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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호 산책로에 내걸린 시가 바뀌었다. 전임 시장의 임기만료 이틀 전에 교체했다 한다. 예전에는 지역 문인들이나 학생들의 시가 걸려 있었다. 그간 이곳에 걸린 시를 보고 산책에 나선 시민들 중에는 아는 사람의 시라며 반가와 하고 또 자신의 주변에 소개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러나 6월 말에 시에서 이를 재정비하면서 아산과는 관련이 없는 유명 문인들의 시나 어록 등으로 바꿔 넣었다. 신정호 공원이 타 지역으로부터 선망의 대상이자 벤치마킹의 대상이 된 것은 생태공원과 체육공원 등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이곳만의 특색과 차별화된 조경 등에 기인한 결과이다. 또 각종 조각작품과 시화 등으로 지역의 문화예술인들을 배려한 부분도 긍정적 평가에 일조를 했다. 외지 문화예술인들이 초청행사에 참석했다가 이곳에 들러 작품을 살펴보며 지역 문화예술인들을 부러워 했던 것이 엊그제다. 그러나 전국 어느 곳엘 가도 볼 수 있는 ‘흔한’ 유명문인의 시와 어록으로 채워넣어진 지금 그들의 입꼬리는 살짝 비틀어져 올라간다. ‘아산이 그러면 그렇지’라는 투다. 부끄러운 노릇이 아닐 수 없다. 서울이나 수원, 인천 등 대도시에 가보면 시내 곳곳에 시와 그림이 넘쳐나는 것을 볼 수 있다. 일례로 지하철을 타고자 내려가보면 스크린도어나 벽면 빈 공간에 짧은 시와 함께 그림(사진) 등이 채워져 있어 바쁜 일상에 시달리다가도 그 시와 그림을 바라보며 여유를 가져본다는 시민이 많다. 그곳에 걸린 것은 유명 문인들의 작품이 아니다. 해당 지역 문화예술인들의 글과 사진과 그림들이다. 은연중에 자신들의 문화예술 수준은 이 정도라고 자랑하는 것 같다. 서울 남산공원의 봉수대 아래 쉼터에는 전기시설물 벽면에는 정지용의 시 등을 보드에 그려넣어 깔끔하게 붙여놨다. 그냥 지나치면 아무 것도 아닌데 이렇게 고상한 시와 그림이 붙음으로써, 시내 교통통제 시설에 지역과는 관계도 없는 그림을 채워넣은 아산시 보다 훨씬 간결하면서도 시민들 가슴에 와닿는 것이다. 시내버스 정류장에 관광안내 홍보물도 좋지만 사진과 명소 이름만 달랑 써넣은 것보다는 그 위에 해당 명소와 관련된 시라도 한 귀절 보태 건다면 얼마나 보기 좋을까. 곡교천 은행나무거리와 남산, 외암마을, 영인산 자연휴양림, 봉수산둘레길, 광덕산 산책길에 조그마한 시 게시판이라도 설치해준다면 그곳에 자비를 들여서라도 시를 채워주겠다는 시민도 있다는 사실을 행정부는 아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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