 훌륭한 군왕이나 정치인은 반드시 현인군자를 찾아가 자문을 받았다. 이것이 위정자가 가야할 좋은 길이며 방법이다. 돌 다리도 두들겨 보란 말이 있듯이 말이다. 훈장과 포상은 상급자가 하급자를 더 잘하라고 부려먹기 위한 수단과 방법이다.

온양신문사 기자  iony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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